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에 사용되는 호르몬 치료제 아리미덱스(아스트라제네카)와 허셉틴(로슈)를 병용 사용할 경우, 호르몬 단독 치료보다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터키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유럽암학회(ESMO)에서 이스라엘 체임 쉐바 메디컬 센터의 벨라 코프먼(Bella Kaufman) 박사에 의해 발표됐다.
TAnDEM으로 명명된 이번 연구에서 폐경 여성 중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면서 HER2-양성 유방암 환자에게 아리미덱스와 허셉틴을 병용 투여한 결과, 무진행 생존율 중간값이 기존 2.4개월에서 2배에 달하는 4.8개월까지 늘었다. 반응률 역시 20.3%로 기존의 6.8%에 비해 높았다.
이번 연구는 2001년부터 환자 등록이 시작됐으며, 20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전세계 22개국 77개 센터에서 아리미덱스(1일 1mg)와 허셉틴(1주일 2mg/kg)을 병용 투여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측은 폐경 여성 유방암 환자의 1/4을 차지하는 매우 공격적인 성향의 암이면서 재발 가능성이 높은 HER2-양성 환자들에 대해 두 약물을 병행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번 학회에서는 초기 유방암 환자들의 재발률을 낮추는데 있어 아리미덱스의 효과에 대한 내용도 처음으로 소개됐다.
연구결과, 폐경 여성 중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가 타목시펜이 아닌 아리미덱스로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유방암 재발률을 26%나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21개국 381개 암센터에서 9,36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ATAC(Arimidex, Tamoxifen, Alone or in Combination) 연구의 68개월 동안의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ATAC 연구 그룹의 존 호튼(Joan Houghton) 박사는 “유방암의 재발을 막는 것이 아리미덱스 사용의 최우선 목적”이라며 “암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면 암으로 인한 사망 우려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튼 박사는 또 “ATAC 연구에서 타목시펜 관련 재발은 반 이상이 수술 후 첫 두달 반 동안 일어났다”면서 “초기 유방암 환자에게 타목시펜의 효과가 아예 없지는 않지만 초기에 아리미덱스를 사용할 경우 초기 재발을 가장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MD 엔더슨 암센터 연구원이자 ATAC 행정위원회 의장인 아만 부즈다(Aman Buzdar) 박사는 “타목시펜으로 치료를 시작하면 예방 가능한 재발이나 심각한 부작용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아리미덱스에 관한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통해 유방암 환자에게 더 효과적이고 강력한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