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 인슐린 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며, 삶의 질을 현저히 개선시킨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인슐린 치료에 대한 효과와 만족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치료 권고 후에 인슐린 치료를 5년 이상 미루는 환자가 절반이나 돼 인식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당뇨병센터 박철영 교수와 당뇨병 전문 포털 사이트인 당119 닷컴(www.dang119.com)이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인슐린 치료 환자155명을 대상으로 ‘인슐린 치료의 만족도와 치료 후 삶의 질’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인슐린 치료에 대해 전체 환자의 52.9%가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10명 중 7명(68.4%)은 다른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 치료를 권유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전체 환자의 7.1%만이 인슐린 치료에 대해 만족도가 낮다고 답해, 전반적으로 인슐린 치료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인슐린을 사용하는 환자의 85.9%가 혈당 조절이 더 잘되며, 65.8%는 인슐린 치료 후 몸이 좋아졌다고 응답해 효과적인 당뇨병 관리가 가능해지면서 환자의 삶의 질이 현저히 개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인슐린 치료 후 효과와 만족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 결과 인슐린 치료를 권유 받은 후 1년 내에 인슐린 치료를 시작한 응답자는 23.2%에 불과했다. 반대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45.2%)은 치료 권고 후 5년 이상 치료 시기를 지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당뇨병 환자들이 인슐린 치료 시기를 미루고 있는 이유는 인슐린 치료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86.5%의 당뇨병 환자가 타인 앞에서 인슐린을 주사하기 꺼려진다고 답해 인슐린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시의 적절한 치료를 막는 심리적인 장벽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응답자의 과반수가 넘는61.9%가 ‘인슐린 주사 시 고통이 없다’고 답해 ‘인슐린 치료는 아플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이 오해임을 드러냈다. 특히 최근에는 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사용하는 펜형 인슐린의 주사 바늘의 굵기가 매우 가늘어져 환자의 통증을 감소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지난 해 ‘당119’가 당뇨병 환자 506명을 대상으로 한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치료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당뇨병 환자들이 인슐린 치료를 기피하는 이유로 ►주사를 맞을 만큼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36.8%) ►경구용 혈당강하제 만으로 평생 혈당관리가 가능하다(27.5%), ►‘하루에 3~4차례 주사 맞는 것이 번거롭다(26.0%), ►인슐린 치료는 한 번 시작하면 평생 해야 한다(25.8%) 등으로 응답해, 대부분의 응답이 인슐린 치료에 대한 틀린 정보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인슐린에 대한 오해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 바 있다.
당뇨병은 진단 받은 지 5년 정도 지나면 인슐린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경구용혈당강하제 만으로는 혈당 관리에 한계가 있다. 미국 당뇨병학회의 조사에서도 경구용혈당강하제를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의 10명 중 6명이 혈당 조절에 실패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미국-유럽 당뇨병학회는 목표 당화혈색소 수치인 7%에 도달하지 않는데도 3개월 이상 같은 치료법을 유지하고 있다면 과감히 인슐린 치료로 전환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인슐린 조기 치료는 당뇨병 진단 시 이미 어느 정도 손상되어 있는 췌장을 보호하고 혈당을 가장 안정적으로 조절해 무서운 복병인 합병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당뇨병센터 박철영 교수는 “제 2형 당뇨병의 경우 당뇨병 진단 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 기능이 50%정도 감소되어 있고, 이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저하된다는 임상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 고 언급하며 “당뇨병 환자들은 인슐린 치료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빨리 버리고 상황에 맞게 조기에 인슐린을 사용함으로써 혈당 조절 및 합병증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조사에 대해 “인슐린 치료는 혈당 관리에 효과적인 만큼 환자의 만족도와 삶의 질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다만 인슐린 치료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부분과 설문에 직접 응한 대상자에 국한 시킨 부분은 이 조사의 한계점으로 감안해야 하는 결과” 라고 덧붙였다.
이 조사는 지난 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진행됐으며, 전체 참여자 중 남성이 약 70%로 과반수 이상이었다. 이들이 사용 중인 인슐린요법은 하루 한번 사용으로 효과가 24시간 지속되는 지속형 인슐린이 34.3%로 가장 많았으며 초속효성 23.2%, 중간형 18.2% 순이었다. 한편 인슐린만 사용한다고 답한 환자가 50.3%, 경구혈당강하제와 함께 인슐린을 사용한다는 환자는49.7%를 차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