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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하며 닮는다' 건보공단 이중플레이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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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하며 닮는다' 건보공단 이중플레이 눈총
  • 의약뉴스 박현봉 기자
  • 승인 2006.07.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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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가 독립성 훼손한다며 일산병원 개입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 대한 ‘독립성 훼손’이 문제가 되고 있다. 공단이 지나치게 병원 전반에 간섭하기 때문이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산하기관장 임명절차와 추천위구성문제로 독립성 훼손에 대한 비판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복지부 산하 기관인 건보공단은 지난달로 이성재 전 이사장이 퇴임하고 난 뒤 아직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후임 이사장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복지부와 공단간의 이견과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이사장 추천위의 과반수를 요구했다가 사회적 비판으로 철회하고 범 복지부 인사가 추천위 비 민간위원으로 구성될 때까지 운영규정 승인을 미루는 등의 행태를 보여 비판을 받아 왔다.

더구나 공단 노사교섭에서 사측은 “복지부의 규제로 제시할 카드가 없다”고 할 정도로 "경영에 개입하는 정도가 심하다" 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래서 공단 구성원과 시민사회단체는 건보공단을 비롯한 복지부 산하기관의 독립성과 전문성 보장을 요구하며 복지부를 강력하게 비판해 왔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건보공단도 산하기관인 일산병원에 대해 그 이상의 개입을 하고 있다는데 있다. 일산병원은 공단이 보험재정으로 보험수가의 적정성 파악과 모델병원의 필요성 때문에 만든 병원이다.

하지만 아직 법인독립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현직 공단 1급이 관리부원장으로 파견돼 있을 정도로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현 상태의 일산병원은 공단 내의 의료사업본부형태인 것이다.

법인독립은 독립성 확보의 기초다. 법인이 독립되지 않아 일산병원장이 계약상에 책임경영을 보장받고도 경영을 간섭할 수 있는 공단 현직간부가 파견돼도 마땅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상태다. 초대 관리부원장은 공모로 임명했고 2대 관리부원장은 공단 퇴직자였다.

이번 3대 관리부원장은 공단 현직간부가 임명돼 그 전보다 개입의 강도가 더욱 세졌다. 이로 인해 병원경영전문성 부재에 대해 일산병원 노조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또한 지난해 일산병원에 대한 감사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자 “일산병원이 잘못한 것이 있으니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 아니냐”며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지적 얼마 후에 있었던 감사에서는 이를 의식해 다소 달라진 감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 비추어 이제는 일산병원이 공단과의 독립적인 관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산병원 노조 관계자는 7일 “이미 노사교섭을 통해 임금협상을 벌써 끝냈는데도 공단 이사회에서 이를 제대로 다루지 않아 지난 3일에야  승인을 받았다” 고 흥분했다.

이는 공단 노사교섭에서 사측이 복지부의 규제로 결정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고 밝힌 경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해결해야 할 심각한 독립경영의 과제가 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일산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처럼 독립적인 위상을 가져야한다” 며 “공단의  업무로 상당한 인력이 야근을 해야 할 정도로 업무량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복지부 산하기관의 독립성을 요구해온 건보공단이 새로운 이사장 체제에서는 어떤 입장을 가질지 두고볼 일이다. 하지만 일산병원같은 대규모 기관이 법인독립조차 보장받고 있지 못한 것은 그 ‘독립성’의 기준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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