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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약후보 '원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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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약후보 '원희목'
  • 의약뉴스
  • 승인 2003.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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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40매)원희목 현 대약 부회장은 아주 바쁜 사람 같다. 인터뷰 중에도 계속 휴대폰에 손이 간다. 진동으로 했는지 벨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 였다.

기자는 장시간 휴대폰 통화가 건강에 나쁘다는 보도를 기억하고 건강은 괜찮은가고 질문을 시작했다. 그와 인터뷰 역시 앞서 박한일 문재빈 씨 등과 마찬가지로 3시간여에 걸쳐 진행됐다.

-건강은 어떤가.
(이 질문에 원 부회장은 쉽게 대답하지 않고 그런 건 뭐하나 묻나? 하면서 웃음을 지었다.)

" 괜찮다. 심장 수술 후유증도 없다. 영동세브란스 병원에서 입원해 치료받았지만 하루 일정을 소화하는데 문제없다."

- 수술 시점은 언제인가.

" 재작년 9월 11일이다. 바로 그날( 미국 9.11테러) 이다. 과로로 쓰러져 심장수술 했다. 특별한 것 아니었다." ( 기자는 대약회장은 부회장과 달라 고독한 결정을 해야할 때가 있다. 그래서 건강에 관한 질문을 던졌고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질문을 하려는데 다시 전화가 온 모양이다. 복지부 관계자와 관련된 내용이 있었다.)

-복지부 갔었나.

"(질문에 대한 답은 피하고)일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작업을 한다. 요즘은 짜증난다. 모든 것을 선거와 연관시키려 한다. 흥미위주는 싫다. 선거가 아니라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일하는 사람만 손해를 본다.

-회무가 힘들지 않나.( 그는 정책기획단장도 맡고 있다.)

" 정책은 옳고 그른 것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만큼 근접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오 엑스 문제가 아니다. 정부 국회의 입장이 있다. 약사 회무는 정치와는 다르다. 상대단체가 있으므로 접점을 찾아야 한다. 약사이익은 대중의 이익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공공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 원부회장은 질문과 또 다른 대답을 했다.)

- 좋은 말인 것 같다. 그러면 약사이익과 국민이익이 상충할 경우 어떤 결정을 해야 하나.

" 상대방 국민을 이해시켜야 한다. "

-국민이 이해 못하면 어떻게 하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면 국민 쪽인가 약사 쪽인가.

" 주장은 누구나 한다. 국민이 거부하는 정책을 추진하면 그것은 주장이다. (내가) 의약분업의 틀을 갖췄다. 완전강제 분업의 틀을 가지고 나가는 나라는 우리 나라 밖에 없다. 선택이나 임의가 아니다. 정치권 시민단체 정부 언론 청와대 다 돌아 다녔다. 그 수많은 사람들이 공감했기 때문에 (분업이) 된 것이다. 그때그때 뚜렷한 명분을 갖고 가야 한다. 그러면 확신이 선다."

- 주사제 넘어간 것은 명분이 없었기 때문인가.

" 왜 그런 질문하나. 누구는 시약회장에 나와서 주사제 넘어가면 할복하겠다고 했다. 아! 그만두자. (원 부회장은 이 대목에서 상당히 흥분한 것 같았다. 그는 지난 시약 선거에서 전영구 후보에게 패한 결정적인 원인을 주사제 때문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화가 난 표정을 짓는 것으로 기자는 여겼다.) 그 당시 주사제가 국민에게 불편을 주는가 ,아닌가 혹은 주사제 사용 자체를 줄이자는 것 등의 복합적인 문제가 있었고 정치권이 수를 쓴 것이다.)

- 주사제를 찾아와야 하는 것 아닌가.

" 지금은 그것을 앞세워서는 안된다. 그것 가지고... 장기적으로 보면... (원 부회장은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지금 뭐하고 있나. 책임을 묻겠다는 게 아니다. 전체적인 틀을 곡해시킨 것이다." ( 기자는 그가 너무 흥분한 것 같아 주사제 문제를 일단 접기로 했다. 질문을 재차 해도 엉뚱한 대답을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저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에 대해 질문을 이어갔다.)

- 책은 많이 팔렸나.

" 모른다."

-저자가 판매 수량을 모를 수도 있나.

" ..."

- 부회장으로 한 역할을 일기로 적은 '업무일지'라고 평가하는 경우도 있는데.

" ..."

- 책을 보니 실제는 유한 것 같은데 맺고 끝는 결단력이 있는 것 같다.

" 참으로 잘 봤다.( 원 부회장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나는 강할 때는 강하고 유할 때는 유하다. 책은 책이다. 그동안 겪은 것을 정리했는데 나 혼자 한 것은 아니다. 같이 한 사람을 다 기록하지 못했다. 그리고 저자가 나이기 때문에 내 이야기가 많았다. 분업의 기록을 책으로 남기고 싶었다.

