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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약후보 '문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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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약후보 '문재빈'
  • 의약뉴스
  • 승인 2003.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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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40매)문재빈(58) 대약부회장은 외모에서 풍기는 온화함 때문에 손해를 곧잘 본다. 마음 약한 그는 큰 그릇은 못된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판단은 매우 잘못됐다는 것을 그를 조금만 알려고 노력하면 금방 깨닫게 된다. 외유내강형 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갈대처럼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지만 결코 부러지지 않는 강인함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까.

대약회장 후보 릴레이 인터뷰 두 번째는 문재빈 현 대약 부회장이다. 그와의 인터뷰 역시 박한일 전 시약회장 인터뷰와 마찬가지로 3시간 넘게 진행됐다.

- 웃는 모습, 편한 얼굴 때문에 보스로는 약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자주 받나.

" 간혹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웃는 것과 편안한 인상과 그 내면에 있는 강인함과는 별 상관이 없다. 내가 투쟁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대약 회장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반대론자의 흑색선전일 뿐이다. 나는 결코 약하거나 유하지 않다. 내가 강하다는 것은 관악구약사회장 서울시약회장 대약 부회장 시절 증명됐다."

- 어떤 내용인가. 독자들이 알기 쉽기 설명해 달라.

" 분추협 시절 회의 끝나고 나오면 상대단체에서 저 사람이 누구냐, 약사회서 독종을 뽑았다고 한마디씩 했다. 최선정 장관 시절에는 서류 뭉치를 집어 던지기도 했다.

나는 협상에 들어가면 달라진다. 옳은 것은 끝까지 관철 시킨다. 의계위 안인 단계적 분업을 깼다. 분업관련 비대위 상황실장을 하고 93년 한약파동 당시에도 비대위 상황실장을 했다. 두 번씩이나 비대위상황실장을 한 것은 그만한 투쟁경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약파동 당시 정종엽 전 대약회장 시절 지부장 회의를 거치지 않고 과천집회를 독자결정 했다.

지금 생각해도 결단력이 없었다면 할 수 없는 일이었고 가슴 떨리는 행동이었다. 다음날 3천명의 약사회원이 과천에 모여들었고 처음으로 최루탄이 발사되기도 했다 .어쨋든 한약조제사 시험은 치러졌다. 하지만 나는 강연 등을 통해 시험불가 원칙을 내세웠으므로 시험을 칠 수 없었다. 약국경영에 손실이 예상됐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불법 시위 주동으로 몰리지는 않았나.

"왠 걸, 과천경찰서서 밤샘 조사를 받았다. 당시 경찰서장이 관악서장이어서 나를 잘 안다. 사회혼란을 조장하거나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 참작됐다.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 봉사한 것도 인신 구속으로 가지 않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내가 약하지 않다는 것은 과거 나의 회무를 통해 거듭 확인할 수 있다. 평소 말을 아낀다고 해서 투쟁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상대의 모함일 뿐이다."

-의약정협의회 약계 대표로 참석했을 때는 어떠했나.

" 당시 약사회는 나를 포함해 전영구 현 시약회장 원희목·이영민 대약부회장 김대업 정보통신위원장 등이 참가했다. 이때 단장으로 단원들을 이끌며 외롭고 고독한 결정을 내렸다.

총 20개항에 이르는 최종 결정 사항에 사인을 하기도 했다. 행동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했다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과정을 잘 아는 사람들이 나를 약하다고 평가하는 소리를 들으면 정말 화가 난다. 뭘 모르고 하는 경우라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겠지만 그 내막을 소상히 알고 있으면서 대가 약하다고 수군거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 말이 나온 김에 20개항 합의 당시 '팜파라치'와 관련된 내용에도 서명하지 않았나.

"그렇다. 사실을 부인하지 않겠다. 하지만 당시는 20개항 중 하나라도 합의가 안되면 깨지게 돼 있었다. 포괄합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당시는 어떻게든 합의하는 것이 급선무 였다.

당시 단원들도 모두 그 내용을 알고 있었고 합의하는데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팜파라치 문제는 반드시 법개정을 통해 없애겠다. 선거공약을 미리 말하는데 공약의 우선순위로 약사법 개정이 들어있다."

