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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 불며 쬐는 모닥불의 슬픈 역사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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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 불며 쬐는 모닥불의 슬픈 역사 아시나요
  • 의약뉴스
  • 승인 2012.11.1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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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이 지나니 정말 추위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스치는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겨울은 흰눈을 생각나게 합니다. 펑펑 흰눈이 내리면 우중충한 마음도 어느새 하얀 마음으로 변하게 됩니다. 눈이 기다려 지는 이유지요.

 
 

겨울하면 또 생각나는 것이 있지요. 바로 모닥불입니다. 온갖 것을 넣고 태우는 모닥불에 둘러앉아 있으면 소원했던 인간관계도 확 풀리는 듯 합니다. 모닥불 앞에 모여 언 손을 호호 불며 사랑을 이야기 해보면 어떻까요. 좋은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모닥불
추신: 백석의 시 모닥불은 덤 입니다.

모닥불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짗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도 장문(장문)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장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쌍하니도 뭉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백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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