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을 가까이에서 접하고 싶어 산을 찾았고 자연히 그 아름다움을 오래 간직하기 위해 사진을 찍게 됐습니다.”
현재 경기도 광명시에서 푸른약국을 경영하고 있으며 10년이란 시간을 사진과 함께 해 온 장승철 약사의 말이다.
그냥 사진 찍는 게 즐거워서 사진을 찍는다는 장약사의 사진철학이 가슴에 와 닿는다. 그는 즐겁게 사진을 찍듯이 그렇게 즐거운 삶을 산다. 흔히 사람에게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다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답지 않은 사람’이 있다.
‘~다운 사람’은 세상의 가치에 적극적인 편이고, ‘~답지 않은 사람’은 세상의 평가에 무심하고 엉뚱하다.
장 약사는 후자에 속한다.
도무지 약사라는 직업하고는 무관해 보이는 수더분한 외모, 거기에다 취미로 사진을 즐기는 멋쟁이와는 거리가 더 멀어 보인다. 한 없이 편안해 보이는 김 약사에게는 치열한 약국경쟁과 계속되는 손님상대에 지친 기색조차 보이지 않는다.
비결은 바로 일주일 중 딱 한번의 휴일이 찾아오면 어김없이 카메라를 둘러메고 산으로 향하는 사진과 함께하는 자연교감 때문이다. 사진의 대가이지만 변변한 사진이론이나 철학을 펴지도 않는다.
“해 사진이요? 부지런해서 찍는 거예요. 이 사진이야말로 부지런하지 못하면 못 찍잖아요. 대부분 업무가 끝나는 토요일 밤에 출발하면 지리산 같은 데에는 새벽 4시 정도에 도착하는데, 일찍 도착하면 별사진도 찍고요.”
이런 그가 사진에 애착을 갖기 시작한 것은 광명시 사진작가협회 원로회원들과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지난 97년 4월에는 약사 사진 동호회인 ‘April photo'을 창단했고, 현재 회장을 엮임 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20여명이나 되는 많은 회원이 활동했으나 의약분업으로 인해 지금은 7명의 회원들뿐이지만 매 년 전시회를 개최하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산을 좋아하는 장 약사는 산을 오르면서 자연스레 해 뜨는 순간의 매력에 점차 빠져들기 시작해 산 사진을 10년 이상 찍게 됐다고 한다. 날마다 뜨는 해지만 찍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고 말하는 장승철 약사.
“참 이상해요. 사진을 찍는 건 기계인데도 내 마음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요.” 그는 다른 이에겐 보이지 않는 세밀한 차이를 감지하고 그것을 즐기는 듯 하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긴다는 칭찬을 들을 때 사진에 대한 애착과 욕심이 생깁니다”
그렇게 순수하게 사진을 즐기는 그가 요즘 외도를 한다. 건강식품연구회 참여하고 있다. 연구회 참여도 사진을 즐기는 것과 비슷하다.
앞으로의 거창한 계획도, 이루고 싶은 큰 욕심도 없는 그. 그러나 세상사는 게 늘 즐거운 사람. 아침이 되면 해가 뜨고 저녁이 되면 해가 지듯 그의 삶 자체가 그렇게 꾸밈없는 순수함이다.
그는 ‘약사답게’라기보다는 그냥 인간답게 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