- 팜파라치로 한때 소동이 벌어졌고 지금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의사회서 불법약국을 고발하기도 했다. 개국가가 벌집을 쑤신 듯 흥분했는데 이 점이 선거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 거듭 말하지만 팜파라치에 대한 책임은 나 개인이 질 문제가 아니고 약사회의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다. 나는 단지 대표로 서명했을 뿐이다. 하지만 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롭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래서 없애려고 하는 것 아닌가. 반드시 없애겠다.

의협이 고발했을 때 나는 즉각 2배수 고발을 지시했다. 2배수 고발은 치밀한 나의 계획이었다. 박영근 약사지도위원장을 통해 200여개 의원의 불법내용을 확보했다. 의사들은 결국 손을 들었다. 서울시의사회장과 시약회장이 합의한 것은 다 이같은 배경 때문에 가능했다."


-언제부터 약사회무를 봤나.

" 78년 영등포구 개국약사위원장(현 약국위원장)이 약사회와 인연을 맺은 시발점이다. 그 후 관악구 부회장 회장 시약 총무위원장 부회장 회장을 거쳐 대약 부회장까지 20년 넘게 회무를 봤다."

- 아! 20년이면 긴 시간인데 지겹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 볼 틈이 없었다. 늘 긴장과 투쟁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대약회장으로 회원들을 위해 봉사하려고 한다. 약사사랑이 없었다면 20년 회무는 고달픔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정말 이번이 약사회무의 마지막 인 것 같다."

- 회원을 위한 봉사가 출마의 변인가.

" 가장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다. 약사회는 지금 엄청난 시련에 직면해 있다. 분업의 미완성, 한약문제 등 시급히 해결해야할 현안에 눌려 있다. 경륜과 투쟁성 그리고 봉사의 불타는 의지로 볼 때 내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나도 부족한 점이 있다. 하지만 다른 후보군에 비해 잘 할 자신이 있고 그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판단한다."

- 아쉬운 점은 없었나.

" 되풀이 말하지만 팜파라치를 막지 못한 것 그리고 의사들이 상용약처방목록을 제출하지 않았을 경우 처벌조항을 마련하지 못한 것 등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변명 같지만 회원들은 타결을 원했고 약사회가 서명을 거부했다면 분업은 다시 원위치로 돌아갔을 것이다. 분업이 깨졌다는 말이다. "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말해달라.

" 장점은 신중히 생각한다. 하지만 장고 뒤의 결정은 그것이 회원을 위하는 것이라면 끝까지 간다. 단점은 겉으로 순해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 누가 가장 두려운 상대인가.

" 다 강적이다. 다 자질이 있다. 하지만 일대 일로 붙는다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하나를 꼽으라면 원희목 부회장이다. 용산고 9년 후배인 원 부회장은 대외적으로 발이 넓다. 분업과정에서 나를 도와 일을 했다.

하지만 분업을 혼자서 한 것처럼 선전하고 다니는 것은 옳지 않다. 분업을 혼자서 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자기만족일 뿐이다. 그리고 더 열심히 하겠다는 자기다짐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업무일지를 적어놨다고도 하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다. 박한일 전 시약회장은 굉장히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끈질긴 면이 있다. 전영구 시약회장은 대외적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강점이다."

-다른 걸림돌은 없나.

" 동문은 정리될 것 같다. 문제는 젊은 사람이 해야 된다는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논리다. 젊은것과 개혁과 수구는 별개의 문제다. 젊은 보수는 무섭다.

젊은 무소신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하지만 젊은 기류가 약사사회를 관통할 까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젊은 약사들은 동지의식으로 젊은 쪽에 표를 던질지 모르나 젊다고 다 개혁적이고 참신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것을 잘 상기하기 바란다."

-중도포기는 없나.

"끝까지 간다. 어떤 변수가 있어도 마지막까지 간다. "

-회장이 되면 무엇을 하겠는가.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약사회, 잘사는 약사를 만들겠다. 그리고 분업을 발전 정착시키는데 혼신의 힘을 쏟겠다. 하지만 분업으로 소외된 약국을 위해서는 건식의 활성화, 한약사수 등 다른 대안을 내놓겠다. 의약품 시장이 7조라면 건식은 5조 한약은 추정도 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넓다.

