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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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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
  • 승인 2006.08.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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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독성연구원 식의약품위해성팀 이효민 팀장

“공무원조직은 일반 벤처들처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부서는 지양(止揚)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면서 더욱 더 나은 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는 모습이 진정 국민들이 원하는 공무원상 아닐까요.”

국민보건정책을 발전시키는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공무원 생활을 해왔다는 국립독성연구원 위해성평가연구부 식의약품위해성팀 이효민 팀장은, 이처럼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공무원조직의 모든 일에 있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공무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우리 식약청 공무원들은 특히 더 서로의 말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협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직원들은 물론, 다른 부서와의 유기적인 대화를 통해 좀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고 이를 정책에 반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지난 1997년 식약청 독성연구원 보건연구관으로 입문, 올해로 공무원 생활 10년차를 맞은 이효민 팀장이 맡고 있는 식의약품위해성팀은, 식·의약품에 대한 유해물질의 위해성을 평가하는 부서로, 현재는 식품에 대한 위해성평가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현재 이 팀장을 비롯해 6명의 식구들이 이곳에서 한가족을 이루고 있다. 

최근의 벤젠음료 사태를 비롯해, 지난해 납 김치파동 등에 대한 ‘의미 해석’ 등이 이곳 식의약품위해성팀의 작품(?)이다.

이 팀장은 덕성여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보건대학원(보건학) 석사과정을 거쳐, 다시 덕성여대 대학원 약학과(독성학)에서 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이 팀장은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콘스롤센터에서 위해평가를 담당하다 독성연구원 내 위해평가 관련 부서가 처음 생기면서 이곳 독성연구원(위해성평가과)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곳 식의약품위해성팀 팀장을 맡은 건 지난해 3월부터.

“KIST 등에서 위해평가라는 학문을 공부해오면서 오로지 제 생각은 이 학문을 써먹지 못한다면, 다시 말해 정책에 반영시키지 못한다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래서 이 부문이 효율적으로 쓰여 지기 위해서라도 독성연구원(식약청) 같은 관리감독 기관에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처럼 이 팀장이 독성연구원에서 근무하게 된 건, 자신이 공부하고 배운 학문을 좀 더 발전시키고 현실화하고 싶은 욕심(?)이 계기가 됐다.

“우리들이 위해평가했던 결과가 최근 들어 실제 정책결정하는데 핵심적으로 쓰여 지고 있는데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곳을 지원할 때 가졌던 생각이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면 뿌듯하기도 하고 좀 더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곤 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제가 위해평가를 공부할 당시까지만 해도 이 부문은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분야였어요. 제약사 개발부와 학술부에서 2년간 근무하면서 처음 이 분야에 대해 알게 됐고, 무작정 연세대 권순표 교수님을 찾아가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공부에 맛을 들이고부터는 그 좋던(?) 남자친구보다 공부가 훨씬 좋던 걸요.(하하하) 선배들의, 리서치의 매력을 맛 본 사람은 그것을 놓을 수 없다는 말을 실감했었죠.”

이처럼 새로운 사실에 대해 알아내고, 이를 세미나 등을 통해 공유하는 것이 좋다는 이 팀장은, 앞으로 후배들이 연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앞으로 욕심이 있다면 후배들이 위해평가를 연구하는데 있어 그 기반을 닦아주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현재 약사법 등 관련 법규는 많지만, 아직까지 세부지침은 자의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많거든요. 어떤 담당자가 일을 맡더라도 보편타당한 결론이 나올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들고 이를 명문화하는데 집중할 생각입니다.”

이 팀장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올바른 리더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위해평가라는 부문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이의 필요성을 알고 계셨던 분이 위에 계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그분들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아직까지 국내 위해평가 수준은 말할 필요도 없었겠죠. 이러한 사례가 리더의 시대를 앞서가는 안목이 그만큼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이 팀장은 한 가정의 엄마로서, 아이들이 평생 잘 할 수 있고, 남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 뭔가 알려줄 수 있는 멘토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도록 가르치고 있어요. 또 어떤 경우에도 진실 되게 임하라는 생각을 심어주고 있고요. 자신을 속이는 것은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잖아요.”

이날 인터뷰 내내 자신을 운(運)이 좋은 사람이라고 표현한 이 팀장은, 사실 그 운을 만들고 준비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세상 사람들이 얘기하는 행운이라는 것도, 사실 준비된 자의 몫이듯, 이 팀장은 항상 자신의 위치와 앞으로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이다. 

아직도 조금은 낯선 학문인 위해평가를 공부하고, 현재는 위해평가 부문 최고 전문가 중 하나로 인정받게 된 것도,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앞서 갈 수 있는 부문이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했기에 가능했을 터이기 때문이다.

이 팀장의 행운(?)이 국민보건 안전과 독성연구원의 발전에 기여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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