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의 단점은 선거에서 공격의 빌미가 된다.
대한약사회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도 한 두가지 씩의 이런저런 약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후보들은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알리는데 힘을 쏟는다.
반면 상대 약점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기도 한다. 후보가 갖고 있는 단점이 사실이라면 흑색선전과는 거리가 멀다. 정확한 정보를 유권자에게 전달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갖고 있는 아킬레스 건이 어떤 것인지 살펴봤다.
기호 1번을 받은 권태정후보는 투쟁적인 회무스타일과 그에 못지않은 ‘과격’한 행동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공격을 받으면 그 이상의 반격을 한다. 룡천성금 횡령의혹을 제기한 김자호약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김약사는 권후보의 항고에도 불구하고 검찰에서 무혐의처분을 받았다.
또 서울시약 상임이사회에서 권태정 후보를 대약후보로 추대한 것을 두고 선관위가 경고한 것에 대해 “인정상 할 수 있는 일을 두고 너무한 조치라며 거칠게 반발했다. 작은일에는 소홀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여기에다 서울약사학술제라는 큰 행사를 치루면서 오전에만 행사장에 있다가 지역으로 내려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청계천 걷기대회를 진행하면서는 ‘그래미와 함께하는’ 이라는 광고성 머리말을 붙이고도 지원을 얻지 못해 밀어붙이기부터 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술에 관한 일화도 빼놓을 수 없다.
몇 토막 전설같은 이야기는 수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상대후보 측을 통해 간간히 흘러나온다. 모두 권후보를 흠짓내기 위한 전략이다.
전영구후보는 ‘신뢰성 결여’가 큰 단점이다. 개인적으로 지키지 못하는 약속을 쉽게 받아들여 결국 불신을 받는 것도 문제지만 자신의 경력을 부풀리는 것도 문제다.
국민겅강보험공단 송파지사에서 불과 수 개월간 홍보대사를 위촉받았으면서도 전임 이성재이사장과 함께 임기를 마쳤고 이전 이사장과 임기 내내 건강보험에 대해 깊은 논의를 했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마디로 좀 허풍이 있다는 평가다.
참모의 부족은 그가 선거운동을 본격화하면서 계속 지적되고 있는 사항이다. 누구보다 먼저 선거운동을 본격화했으면서도 이슈를 선점하지도 주도하지도 못하고 있다.
수족같이 부릴 수 있는 핵심 참모와 이들의 현실감각과 정책력의 부재, 조직력의 미흡 등은 전영구 후보의 태생적 한계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3년간의 회무 공백도 큰 짐이다. 3년전 후보단일화 합의도 부메랑이 되고 있다. 차기를 약속받고 그동안의 선거운동비용에다 추가로 보상받았다는 소문이 계속 돌고 있다.
이것이 ‘구태 선거’, ‘야합 선거’라는 비난의 빌미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과의 밀착 강조’도 그에게는 손익계산이 쉽지 않은 문제다. 유력한 정치세력을 등에 업고 약권을 회복하겠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약사회 선거에 정치 세력을 개입시킨다는 것과 한나라당이 일부 약사들에게 ‘의사당’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문제다.
기호 3번 원희목 후보는 ‘분업왜곡 책임’이 가장 먼저 지적되는 상황이다. 의약분업 협상시 주사제를 분업에서 제외시키고 성분명 처방 도입에 부정적이었다는 것이다. 원후보는 그 문제로 6년 전 전영구 후보에게 서울시약사회 선거에서 패배하는 결과를 맛봐야 했다는 것.
‘지나친 신중론’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원후보는 “상황과 여건이 무르익어야 한다”는 것을 회무의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과 여건’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것에 있어서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입'은 있지만 행동하지 못하는 소심함이 문제라는 것.
정부와 다른 단체가 이해해주고 배려해주기만을 바란다는 것이다. 이 문제로 권태정후보와 종종 갈등을 빚기도 했다. ‘건강 진단서’를 공개하는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건강문제는 원후보를 항상 따라 다니는 우려의 한 부분임은 틀림없다.
또 하나는 밀실정치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다. 문제를 공개적으로 드러내 놓고 공론화 하기보다는 소위 '민초약사'들은 알 필요가 없다는 독단과 아집이 여전하다. 서울대 엘리트 주의도 그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똑똑함을 무기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아예 거론조차 할 수 없도록 하는 분위기는 그가 과연 보스의 자질이 있느냐 하는 것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많은 사람들은 원희목 후보는 보스는 아니고 참모라고 평가하고 있다. 참모로써는 그런대로 역할을 하지만 단체장으로는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는 것.
이제 판단은 유권자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후보들의 이런 저런 단점을 어떻게 평가할지 두고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