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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만큼 더 큰 치료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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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만큼 더 큰 치료가 있나요
  • 의약뉴스 박현봉 기자
  • 승인 2007.07.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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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신과전문의 이은
▲ 이은 전문의는 편집증 환자의 경우 관심을 가져주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매사를 의심하고,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대인관계에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속이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맺기 어려워하고 이러한 의심 때문에 일상적인 직업기능, 가정생활, 친구와의 대인관계조차도 힘들어하며 평생을 지낸다. 이런 경우를 일반적으로 편집증적 성격이라고 부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신과전문의 이은교수는 편집증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교수는 “편집증이란 용어는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며 “과거 정신의학적으로는 망상장애나 광범한 정신장애를 의미하는 용어로도 사용됐다”고 말했다.

편집증의 정의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정신병의 한 가지’이며 정신의학적으로는 망상장애의 옛말에 해당한다고 한다. 망상이란 ‘논리적 불합리나 모순된 증거에도 잘못된 믿음이나 지각이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흔한 망상의 종류로는 애정망상, 과대망상, 질투망상, 피해망상, 신체망상 등이 있다. 애정망상이란 어떤 사람이 자신과 사랑에 빠졌다고 믿는 망상이다. 흔히 망상 속 주인공과 연락하려고 전화를 걸거나 선물이나 편지를 보내고 스토킹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과대망상이란 아직 남들은 모르지만 자신이 위대한 재능을 가졌거나 위대한 사람인데 아직 숨겨져 있는 사람이라고 믿거나 자신이 유명하고 실력 있는 사람과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믿는다. 때로는 종교망상과 혼합돼 자신이 하느님의 메신저나 예수라고 여기기도 한다.

질투망상은 자신의 배우자나 연인이 자신을 속이고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믿는 망상이다. 이러한 망상에 걸린 사람은 정당한 이유가 없거나 그럴만한 이유라고 보기에는 매우 사소한 옷에 묻은 얼룩과 같은 근거들로 의심한다.

피해망상은 자신이 음모에 빠져있거나 속임수에 걸려들었다고 믿는다. 또 감시를 당하거나 쫓긴다고 믿는다. 또 누군가 자신의 음식물에 독극물을 탔거나 자신을 뒤에서 헐뜯고, 자신의 목적을 방해하고 있다고 믿는다.

신체망상은 신체 일부의 기능이나 감각에 관한 망상을 뜻한다. 몸에서 악취가 나거나 피부에 벌레가 있다고 맏는다. 또 에이즈에 걸렸거나 장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이러한 망상만 있는 경우는 망상장애라고 하지만 망상 외에 어떠한 증상이 동반되는가, 얼마나 지속하는가, 인격 전반에 영향을 주는가에 따라 다른 정신질환을 진단하기도 한다.

더불어 이교수는 “사람들이 보통 외골수, 집착이 강한 성격을 ‘편집증적이다’고 표현하지만 이는 ‘의심’이라는 편집증의 모습 중 하나이지 ‘편집증적 인격장애’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망상에 기억력 장애가 동반된 경우는 망상장애보다는 치매를 의심한다”며 “치매에 걸리면 망상을 비롯한 정신병적 증상이 흔히 동반돼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우울증이나 조울증이 심해진 경우에도 망상이 자주 동반되는데 이 경우 망상은 우울한 기분이나 평소보다 고양된 기분과 같은 기분 증상이 선행된 다음 생긴다고 한다.

망상과 환각은 알코올과 본드, 필로폰을 비롯한 뇌에 영향을 주는 물질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또 망상과 환각이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사회적, 직업적 기능의 심각한 손상이 있고, 여러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었을 경우에는 정신분열병을 진단할 수 있다.

이교수는 “이처럼 편집증의 치료는 원인이 되는 질병이 무엇이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상담한 후 어떠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치료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편집증상이 있는 사람을 고립시키거나 외면할 경우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이교수는 “자신이 피해를 당할까봐 방어하려는 것이므로 따뜻한 관심은 치료에 더 효과를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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