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5-07-19 06:01 (토)
“전공의ㆍ의대생, 보호보다 함께 싸워야”
상태바
“전공의ㆍ의대생, 보호보다 함께 싸워야”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7.01 05: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성존 전공의...“의대 정원 증원, 빨리가 아니라 잘 해결해야”

[의약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사직한 전공의들이 기성세대 의사들에게 함께 싸워달라고 당부했다.

의대 정원 증원 사태는 빨리 해결하는 것 보다 잘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으로, 이를 위해서는 자신들을 보호하기보다 함께 싸워야 한다는 주무이다. 

서울아산병원 한성존 전공의는 6월 3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서울특별시의사회 학술대회에서 ‘전공의 입장에서 본 의대증원의 문제점’이라는 발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 서울아산병원 한성존 전공의가 6월 30일 서울특별시의사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서울아산병원 한성존 전공의가 6월 30일 서울특별시의사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그는 먼저 “정부는 전공의가 복귀하지 못하게 교사, 방조하는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서 조치하겠다고 초반부터 발표했다”며 “전공의를 무더기 고발하려고 대비 중이고, 전공의 5000명에게 처분통지를 하겠다고 하니 전공의 입장에서는 더욱 숨고, 피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이 고강도 조사를 받았는데, 전공의 사직은 누가 선동하거나 사주한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결국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며 “대통령실에서는 2000명 계획에서 물러설 수 없고, 강경한 대응을 유지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20년 9.4 의ㆍ정합의에서 정부는 의대 정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겠다고 합의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협조한 의료기관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코로나19를 지원했던 공공병원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9.4 의ㆍ정합의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면서 복지부를 신뢰할 수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복지부, 정부 기관의 신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이상 협의에 나서는 건 의미가 없다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그는 현재 전공의들이 전문가이자, 피교육자,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로서의 책임만 강조당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전공의 특별법이 통과됐다고 하지만, 과거부터 있었던 과중한 업무량은 여전하고, 실질적인 교육시간이 없다”며 “타 직군과의 갈등은 물론, 업무분장에도 문제가 있고, 연구와 진로탐색을 위한 시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최근 선고되는 의료사고 판례들도 전공의들에게 큰 부담이라고 짚었다. 

실례로 지난해 3월 산부인과 분만 중 과다출혈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10억 618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같은해 7월에는 산부인과 뇌성마비 신생아 분만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12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여기에 더해 장폐색 환자의 보존적치료 결정에 대한 과실치상 형사소송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고, 응급환자의 대동맥 박리를 진단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과실치상 형사소송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특히 한 전공의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이후에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의 전공의 지원율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아청소년과는 2014년만 하더라도 인기과였고, 비수도권에선 100% 충원율을 보일 정도였지만 지금은 전공의 지원율이 급격히 떨어졌다”며 “과도한 배상과 의료진에 대한 보고가 없으니 젊은 의사들은 본인을 보호할 수 없는 의료환경에 몸을 맡기기 무서워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번 사태에서 전공의와 학생들이 보호받아야 한다”며 “의대 증원 같은 의료현안이 정치적 이슈로 소모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동료 후배들이 진료과를 선택할 때 본인의 희망과 적성만 고려하고, 그 외 다른 이유로 망설이지 않길 바란다”면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의사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사회”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선배 의사들을 향해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비록 보잘것없어 보이실 수도 있겠지만 모든 걸 걸고 병원을 나왔다”며 “전공의들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마음은 감사하지만, 일방적인 의료정책 추진에 있어 지식인으로서, 의사로서 무엇을 해야하는 지를 중심에 두고 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전공의, 의대생을 지켜주기보단 함께 싸워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며 “싸움의 방식이라는 것이 집단 휴진일 수 있고, 지원일 수도 있겠지만, 어떤 형태든 침묵하지만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1년 뒤에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언제 돌아갈지 기약이 없는 상황에서 임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가 빨리 해결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