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울산의대 교수들과 학생, 전공의들이 정부와 국회를 향해 지금 당장 의대 정원 증원 절차를 중지해야한다고 호소했다.
울산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 사직 전공의, 의대생들은 18일 서울아산병원 정문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의대증원 방관하면 총장들도 부역자다 ▲계획 없는 계엄 선포, 근거 없는 의대 증원 ▲고집불통 윤석열식 의대 증원 중지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든 30여명의 교수, 전공의, 의대생들은 정부와 국회가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요구했다.

울산의대 비대위는 호소문을 통해 “지난 2월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의 2000명 의대 증원 발표는 의사들에게는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와 같았다”며 “이러한 의료농단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성공할 뻔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표 2025학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불법이자 원천 무효”라며 “내란수괴 윤석열이 탄핵됐지만 교육부 이주호 장관과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아무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이들도 처음부터 윤석열과 동일한 입장이었다는 걸 의미하며, 공범으로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비대위는 각 의대가 증원된 인원을 가르칠 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대부분의 의대에서 증원된 신입생을 가르칠 여건이 준비되지 않았다. 국가 경제 위기를 고려하면 내년 이후에도 어렵다”며 “대규모 휴학으로 늘어날 내년도 의예과 1학년생 상황을 고려하면 선발 인원을 대폭 줄이거나 선발하지 않는 게 올바른 결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고등교육법상 사전예고제를 위반하지 않으려면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은 3058명이 돼야 한다”며 “내년부터 올해 휴학한 24학번까지 최소한 기존 정원의 2배나 되는 학생들을 향후 6년간 함께 교육해야하는 초유의 상황이 닥쳐온다. 이들이 전공의 수련을 받을 향후 10년까지도 비정상적인 교육과 수련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대로 2025학년도 입시가 마무리되면 2026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은 0명이 돼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의대 입시 선발 절차를 멈춘 후 총장과 의대 학장, 교수들과 논의해 대학별 감원 선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 이 장관, 조 장관, 박민수 차관은 지금이 윤석열이 일으킨 의료대란의 공범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마지막 기회임을 알고 행동하라”며 “의대 교수들은 당신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피켓시위에 참석한 교수들도 “의료계엄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시위에 참석한 한 교수는 “비상계엄은 3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의료계엄은 지난 2월부터 10개월 동안 유지 중”이라며 “국민 여러분이 비상계엄을 무너뜨렸듯이 지난 2월부터 이어진 의료계엄도 물리쳐 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교수는 “비상계엄과 탄핵 과정에서 우리나라 국정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우리 의료의 미래는 의학교육 정상화 없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전국의대비상대책위원회 최창민 위원장은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절차를 중단하려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는 ‘다 뽑았는데 어떻게 하느나’는 논리 하나로 버티고 있는 게 전부”라며 “신입생이 선발되면 내년에는 파국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교육부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의대 선진화를 위한 총장 협의회를 내세웠는데, 정원 규모를 1500명으로 줄인 것도 총장들을 내세워서 한 것이고, 휴학도 마찬가지”라며 “총장 협의회에 지속적으로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결국 교육부가 뭔가 지침을 내리지 않는 이상 의대 정원을 줄이는 건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