'조폭' 수준의 약사감시도 완화하겠다. 성분명 법제화 내지는 일반화 되기 전까지는 반품을 상설화 시킬 것이다. 반품은 하면 할수록 국가적 손실이 크다. 이를 막기 위해 제약사의 소포장 의무화, 도매상의 소분판매를 유지할 것이다."

-약사발전연구소 설립 계획에 대해 설명해 달라.

" 말 그대로 약사의 권익 신장을 위한 연구소다. 처방에 의한 조제만 하면 조제사 같고 약만 팔면 매약상의 뉘앙스를 풍긴다. 약사는 국민 건강을 위해 종합적으로 상담해 주고 가이드 역할을 하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는 것을 부각시키고 그런 노력을 하는 곳이다. 지금 약에 대해서도 약사가 아닌 의사에게 묻는다. 그래서는 안된다. 약의 전문가로 약사를 부각시키려고 한다."

- 도와주는 지인들에게 미리 자리약속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 나의 인사원칙은 확실하다. 도와주는 것은 자리를 탐내서가 아니라 문재빈이라는 사람 됨됨이와 약사회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 자리 때문에 나를 민다면 그런 사람은 지금 당장이라도 나를 떠나라고 주문하고 싶다. "

-대약 시약은 싸운다. 화합시킬 자신 있나.

" 오죽하면 1층과 2층이 싸우니 같은 대학끼리 해라하는 주문이 나오겠나. 하지만 나는 어떤 대학후보가 시약에 당선 되도 화합할 자신이 있다.

서울대 출신의 김희중 대약회장 시절 중대인 내가 시약회장이었으나 약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단합했다. 시약회장 시절 내가 딴지를 걸었다면 분업 하지 못했을 것이다. 싸움을 위한 싸움을 걸었다면 분업은 깨졌다고 확신한다."

-러닝메이트는 누구인가.

" 직선제이므로 필요 없다. 학교끼리 대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문사모가 100여명지지 한다. 그러나 본격적인 선거전이 전개되면 아주 많은 약사회원들의 자발적 지지가 뒤따를 것으로 본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 시원해서 좋다. 당선을 자신하나.

" 물론이다. 100%다. 된다. ( 이 대목에서 문 부회장의 표정이 뭔가 큰 결심을 하는 사람의 그것처럼 비장감이 감돌았다.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다. 그는 된다, 되니까 나서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된다는 말을 3차례나 되풀이했다.)

-선거를 하려면 비용도 많이 들텐데 아내의 의견은 어떤가.

" 와이프도 약사다. 약사가 아니었다면 출마를 적극적으로 막았을지도 모른다. 분추협 시절 일주일간 날 새며 일을 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아내가 깜짝 놀라기도 했다.

물론 학생운동 시절을 잘 알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줄은 몰랐던 것 같다. 아내는 약국을 정리하는데도 기꺼이 동참했다.( 문 부회장은 실제로 시약 총무위원장 시절 두 개의 약국을 운영하다 한 개를 정리했다.) 아내의 내조가 없었다면 오늘의 나는 존재하지 못했다고 본다. "

- 한석원 현 대약회장이 중대선배다. 지지한다고 생각하나. 관계자에 따르면 한회장은 자신과 회무 스타일이 비슷한 원희목 부회장을 미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한 회장은 누구를 지지할 입장이 아니라고 본다. 아! 심정적으로야 후배인 나를 지지하고 싶지 않겠나.( 이 대목에서 문 회장은 조금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이것은 기사화 하지 않았으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묻기도 했다.)

-우편투표의 부정가능성을 의심해 보지 않았나.

" 설마? 최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하겠나. 허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매표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직선제를 하는 것은 그동안의 간선제 선거가 부패했으니 깨끗이 하자는 의미로 하는 것 아닌가. 부정은 절대 안된다. "

문 부회장은 중대 약대 동기인 부인과의 사이에서 2남을 두고 있다. 장남은 프로 '볼러'로 대학생대회에서 우승했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둘째아들은 미국에서 건축관련 박사학위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건강하고 화목하라는 것을 가훈으로 삼고 있다. 자신의 인생철학은 '정정당당하게 살자'라고 질문과 동시에 대답을 했다.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bgusp@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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