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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기지부 '김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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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기지부 '김경옥'
  • 의약뉴스
  • 승인 2003.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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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40매) 경기도에 첫 여성 지부장이 탄생할까. 쟁쟁한 남성 후보 군들과 함께 선거전에 뛰어든 김경옥(55) 박사를 만났다.

이름 뒤에 '박사'라는 호칭을 붙인 것은 그가 실제 박사이기도 하지만 약사회의 현 직책이 마땅한 게 없어서이다. 대개 분회장 이거나 부회장 정도의 타이틀을 갖게 마련이지만 그는 안양에서 세화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김박사는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다. 한약파동 당시 족집게 조제시험 강사로 이름을 날렸기 때문이다. 이른바 '한조시' (한약조제시험) 스타였던 것이다.

- 한조시 스타란 별명을 얻게된 계기는.

" 강의를 참 쉽게 했다. 나이 드신 약사 분들이 무엇을 외우고 하는데 매우 힘들어 하셨다. 흥미롭게, 이해하기 쉽도록 강의하는 것이 목표라 생각했다.

내 강의를 한 번 들은 수강생들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도록 머리를 짜냈다. 예를 들면 6섯가지 오래될수록 좋은 약은( 六陳良藥)? 이런 문제가 나왔다면 답은 '진지반납마오'로 외우게 했다.

진은 진피 지는 지실 반은 반하 납은 낭독 마는 마황 오는 오수유 였다. 며느리가 시아버지 밥상을 가져가면서 진지반납마오 라고 말하는 장면을 연상시켰다. 나는 두뇌회전이 빠른 편이다. 학교 때도 과외를 했다. 매를 들기도 했는데 그때문에 떠난 학생들도 쉽게 가르친다고 다시 모여들 정도였다."

- 당시 상황을 좀 설명해 달라.

" 전국으로 불려 다녔다. 96년에 시험이 있었으니 95년에 절정기였다. 임상강의도 했는데 경기일원은 물론 부산 마산 대전 경북 안동 포항 대전 여수 청주 등 안가 본 곳이 없다.

이 일로 29년간 했던 약국을 4년간 폐업했다. 강의로 약국은 부실했지만 한약의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

- 출마한다고 하니 가족의 반대가 심하지 않았나.

" 그런 것 없었다. 원래가 우리집안은 봉사하는 것을 천직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아버지는 자선사업가였다. 돈을 벌면 거의 다 남을 위해 썼다. 내가 아버지께 대들면서 한 말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것이었다. 많이 맞기도 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평생을 남을 위해 살았다. 구두닦이 신문팔이들을 위해 숙소를 짓고 거기서 공부까지 가르쳤다. 나도 학생 때 야학선생님으로 활동했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것도 부친에게서 배웠다. 손가락 하나로 남편을 휘두른다고 수군대기도 하지만 나는 남편에게 절대복종 하면서 산다.

남편이 적극적인 후원자다. 딸은 이대사회복지학과를 나와 결혼한 후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아들은 서울공대를 나와 병역특혜 업체인 벤처회사에 4년째 근무하고 있다."

- 남편도 자선사업가인가.

" 아니다. 그 점이 마음에 든다. 아버지와 비교하면 매우 훌륭한 남편이다.(웃음) 친구들은 다 남편 잘 둬 잘사는데 나만 뒤쳐진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기준이 높으면 불행하다.

나는 그들이 가지지 못한 다른 부분에 만족하면서 산다. 돈 번다고 가정을 박차고 나가거나 여자가 똑똑하다고 남자 우습게 알지 않는다. 돈이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 개혁 성향은 집안의 뿌리다. 며느리 중에 유명한 시민단체 회장도 있다. 사회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아! 정치 이야기로 흐르는데 그만둬야겠다.( 그는 정치적인 문제에 매우 민감하고 확고한 철학이 있었다. 예를 들어 북한에 식량지원 하는 문제를 퍼준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것으로 전쟁을 억제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퍼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 정권의 햇볕정책은 매우 좋은 제도이며 계승발전 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돈 문제만 해도 우리 경제 규모로 볼 때는 아주 적으며 그 정도는 다른 나라도 준다고 이런 문제를 좌 우 개념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 왜 출마했나.

