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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고 수준 혈액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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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고 수준 혈액센터
  • 의약뉴스
  • 승인 2003.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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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병원 가톨릭조혈모세포이식센터(소장: 혈액내과 김춘추 교수)가 국내 최초, 동양권으로는 유일하게 조혈모세포이식을 2,000례 성공하는 쾌거를 이룩하였다.

이 센터의 책임자인 가톨릭대 의대 내과 김춘추 교수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이사장·아시아혈액학회 부회장)는 국내 처음으로 골수 이식에 성공했고 지금까지 백혈병과 악성림프종 등 혈액질환 치료 분야에서 숱한 업적을 남겨 세계적인 명의로 꼽힌다.

79년에 개를 이용한 동물 실험을 통해 동종 및 자가 골수이식의 기초를 다진 후 83년 국내 처음으로 백혈병 환자에게 동종 골수이식을 성공시켰으며 84년에 자가골수이식도 성공했다.

골수이식에 대한 치료사례도 매우 다양하다. 부자간의 골수이식을 비롯해 부녀간 골수이식, 자가면역질환 동종 골수이식등 이식이 가능한 모든 분야의 골수이식을 성공시켰다. 이와 같은 업적으로 김교수는 미국 위스콘신대학에 있는 국제 골수이식센터의 고문 및 국제혈액학회 사무총장등을 지냈다.

그가 이끄는 가톨릭 조혈모세포이식팀은 세계 최대,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이 센터는 지금껏 1600여건의 골수이식을 시술, 국내 골수 이식수술의 50% 이상을 담당했다.

성공률도 세계 최정상급이어서 70년대 초 세계 최초의 골수이식을 성공해 노벨의학상을 받은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와 필적할 만하다고 한다. 규모를 따져도 120개의 무균(無菌)병상과 조혈모세포 정보은행, 15명의 혈액암 전문의 등은 세계적인 규모이다.
- 2,000례 조혈모세포이식의 의미를 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

"지난 198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성공한 후 16년만인 지난 1999년에 1,000례의 시술을 달성하였고, 그 후 4년만에 2,000번째의 조혈모세포 이식을 성공하였습니다."

특히, 이번에 2,000번째 돌파하는데 4년밖에 소요되지 않아 센터의 치료 수준이 세계적 일뿐 아니라 가히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합니다.

- 2000번째 환자는 어떤 상태였습니까?

"지난 2월 센터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진단된 후 2차례의 관해 유도 및 공고 항암 요법을 성공리에 수행하여 이식에 이른 유모 씨(여, 44세)입니다."

"진단 및 첫 치료때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출혈과 수혈 불응성 상태 등 어려운 과정이 있었습니다만 여러 센터원과 환자자신이 극복하여 성공적인 동종 조혈모세포이식까지 완수하게 되었습니다."

- 현재 센터의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나요.

"성모병원 안에 위치하고 있는 센터는 30명의 조혈모세포이식 전문교수를 비롯해 200명 이상의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120병상의 무균실을 운영함으로써 인력과 시설, 규모면에서 아시아권 제일의 조혈모세포이식센터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최초의 자가 조혈모세포이식과 비혈연간 이식 및 조직 적합 항원불일치 이식 등 최첨단의 다양한조혈모세포 이식을 가능케 하여 국내 의학계의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으며, 국내 혈액종양 및 조혈모세포 이식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의료수준에서 선진국을 능가하고 있습니다."

- 세계적으로는 어디에서 처음 시도 됬나요.

"세계에서 최초로 골수이식에 성공한 것은 1972년 미국의 시애틀에 있는 프레드허친슨 암연구소 였습니다. 의학연구가 아닌 임상 시술법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1990년 노벨 의학상을 받게 된 이 새로운 치료법에 일찌감치 전 세계 의료인이 관심을 가진 것은 당연했습니다. 거의 불치병으로 알려졌던 백혈병, 재생불량성빈혈 등 혈액 질환으로 고통받던 수많은 환자들에게 살아날 수 있는 희망이 주어진 것입니다."

- 원래는 '골수이식센터' 였는 걸로 아는데요.

"원래 센터 이름이 골수이식센터 였습니다 그런데 골수라는 단어가 뇌나 척수 등으로 오인되어 일반인들에게 주었던 거부감을 해소하고 또 조혈모세포 이식의 대상질환 및 추출대상이 확대되어 가는 현실에도 맞추고자 조혈모세포 이식 센터로 바꾼거지요."

- 골수이식의 의학적 역할은?

"1983년 성인 림프구성 백혈병을 대상으로 국내 처음으로 골수이식에 성공한 이래 85년 악성 림프종(腫) 유방암 환자 대상 자가(自家) 골수이식 성공, 95년 부자(父子)간촵타인간 골수이식 성공, 작년 다발성경화증(多發性硬化症)의 골수이식 성공 등으로 의학적 성과를 거두어 왔습니다."

"조혈모세포 이식으로 장기 생존이나 완치가 가능한 질환은 20여종이며 이식방법도 10여종에 이릅니다. 각종 백혈병 외에 유방암, 림프종, 난소암, 고환암, 골육종(骨肉腫), 신경아(芽)세포종, 선천성면역결핍증(AIDS), 선천성대사성 질환 등에도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수적으로 중요한 시술입니다."

사실 김춘추 교수는 이런 의학적인 업적 말고 또 다른 삶이 있다. 바로 시인의 삶이다. 1997년 쉰셋의 나이에 첫 시집 ‘요셉병동’으로 등단한 후 잇따라 ‘하늘목장’‘얼음 울음’‘산속의 섬’등을 낸 현역시인이다.

- 연구와 임상활동으로 바쁘실텐데 시작(詩作)은 언제 하나요?

“사실 쓴게 아니라 시가 계속 터져 나온다. 의학공부에 하느라 꾹꾹 눌려왔던 시어(詩語)들이 나이 오십 넘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진료실이든 연구실이든 술집이든 어디든 철철 흘리고 다닌다. 그것들을 담아 보니 시집이 됐네요.”

"사실 시작하게된 직접적인 동기는 소아백혈병 내과를 담당했던 시절에 맡고 있던 어린 소녀가 죽었는데 눈물과 시(詩)가 함께 나오더군요."

기자의 희미한 이름 석자를 직접 써 건네준 책머리의 한 구절을 끝으로 붙이며 이번 인터뷰를 마친다. 한분야의 일가(一家)를 이룬 사람이 다른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요셉병동'
김 춘 추 (金春秋)
아가야 , 온 몸에 흰 피만 불어나는 아가야

나는 여윈 너의 엉덩뼈에
쇠못을 박고
밤새 영안실 모퉁이에 기대 우는
귀뚜라미이거나 혹은 어둠을
보듬고 눈뜨는 올빼미가 된다

수천년도 더 묵은 전생의
업같은 걸 혼자 쓰고
하안 피만 도는 하얀 비둘기야
아무래도 나는 한조각 꿈도
못 푸는 요셉이거나 황혼에
쐬주나 까는 애비일뿐이구나
아가야, 뵈지 않는 쇠못을
보이는 가슴마다 꽁꽁
박고 간 아가야


의약뉴스 노진헌 기자 (john@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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