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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남성 민족주의 영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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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남성 민족주의 영화인가
  • 의약뉴스
  • 승인 2006.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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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측은 북에 제공해오던 인도적 지원을 정치적 이유로 중단했다. 북은 이산가족상봉을 중단한다고 19일 발표했다.

일본은 북의 미사일발사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남의 독도수역조사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에서 자신들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수십년째 대립하고 있다.

새삼스럽지도 않은 한반도상황이지만 최근 일본의 자세는 전에 없이 강경해 우려스럽다. 당연히 한반도의 반일감정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얼마전 개봉한 영화 ‘한반도’는 반일 영화로서 ‘의외의’ 선전을 하고 있다.

‘한반도’는 2주 연속 예매순위 정상을 달리고 있다. 영화전문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의 20일 집계에 따르면 '한반도'는 37.8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예매율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장맛비에도 주말 동안 120만명의 관객을 모았고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2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한일 양국의 불편한 관계를 기본 토대로 깔고 있는 이 영화는 민족주의와 실리주의노선의 갈등과 대립을 그리고 있다.

강우석 감독의 대작 ‘한반도’는 이른바 팩션영화(faction film)라고 할 수 있다. 을사조약이라는 역사적 사실(fact)과 국새 위조라는 드라마적 허구(fiction)를 절묘하게 결합하여 한일합방이라는 통한의 역사를 재조명해보자는 것이다.

이 영화는 민족주의를 소재로 하고 있다. 그러나 반일을 부추길 뿐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없다.

대한제국의 정통성은 이미 부정됐고 지금은 공화국이다. 국가체제가 바뀌면 그 이전의 것은 부정당한다. 대한제국을 인정하면 그 시대의 질서를 모두 인정해야하고 식민의 질서까지도 인정해야한다.

또 헐리우드 영화처럼 대통령을 영웅화하는 어설픈 흉내는 우리의 사회정서와도 맞지않다. 우리에게 대통령은 오랜기간 독재자였고 부패의 상징이었다. 탈독재시대에도 독선은 여전히 대통령의 이미지였다.

민중의 힘으로 민족을 바로세우려는 노력은 무시당했고 이 영화도 옛 패망제국의 옥새에 나라와 민족의 명운을 걸고 있다.

민족 구성원의 절반이자 봉건과 식민지배 최대의 피해자였던 여성의 비중이 거의 없는 것은 이 영화가 얼마나 남성주의영화인지를 알게 한다,. 

현재 시점에서는 티켓을 끊은 다방 아가씨가 유일하고, 과거 시점에서는 명성황후를 비롯한 무수한 궁녀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저 들러리들일뿐 적극적 역할은 없다. 반일남성민족주의가 ‘돈’되는 소재일 수는 있어도 올비른 문화성과는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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