" 남들은 약국이나 하면서 우아하게 살라고 했다. 운동을 좋아한다. 골프( 핸디 90) 등산 볼링 테니스 등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나는 다른 후보들과 인신공격이 아닌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

누가 회장이 되느냐에 따라서 회원들이 편한 삶을 살기도 하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실력을 키워 놓으면 뭐하나. 한약분쟁 때 얼마나 고생했나. 회원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싶다. 나는 선견지명이 있다. 89년인가, 대약 전국 여약사대회에서 '합리적인 의료제도'에 대해 주제 발표를 했다.

89년은 전국민 의료보험이 도래한 시기다. 당시 대약 정책은 약사의 임의조제는 의료보험을 하지 않아도 되고 의사의 처방권만 보험으로 하라는 것이었다. 안나오는 것( 처방)을 제도권에 넣으면 뭐하나. (그때는 분업이 안됐다.) 나는 임의조제를 보험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민의료보험 되면 진료비가 싸지니 전부 병원으로 환자가 몰린다고 생각했다. 약국은 파리 날리게 돼 있었다. 하지만 대약은 정부가 바보냐! 임의조제를 보험으로 해주느냐고 해보지도 않고 반대했다.

그러면 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감기 등 경질환 환자는 의사가 아닌 약사가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Primary health care'로서의 약사 역할이라는 논문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1차 보건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약국에서 싸게 해결해야 하는데 이런 주장은 약국의 이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의 국민건강을 위한 것이었다. 정부가 이런 내용을 발표하자 뒤늦게 대약이 내 논문을 주제발표 논문으로 확정했다. 나는 이 정도의 선견지명이 있다."

- 국민을 전면에 내세우는가.

" 국민의 이익과 약사의 이익을 충돌할 때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 상대단체와 싸울 때도 마찬가지다. 국민을 이용해도 된다. 국민은 약자이고 저소득층이다. 약국이용자는 저소득층 아닌가. 한약 역시 저소득층이 애용해야 한다.

잘사는 고소득층이나 부유층이 먹는 약이 아니다. 그러려면 한의사와 가격경쟁을 시켜 한약을 싸게 해야 한다. 제제 취급 약사는 많지만 초제의 경우는 절반 정도인데 약사의 초제 취급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 한의사와도 상호 견제하면서 뻿긴 만큼 뻬앗아 오면 된다. 주기만 하고 받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분업을 반대 한 이유는.

" 분업이 되면 의사 종속관계가 심화된다고 판단했다. 선진국에서 이미 실패한 제도를 우리나라가 도입할 이유가 없다. 의료비가 상승하고 어려운 사람들의 병원 문턱은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 반대 이유였다.

1976년인가 WHO가 의약분업의 개선점을 마련하기 위해 1차 보건의료의 개념을 도입했다. 이런 주장을 하자 당시 김희중 회장은 몹시 상기됐다. 나는 내 주장이 옳다면 과감하게 밀고 나간다. 김 회장은 선진국형 의료제도로 가는데 그것이 의약분업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도 도와주니 빨리 하자고 했다."

- 지금도 반대하나.

" 아니다. 지금은 찬성한다. 시작 전에 반대하지 시작한 후에는 적극 참여해 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완벽하게 갈 수 있도록 준비한다. 지금까지의 선거는 인맥 지역 동문 선거였다. 그러니 회장 잘 못 뽑고 그래서 약사들이 고통받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이미 뽑은 회장에게는 힘을 실어 줘야 한다.

잘 못 뽑았으니 내려와라 하고 낙선 운동 펼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끌어내리는 역할을 잘 못 뽑는 것 보다 더 나쁘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대세를 알아야 한다."

- 어떻게 해야 완벽해 지나.

" 약사 대체조제가 활성화 돼야 한다. 누구나 주장하는 말이지만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노인이 처방전을 들고 이 약국 저 약국 돌아다니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대체조제가 되면 이런 일이 없어진다. 대형약국에 편중된 처방전이 성분명으로 동네약국으로 밀려온다. "

- 그런 공약으로 당선될 수 있나.

" 나는 확신이 있다. 내 공약은 국민을 위하는 공약이다. 그것이 곧 약사를 위한 공약이기 때문이다. 의사와 제약사의 불투명한 약 유통관행도 성분명 처방으로 없어질 수 있다. 투명한 유통구조는 완전의약분업으로 가는데 매우 중요하다."

- 개혁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는데 뭘 개혁한다는 말인가.

" 나는 91년에도 의료와 약사발전에 관한 연구를 한 바 있다. 많은 연구를 해도 제대로 전달이 안 된다. 그래서 나왔다. 잘못된 것에 대한 투쟁도 좋지만 이론을 가지고 해야 한다.

