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5 18:17 (목)
세브란스병원 이규창 교수
상태바
세브란스병원 이규창 교수
  • 의약뉴스
  • 승인 2003.03.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이규창 교수는 신경외과 분야 최고의 명의다.

이규창교수는 1972년부터 1975년까지 독일의 막스 프랑크(Max-planck) 뇌연구소, 기센의과대학 및 스위스 쮜리히의과대학에서 수학했다.

귀국한 이규창 교수는 1975년 9월부터 1976년 3월까지 세브란스 주임교수 서리직을 맡으면서 수술현미경적 수술 수기가 뿌리내렸고, 뇌혈관 분야를 개척하게 되었다. 1981년 주임교수직을 승계하면서 뇌혈관 외과팀을 발족시켰다.

이규창 교수는 1983년, 미국 신경외과학회 정회원, 1984년, 유럽-아시아 신경외과학회 정회원으로 피선되면서 본격적인 국제적 교류를 시작해 1997년부터 국제뇌혈관학회 회장으로서 국제적으로도 가장 규모가 큰 2000년 국제뇌혈관 학회를 국내에서 개최하게 되어 우리나라 뇌혈관 분야에 대한 학문적인 위상을 한껏 높이게 되었다.

이 교수는 한편으로 1981년 이후 현재까지 미육군 8군병원 신경외과 수석 자문의로 봉사하면서 1998년 미국 국방부가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 서훈인 "시민봉사훈장"을 받았다.

이 교수가 주도하는 세브란스 뇌혈관 외과팀은 지금까지 뇌동맥류 환자 2500여명을 수술했으며 생존율 96%, 정상회복률 84%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연간 2~3천명 정도 실시되는 뇌동맥류수술 중, 연세대가 영동 세브란스를 포함하여 연간 200여건을 수술하고 있다.

이규창 교수팀에 의해 수술을 받은 환자의 수술성적은 1991년도 미국 신경외과학회에서 발행한 '뇌동맥류' 특집책자와 1996년도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교재 '신경외과학' 4판에 최고 수술성적으로 기록되어 국내 뇌혈관 수술의 국제적 수준을 반증하고 있다.

- 신경외과는 어떤 분야 입니까?

"신경외과는 뇌와 척추 신경에 있을 수 있는 외상, 종양, 뇌혈관 질환, 기능 이상, 선천성 질환 등을 진단하고 수술적으로 치료하는 임상 분야입니다.

뇌혈관 질환에는 뇌동맥류, 동정맥 기형, 허혈성 뇌혈관 질환, 소아 중풍(모야모야병), 고혈압성 뇌출혈 등이 있죠."

- 뇌동맥류는 어떤 질환입니까?

"파열성 뇌동맥류는 매년 인구 10만 명당 10-20명에서 발병합니다. 처음 터질 때 10명 중 3명은 병원에 오기 전에 사망하거나 회생이 어려운 매우 위험한 병이죠. 그리고 두 번 이상 터질 경우에는 10명 중 7명에서 뇌 손상으로 심한 후유증이 있거나 생명을 잃게 됩니다.

그러나 터지기 전이나 터진 후라도 조기에 진단된 후 뇌혈관수술 신경외과 전문의의 치료를 잘 받으면 완치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뇌동맥류를 치료하는 여러가지 새로운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뇌동맥류는 뇌의 동맥에 생기는 것으로 부분적으로 약한 부위가 있는 타이어의 튜브 또는 얇고 작은 풍선과 같습니다. 혈관이 꽈리같이 부풀어오르는 것으로 대개는 파열로 지주막하출혈을 일으킨 후에 발견되어 병원에 오게됩니다.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약한 혈관 부위에 혈류가 계속적으로 부딪혀서 혈관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는데 50~60대에 가장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 뇌동맥류는 어떤 상황에서 터지게 되죠?

"뇌동맥류 파열은 대개 혈압이 갑자기 높아지는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힘주어 대변을 볼 때, 정신적 충격으로 갑자기 흥분될 때, 성관계를 할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생길 수 있습니다. 잠자다가 악몽으로 터질 수도 있습니다.

