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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조수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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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조수철 교수
  • 의약뉴스
  • 승인 2003.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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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조수철 교수는 소아·청소년정신의학 전문의다. 조교수는 음악과 인간의 발달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 고등학교 때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음악을 듣다가 수년전부터는 음악에 대한 논문발표도 해왔다. 모차르트 이펙트와 소아용 모차르트 이펙트의 역자이기도 하다.

조수철 교수는 베토벤에 대한 관심이 많아 베토벤에 대한 논문들을 주로 써왔다. 베토벤의 생애와 음악(1996), 베토벤의 아홉 교향곡들-발달학적 측면(1997), 베토벤의 현악4중주곡-인격적 발달과 음악적 표현과의 관계(1997) 등을 발표하였으며, 최근에는 음악과 정신의학과의 관계에 관한 연구논문도 발표한 바 있다.

한 개인에 있어서 조화로운 심성의 발달과 이를 바탕으로 한 성숙한 대인관계의 형성에 음악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에 대하여 늘 강조하고 있다. 최근 '베토벤의 삶과 음악의 세계'라는 저서를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 베토벤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데요.

베토벤의 음악은 그의 심성이나 사상의 발달단계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이 다른 음악가들에 비하여 베토벤만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매력이죠.

베토벤의 음악은 인간으로 하여금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인간이 겪는 처절한 운명에 대하여 이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해줍니다.

- 음악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인간과 음악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음악은 인간의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음악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성발달에 영향을 미치며 또한 인간의 영혼을 맑고, 밝게 만들어주는데 있어서도 지대한 역할을 합니다.

저는 시간이 나는 대로 음악회에서 해설도 하고 음악프로그램을 만들어 해설을 하는 등 고전음악을 일반인들이 친숙하게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 최근 우리나라 젊은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과다한 교육을 시키고 있는데요.

부모가 영재교육을 시키기 전에 우선 아이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유아기엔 제대로 자라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발달평가를, 5세 이후엔 지능(IQ)검사.적성검사 등을 받아보면 도움이 됩니다.

부모들은 영재는 타고나며 인위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인식해야 합니다. 조기 외국어 교육도 아이의 능력에 따라 시켜야 합니다. 외국어를 제대로 학습하고 받아들일 만큼 뇌의 전두엽이 발달하는 시기는 평균 7세 입니다.

아이에게 무리한 교육을 시켜 뇌가 자극을 심하게 받으면 뇌세포 간에 별도의 네트워크를 갖게 됩니다. 이 네트워크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땐 총명함으로 나타나지만 부정적으로 나타날 땐 정신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모 판단만으로 교육을 강요하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성장발육과 함께 5감(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을 통해 자연스럽게 여러 자극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가끔씩 아동학대에 관한 소식이 나오면서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이런 어린이들은 정신적으로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요?

어린이를 지속적으로, 심지어는 성적인 폭행을 가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어린이에게 이런 충격은 심한 피해의식을 가져오고 평생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충격이 뇌속에 축적돼 차후에 비슷한 상황이 되면 다시 활성화되면서 피해의식, 우울증, 불안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행위는 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학대행위를 강력히 처벌하고, 외국과 같이 국아에서 아동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 최근 음악치료, 언어치료, 미술치료 등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정신과가 사람의 심리 상태와 직접적인 관련을 갖게 되다보니 심리학 등 다른 학문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의학의 보조적인 분야입니다. 치료의 본질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정신질환의 다양한 원인을 분석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전문의의 진단과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합니다.

-최근 많이 접하시는 어린이 환자들은 어떤 증상이 많습니까?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데요. 발달 장애가 많습니다. 언어 발달장애, 사회성 발달장애 같은 경우죠. 자폐증이 대표적 질환입니다. 이외에도 주의력결핍증, 틱장애, 불안장애, 야뇨증 등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들 질환은 뇌손상이 주요원인이고, 다양한 검사를 해도 원인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발달과정에서 이상이 있거나 기질적인 장애로 추정됩니다.

- 어린이 정신질환은 어떻게 치료합니까?

발달지연의 경우에는 특수교육, 언어치료, 사회적 증진등의 방법이 있고, 틱장애의 경우에는 약물치료, 놀이치료, 부모상담 등을 시행합니다. 주의력결핍증은 진정작용을 하는 중추신경자극제를 투여하는데, 메칠페니데이트, 페몰린 등이 대표적입니다.

- 소아정신과에 관심을 가지신 동기가 있으십니까?

우선 제가 아이들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소아정신과의 불모지였기 때문에 선택한 이유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발달과정에 관심을 갖고 있었죠.

어린이의 두뇌는 5세 이전에 다 성장합니다. 그래서 유아기 때 조용하고 은은한 음악을 들려주고, 안아주는 스킨쉽이 아이의 정서에 매우 좋습니다. 음악을 태아 때부터 들려주면 더욱 좋습니다. 태아는 5개월 때부터 외부의 소리를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두뇌의 측두엽에는 듣는 영역과 언어 영역이 붙어 있기 때문에 좋은 음악을 많이 들려줄 수록 언어 능력이 향상됩니다. 두 영역은 매우 밀접한 상호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차후에 듣는 것이 사람에게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연구과제로 삼을 계획입니다. 성인이든 어린이든 음악을 들려주고 혈류를 측정해 대조군과 비교해 볼 생각입니다.

신체는 조화가 중요합니다. 조화가 깨지면 건강이 나빠지는 것이죠. 이는 음악에 있어서 하모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음악과 건강의 맥락이 같아지는 것입니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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