나는 많은 사람이 개혁을 반대한다면 포기한다. 대약과 시약이 갈등하고 대약과 지부가 서로 헐뜯는 것은 정책의 차이도 있지만 선거 과정에서 생긴 후유증 때문이다. 나는 대타협 할 자신이 있다. 구체적인 개혁안을 여기서 다 말하기는 어렵다. 등록한 후에 제시할 것은 제시하겠다.

하나를 들라면 한의사들의 초제와 약국의 초제를 달리하겠다. 즉, 제약사를 통해 완제품을 받는 것이다. 이러면 가격도 싸고 국민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국민이 한약을 꺼리는 것은 지저분하고 농약을 치기 때문이라는 판단인데 이렇게 할(제약사가 만들 경우) 경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십전대보탕초제를 아예 생산해서 약국에 공급하도록 하겠다. 그러면 수 백방이 나온다."

-제약사도 환영하는 그렇게 좋은 것을 지금은 왜 안 하나.

" 모르기 때문이다."

- 여성의 사회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지부장 출마는 적절한 시류 편승이라고 보는데.

" 그렇다. 시대가 여성의 능력과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여성장관이 인기가 좋지 않은가. 과거 권위의 가부장적 시대는 가고 있다. 대구 경북 충남 지부장이 여성이지만 잘 하고 있지 않은가.

여성이 나온 다는 것만 해도 개혁에 한 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여약사의 숫자가 70% 육박하고 있다. 여성이 여성을 찍지 않는다는 말은 다 옛말이다. 나는 지금도 이대와 숙대 평생교육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약사 위상을 찾는 일을 하고 있다.

생활과 한약학을 가르치면서 대체조제 등이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각종 저널에 기고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약사의 존재를 과시하고 있다."

- 당선될 것 같나.

" 그런 예감이 든다. 여약사의 의식이 바뀌고 있다. 능력 있는 후보인데 안 찍을 이유가 없다. 당차고 똑똑한 여성에게 남성들이 박수를 보내는 것 또한 자연스런 현상이다.

회장은 업무만 잘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 회장을 도와주는 유능한 참모들의 역할이 중요 하다.내가 회장이 되면 위원장들에게 틀에 박힌 일외에 하고 싶은 분야를 적어 내게 하고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 "

- 현직에 있는 이세진 김현태씨를 이긴다는 말인데.

" 현직 프리미엄이 반드시 좋은 쪽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회무를 다 안다고 해서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동문이나 선후배를 떠나 능력있는 사람을 회무에 발탁하겠다."

-다른 후보에 비해 뒤늦게 출마하게된 이유는.

" 93년 한약분쟁을 겪으면서 나는 한탄했다. 도대체가 반영이 안되는 것이다. 연구하고 발표하면 뭐하나. 창구가 있어야 한다. 지부장은 의견이 반영되는 창구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으로 보기 때문에 내가 도전하는 것이다.

회장 직함이 있어야 말이 통한다. 교수하면서( 이대 겸임교수) 하면서 우아하게 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결심했고 결심한 이상 끝까지 간다."

- 부회장 제의가 들어와도 중도 포기하지 않나.

" 물론이다. 부회장 하려고 나온 것 아니다. 한가지 걱정되는 것은 다른 후보에 비해 나는 돈이 없다. 인물선거가 아닌 돈 선거 일 경우 불리하다. 돈을 써서 당선되는 것은 불명예다."

-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데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

" 골프 등산 등 모든 운동을 좋아한다. 골프는 한 20년 정도 했다. 그러나 남의 돈으로는 한번도 안쳤다. 다 내 돈 가지고 했다. 내 별명이 똑순이다. 똑 소리나게 일 처리한다는 말이다. 지부장은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자리다.

이런 내 의사를 존중해 주는 남편이 있어 다행이다. 적극 지지는 안 해도 반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자를 만나러 간다고 하는데도 아무말 없었다.

- 장·단점을 말해달라.

" 강직하고 솔직한 것이 단점이며 장점이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소신껏 한다."

김 박사는 인터뷰 내내 개혁이나 변화 이런 말들은 자주 사용했다. 그리고 대한약사회의 정책 실패를 지적하면서 자신이 지부장에 나오는 것은 약사 개인의 목소리가 너무 미약해 회무에 반영이 안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놀랄만한 연구를 통해 약사사회를 개혁해 내겠다는 그에게 회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bgusp@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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