뇌동맥류는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혈관의 약한 부분이 터지면서 일시적으로 피가 지주막하강에 퍼지게 됩니다.

경미하게 터지면 의식을 잃지 않으며, 편두통이나 감기 등에 의한 두통으로 잘못 알고 지나치기 쉬운데, 뇌혈관외과 전문병원에서 신속히 진찰을 받아야 목숨을 살릴 수 있습니다. 갑자기 머리 속이 터지는 느낌과 뒷머리에서 등뒤로 전기가 오는 느낌이 있을 수 있죠. 이어서 생전 처음 경험하는 심한 두통이 나타나는데 진통제를 써도 소용 없을 정도입니다.

뇌출혈량이 많으면 이로 인한 뇌손상으로 의식을 잃으며, 심한 후유증을 남기거나 사망합니다. 따라서 처음에 경미하게 터졌을 때 즉시 정확히 진단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뇌동맥류는 어떻게 치료합니까?

"파열성뇌동맥류 치료의 가장 큰 문제는 재출혈입니다. 재출혈은 2주 이내에 25%, 6개월 내에 50%에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치료는 재출혈을 예방하는 것과 출혈에 의한 이차적인 뇌손상을 예방 치료하는 것으로 크게 대별됩니다.

재출혈을 예방하는 확실한 치료는 수술로서 파열된 동맥류를 찾아내어 길이 1센티미터 내외의 작은 집게(클립)로 막아주는 것입니다.

클립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최근에 개발되어 시도하고 있는 동맥류내 색전술입니다. 이것은 뇌혈관 조영술을 하면서 혈관을 통하여 백금 코일을 동맥류내로 넣어 채우는 방법입니다. 지주막하출혈에 의한 이차적 뇌손상에 대하여는 신경외과 중환자실에서 약 2주간의 집중치료가 필요합니다. "

- 뇌동맥류를 예방하려면 평소에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근본적인 예방법은 없으나 파열하기 전에 발견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MRA 검사라는 것이 있는데요, 가족중에 병력이 있는 사람, 혈압이 높은 사람, 흡연하시는 분, 40대 이상으로 뇌 건강체크를 원하는 사람은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에도 심장병이나 신장질환이 있으신 분들게 권하고 싶습니다.

고혈압환자는 뇌동맥류가 여러개 생길 수 있고, 흡연은 말초혈관수축, 혈압상승, 혈관벽의 변이 등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심한 음주도 주의해야 합니다.

일본에서는 brain dock라는 뇌건강체크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이를 통해 많은 환자들이 뇌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의료계의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규창 교수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술 스케줄로 여념이 없다. 인터뷰 도중 수많은 문의 전화와 환자 상태에 대한 업무 전화로 대화가 자주 끊겨 이교수가 얼마나 열의를 가지고 의료에 임하는 지를 알 수 있었다.

이교수는 "뇌 질환은 환자의 생명이 달려 있는 분야라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후배들이 외과를 기피하는 현상을 아쉬워했다.

특히 정작 전문의를 따 놓고는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 타과로 개업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뇌수술을 가르칠 필요도 없지 않느냐"는 표현으로 개탄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개중에는 뜻있는 후학을 만날 때가 있어 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종병들이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는 감마나이프에 대해서 환자들에게 한 번에 600만원 정도 되는 고액 진료를 강요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교수는 고가 장비를 들여왔는데 시술환자가 없다면 병원측은 의료진에게 강요를 하게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감마나이프 시술결과 2~3년이 되야 병변이 개선되고, 완치율도 60~80% 정도밖에 안되며, 시술 후에도 뇌혈관 파열이나, 암재발 등의 우려가 상존해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감마나이프는 방사선치료와 같은 원리일 뿐이며, 다만 조직괴사 효과가 높은 감마선을 사용하고 정상 조직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적은 량을 여러 각도(100개 이상)에서 조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자를 수술할 경우에 의료진은 2시간 이상씩 고생을 해야하지만 효과가 정확하고 비용이 20만원 정도로 환자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헸다.

이 교수는 병원용 차트외에 자신이 진료한 환자들에 대해서 일일이 수기로 인덱스를 만들고 개인노트북에 환자의 경과를 입력하면서 진료하고 있어 명의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