분업은 수 많은 논의의 결정체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다 정권을 잡는다고 했는데 잡으면 선택분업, 임의분업이다. 한나라당 사람과 접촉하면서 과정을 제대로 알리려고 했다. 노정권이 들어서면서 예상했던 것이 달라 졌는데 이것을 폄하하거나 극찬할 생각이 없다. 사실대로 봐주면 된다."

- 얼마나 오랜 기간 썼나.

" 아홉 달 걸렸다. 책과 나는 정말 운명( 회장이 되는 것이나 분업을 완수하는 것이나)이다. 김희중 회장 시절 총무위원장을 했고 3단계 분업안이 결정되는 시점부터가 책의 핵심내용이다. ( 원 부회장은 책에 대한 내용은 비교적 소상하게 말했다. 얼굴도 한결 누그러져 있었다. 기자는 기회다 싶어 다시 공격적인 질문을 시작했다.)

- 그러면 분업상황에 대해 만족인가.

" 그 당시 분업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다만 형태의 문제였다. 직능분업 이었다면 약사들은 갔다(힘들어 진다는 의미).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내용의 문제였다. 완전강제 분업을 가지고 승부를 걸었다. 피해가려 했다면 기형적 분업이 됐을 것이다."

- 후회 없다는 말인가. 지난번 한국에서 열린 파파 대회 때 설문조사 항목 중 분업에 만족하는가 하는 질문이 있었고 절반이상이 그렇다고 대답한 것 같은 기억이 나는데 지금도 개국약사들이 현 분업 상황에 대해 만족한다고 생각하나.

"나는 고고한 학이 아니다. 그렇다고 '꾼'들과도 다르다. 분업은 여러 차례 중단 위기를 맞기도 했다. 만족 불만족 의미 없다. 아직도 (분업은) 구조 조정기에 있다. 정착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틀을 가지고 안정화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약국에 부하가 걸린 것이다. 하지만 분업직전 의사들이 약을 75% 취급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분업전을 회상하는 사람은 10년 전 약국상황을 기억하면서 하는 것이다. 분업 전에는 이미 약이 다 의사에게로 넘어갔다."

- 정확한 수치라도 있나.

" 분업 후 약을 준비하는데 처방약 중 아는약이 거의 없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이제 분업은 2단계로 접어들었다.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

- 분업의 완수가 출마의 변인가.


"(그는 잠시 상념에 잠겼다.)별 짓을 다했다. 내가 나를 잘 안다. 상황 떨어지면 ... 나는 회무 기간이 20년이다. 30, 40대를 보내고 50대로 접어든다. 지난 6년간 소용돌이치는 대약의 한 복판에 있었다. 틀을 마련했다. 틀이 완성되고 골조를 만들고 흔들리지 않게 해야 한다. 이것은 역사의 문제이다."

- 틀이 갖춰지면 약사들은 무슨 일을 해야 하나.

" 분업이 다가 아니다.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역할 말이다. 일반의약품 확대, 기능성 식품 한약 등. 약사 기능을 보강 시켜야 한다. 그런 일들을 종합적으로 할 것이다."

-대약 회장에 적임자로 생각하나.

"아 ! 해낼 수 있다. 해야 하고... 흥미위주 질문, 하지 마라."

- 뭐가 흥미 위주인가. 질문의 본질을 모르나.

" 본질을 빨리 찾아야 한다. 정책은 오 엑스가 아니다."

- 박사학위 논문을 강원대서 받았나.

" 김창민 선생이 있어서 그렇게 됐다. 7년간 춘천을 오가며 했다.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인 박사학위다."

- 말은 있는데 행동은 못한다는 평을 듣기도 하는데 실제로도 그런가.

" 내가 행동하지 못했다면 엄청난 혼란이 왔다. 내가 나를 잘 안다. 나와 같이 일한 사람에게 물어봐라. 나는 말이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뒤로 간다. "

- 보스는 아니고 참모형이라는데.

" 현재 참모다. 현재 역할을 하는 것이 뭐가 잘못인가. 그러나 회장이면 회장 일을 한다. 30대 강남구약사회장 시절(원부회장은 30대를 힘주어 말했다.) 참모형 아니었다."

- 회장이 되면 다른 사람을 못 믿어 혼자 일처리 할 것이라는 말도 있다.

" ( 웃음) 회장은 전체적인 것을 관리하면 된다."

- 서울대프라이드가 대단한가. 뭐! 내가 최고다! 하는 그런 '지존' 의식 말이다.

" 애석하게도 그런 점에서 부족했다. 약사회는 벼슬 때문에 놀러 나오는 곳이 아니다. 일이 좋아서 나와야 한다. 공공적인 것에 재미를 붙여야 한다. 성취욕도 필요하다.

