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5-07-21 12:43 (월)
연세의료원 파업, 노조 직접 선출 동인
상태바
연세의료원 파업, 노조 직접 선출 동인
  • 의약뉴스 박현봉 기자
  • 승인 2007.07.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열한 경쟁...과도한 업무 불만 표출
연세의료원 노조가 20년만의 파업을 진행하면서 이에 대한 분석이 여러 가지로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출발점은 현 노조 집행부가 이전 집행부와 달리 직접선거로 뽑혀 구성된 직선 노조라는 것이다.

직선노조는 다른 직선조직과 마찬가지로 유권자들인 조합원들의 요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난 2005년 연세의료원 노조 최초로 직선제로 선출된 현 연세의료원 노조는 출범 이후 간접선거였던 이전 노조에 비해 강성을 보여 왔다.

연세의료원은 지난해도 파업직전까지 갔다가 겨우 협상타결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교섭과정에서 노사는 서로에게 깊은 불신을 가지게 됐다. 그 불신이 남아 있다가 올해 마침내 파업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노조의 주장은 그동안 의료원 발전에 기여한 만큼의 대우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파업에 돌입하면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최근 5년간 새 병원 개원 준비와 JCI 인증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아무대가 없이 2배, 3배로 일을 하며 의료원발전을 위해 헌신을 다해 왔다”고 밝혔다.

JCI 인증은 국제표준의료기관인증으로 미국 평가기관이 평가를 진행한다. 우리나라 최초로 연세의료원이 인증 받았다.

노조는 또 “매년 새병원 건립까지는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면 보상해주겠다던 의료원이 검증되지 않은 다면평가를 통해 인사상 불이익이 있는 경고, 주의 등을 주며 배신감에 치를 떨게 했다”며 분노를 나타냈다.

인력부족으로 화장실도 제대로 못가고 끼니도 거르며 근무해 방광염과 위장병에 걸리고, 불규칙한 야간근무로 조산, 유산하기 일쑤인 근무환경을 5년 이상 참고 일해 왔다는 것이다.

연세의료원이 이처럼 무리를 무릅쓰고 최근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바탕에는 국내 보건의료계의 과도한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

삼성의료원과 현대아산병원 등 재벌계 의료기관이 첨단 장비와 우수한 의료진, 높은 서비스 만족도를 앞세우며 국내의료계를 석권한지는 오래됐다.

더구나 국립암센터가 최첨단 장비를 도입 완료했고 국립의료원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새로 개편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국립대병원들은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되면서 진료기능이 더 강조될 예정이다. 지역국립대병원에는 지역암센터와 국립한방병원 등 정책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의원급들도 고가의 첨단진단 장비를 도입하고 있다. MRI가 OECD최고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 속에서 연세의료원도 더 이상 과거의 명성과 역사에 머무를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진행된 최근의 과감한 투자로 노조의 요구에 응할 수 있는 재원이 부족하다는 것이 의료원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의료원이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나 내용이 부족해 노조가 마침내 파업을 단행하게 된 것이다.

연세의료원 노조는 강성으로 알려진 민주노총 산하의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아닌 한국노총산하의 전국의료산업조합연맹 소속으로 온건한 경향의 노조였다.

연세의료원 노사가 대립을 격화시키면 노조가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로 상위단체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연세의료원 노조가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에 가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이미 노조원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연세의료원 사태는 직선 노조의 특성과 의료계의 치열한 경쟁이 가져오는 결과를 예측하고 분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