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임현택 회장이 무기한 휴진을 예고한 27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의협이 아직까지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무작정 던져 놓고 주워 담지도 못하고 있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임현택)는 24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오는 27일부터 휴진을 시작하는 연세의대 교수들을 지지하고 존중한다면서 “모든 직역 의사들이 각자의 준비를 마치는 대로 휴진 투쟁에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7일 무기한 휴진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이후의 투쟁은 29일 올특위 2차 회의의 결정대로 진행하겠다”면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의협 채동영 홍보이사겸부대변인은 무기한 휴진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답변하기 어렵지만,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각 직역이 준비되는 대로 동참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처럼 의협 집행부가 무기한 휴진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이유는 시도의사회 등 의협 내부 반발에 더해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까지 휴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특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2일 첫 회의에서 27일 무기한 휴진이 안건으로 상정돼 브리핑에서도 이에 대한 문구를 넣으려 했으나 위원들이 동의하지 않아 무산됐다.
이와 관련, 한 의료계 관계자는 “현재 의협의 행보를 보면 지난 총궐기대회와 휴진 투쟁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며 “과연 로드맵이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도 “27일 무기한 휴진을 던져놓고 주워 담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고, 현재까지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시도의사회 등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데, 휴진은 충분한 토의 끝에 결정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일부 시도의사회장들은 의협 집행부가 보다 원활한 소통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완벽한 로드맵을 통해 투쟁과 협상에 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의협 집행부가 앞으로는 명확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적극적인 의견수렴과 내부 소통으로 회원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집행부로 새롭게 태어남으로써 의료계가 진정 단일대오로 뭉칠 수 있도록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의협이 투쟁의 동력을 모으지 못하고 않는 사이, 개원가에서 새로운 투쟁 방식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조병욱 대의원(경기도)은 최근 SNS를 통해 선배 의사와 사직 전공의 간 1대 1 교류를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 ‘Mento-Menti Matching Program(MMMP)’에 참여할 의사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조 대의원이 인천시의사회 총무이사로 재임 당시 도입한 선후배 의사 매칭 교류 프로그램으로, 금전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의업에 종사하는 선ㆍ후배 간 오프라인 만남을 통해 의료현안부터 인생사까지 교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조병욱 대의원은 “전쟁에 참여하는 모두가 전투병인 것은 아니다"면서 "지난 1차 휴진 14.9%는 선배들의 의지를 보여주긴 했으나 전투에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강력한 전투병인 사직 전공의와 학생들이 앞서 나가 있으니, 선배 의사들은 그들이 지치지 않게, 외롭지 않게 보급을 해줘야 한다”고 프로그램의 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