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경쟁규약 칼바람... 관광수입 예상 빗나가
제약사의 공정경쟁규약으로 인해 각종 학회들이 규모 축소 등 악재를 맞고 있다. 오는 29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피부과학회의 경우 조직위원회가 수년간 공을 들이며 올림픽 유치를 방불케 할 정도로 어렵게 ‘모셔온’ 행사이다.
피부과학회측은 24일 있었던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학회의 경제적 효과를 2천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 대부분은 관광수입을 통해서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 가 보면 관광 안내 데스크는 사람이 별로 없으며 스케줄의 상당수가 취소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측이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공정경쟁규약으로 인한 제약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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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엑스 학회장 장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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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공정경쟁규약에 학술대회의 규모 및 내용을 제한하는 부분이 있어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의학의 발전은 학회를 통한 검증과 교육을 거쳐 의료의 형태로 표현되는 것”이라며 “학술활동과 의약품의 유통질서를 무분별하게 관련짓는 것은 규제 위주의 편의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학술대회에 대한 지원은 일종의 산학협력 차원에서 이해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의학연구의 재원이 열악한 국내 학회는 다양한 형식으로 외부의 지원을 받는 일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국제학술대회인 경우 국가의 위신과도 관련되는 문제이므로 규약으로 인해 위축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게 학회 측의 주장이다.
그리고 대한의학회의 엄격한 학회 검증 시스템을 신뢰해 달라는 주장도 언급됐다.
대한의학회는 공정경쟁규약이 학회의 학술활동을 통한 의학 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특별 TFT를 만들어 회원학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관련 부처와 협의를 통해 대처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나친 규제로 인해 학회가 위축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학회 위축을 공정경쟁규약 탓으로만 돌리는 것도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예산을 줄이고도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좀 더 많은 경제적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리베이트 근절 의지가 사그라들지 않는 한 학회들은 행사를 제대로 치러내기 위해 좀 더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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