약사회는 시스템으로 가야한다. 거기 속한 구성원이 일거리가 있고 일을 한 후 성취욕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두고 봐라. 임직원들 즐겁게 해줄 거다. "

- 원 부회장을 약사회 인재라고 말하는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인재가 벌써 대약에 나와 큰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다행히 당선되도 약사회를 위해 일하는 기간은 겨우 3년이다. 떨어지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래서 시약으로 한번 더 출마하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 거기에 대해서는... 결국은 내가 혼자 무엇을, 어떻게 결정할 수가 없다. 그럴 여건이 아니다. 나를 필요로 하는 팀, 회원의 열망. 아! 주사위는 던져졌다. 편한 길로 간다. 내가 결정하고 막 주장하기보다는 그런 상황이 됐다.

지금은 방법이 없다. 지금까지의 세월이 중요하다. 어렵지만 우리가 해왔는데 우리가 매듭지어야지. 지금부터가 중요한 시기다. 분업은 계속된다. 새로운 시작에는 원희목이 가야한다. 역사적인 것이다. "

-두려운 후보는 없나.

" 이 일( 분업완성)은 내가 해야 한다. 그렇다고 다른 후보를 우습게 본다는 말은 아니다. 다들 시키면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내가 해야 한다. "

- 회무 중 아쉬운 점은 .

" (중앙회 활동은 안 했으나)한약분쟁 당시 창피해 죽을 뻔 했다. 그렇게 속절없이 당하다니. 진 것이 분했다. 약사회는 선수가 부족하고 심판이 너무 많다. 이 풍토를 고쳐야 한다. 외롭고 힘들다. 회장은 5만 약사의 대표다. 개인이 아니다. 판단을 잘못하면. 약사회는 실질적으로 상대단체에 비해 인적 물적 모두 열악하다. 약사사회가 칭찬이 인색하다. 격려해 주고 위로해 줘야 한다. 어떻게 100% 얻어오나."

- 정보를 혼자 독점하고 요리한다는 지적이 있다.

" 그런가. 그것은 내가 약사회에 자주 나오니 정보가 많아서 일 것이다. 그 정보를 나오지 않는 다른 사람에게 일일이 전화로 설명해 줄 수도 없다. 며칠 후에 오면(약사회에) 이미 지난 일이다. 정보를 내가 많이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석원 회장에게는 모든 것을 보고한다. 정책팀과도 공유한다. 맡은 일 죽자고 하면 그 일( 정보)에 노하우가 쌓인다."

-참모를 공개할 생각 없나. 동문이 아주 열심히 한다고 들었고 실제로도 그런 것 같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뜻이 맞고 성향이 비슷한 사람이 나를 도와준다. 이것은 연배와 상관없다. 동문만이 아니다. 선배들이 도와주지 않아 오히려 화를 낸다."

-장 단점을 말해달라.

"큰 장점 없고 큰 단점 없다. 다만 잘 나갈 때 열 받는 것은 고치려고 한다."

-주량은 어떤가.

" 소주 한 병이다."

- 선거하려면 돈이 많이 들텐데 준비는 어떻게 하나.

" 후배들에게 그러지(돈쓰지) 말라고 한다. 적절하게 한다. 돈 많이 쓰는 선거 문제가 있다."

- 당선되기 위해 합종연횡할 생각없나.

" 아! ..."( 나를 그 정도로밖에 안보나 하는 뒷말을 하려다 멈추는 것 같았다. 다른 후보들과는 전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가족관계는 어떤가.

" (그의 얼굴에 다시 화색이 돌아왔다.) 어머니와 와이프 이쁜이( 딸 )둘이 있다. 최근에는 장인 장모도 한집에서 같이 산다. 가화만사성이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머니 심심해 하셔서 모셔왔다. 화목하게 잘 지낸다."

- 참! 우편투표인데 부정의 소지는 없나.

" 매표하는 건데 쉽지 않으리라고 본다."

- 당선을 확신하나.

" 기싸움이다. 대외적인 인맥이 나만큼 많은 사람 없다. 그것은 오랜기간 축적된 우리 모두의 에너지로 보면된다."


원 부회장과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그가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아예 다른 말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인터뷰 말미로 올수록 목소리가 부드러워 지고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하려고 애를 썼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고 돼야 한다!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원 부회장의 신념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일치감치 서울대 단일후보로 낙점된 그가 동문 뿐만 아니라 이대 숙대 등 다른 동문의 힘을 보탤지 궁금하다.

(참고로 기자는 왜 그가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흥분하고 예민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피해 갔는지 정확하게 그 이유를 알지는 못한다. 일부에서는 그의 회무 스타일을 '밀실정치'라고 말한다. 두세명을 상대로 하는 논리싸움에는 이력이 났다는 말인데 그것과 만인에게 공개되는 인터뷰 과정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봤다.)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bgusp@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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