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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혈액관리원 설립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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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혈액관리원 설립 절실하다
  • 의약뉴스 정세진 기자
  • 승인 2011.07.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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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학회, 적십자사에 불만 제기...혈액사고 언제든 터질 수 있다

대한수혈학회와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최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소속 고위직 인사 3명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두고 유감의 뜻을 나타내는 의견서를 발표했다.

지난 6월초 헌혈을 하던 대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적십자사는 사태의 책임을 물어 혈액관리본부 수장인 박규은 본부장 등을 좌천시켰다.

문제는 이들이 적십자사 혈액관리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학회 등에서 추천한 인물들이라는 것. 취임 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질이 이루어지자 학계에서는 반발을 하고 나선 것이다.

적십자사의 고위 의무직들은 인사 이후 차례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사건은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의무직들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선 데에는 김용현 사무총장의 취임 이후 혈액관리본부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훼손됐다는 내부 여론이 작용했다.

특히 일선 혈액원 원장으로 혈액사업에 경험이 없거나 80년대 근무 경험이 있는 정도의 일반회계 행정직을 임명했던 일 등이 결정적이었다. 현재 전국 16개 혈액원 중 의무직이 원장인 곳은 남부혈액원 1곳뿐이다.

적십자사 내에서도 혈액관리와 관련한 업무를 수행한 행정직들이 있음에도 아무 상관없는 일반회계 행정직들이 임명됐다는 것이 문제로 제기됐다.

의무직들이 이렇게 반발하자 적십자사는 단순히 '인사조치에 대한 반발'로 받아들이며 무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복지부 역시 적십자사 인사는 총재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참견할 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학회에서는 관련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이번 문제에 대해 적지 않은 관심과 우려를 기울이고 있다. 바로 혈액사업의 독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이다.

수혈학회와 진단검사의학회는 의견서를 통해 "적십자사는 정부가 혈액사업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제출했던 국립혈액관리원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혈액관리법 개정안을 무산시킨 바 있다"며 "또한 혈액관리본부장은 현직 대학교수가 임명된 바 있으나 곧 직무대행 체제로 가게 되어 사실상 존재가 유명무실해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학회측은 전문가가 혈액을 관리하는 계기가 된 2002년 에이즈 혈액 사건을 언급하며 "오늘날 적십자사의 태도로 볼 때 혈액의 안전성 문제가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다"며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학회측에서 대안으로 삼고 있는 것은 독립성과 전문성, 혈액관리의 인프라를 갖춘 '국립혈액관리원'의 설립이다. 학회측은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적십자사가 함께 하는 국무총리 주관의 대책회의를 요구하고 있다.

복지부와 적십자사는 아직까지 이번 문제를 '내부 갈등' 정도로 바라보고 있지만 만약 일반 의무직들까지 집단 사직서로 맞설 경우 혈액관리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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