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대전협 박단 비대위원장의 비판에 의협 임현택 회장이 불쾌감을 드러내며 ‘전공의 문제에서 손을 떼고 싶다’는 심경을 드러냈다.
지난 13일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와 연석회의를 진행한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와의 대화 창구를 의협으로 단일화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정부에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연석회의 이후, 브리핑에 나선 의협 최안나 총무이사겸대변인은 “다만 투쟁에 나서기 전, 정부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에 대해선 입장을 다시 정리하겠다”며 “전공의들이 제시해 온 7대 요구안도 중요하지만, 다시 정리하고 있으며, 정리되는 대로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단 위원장은 기존의 요구안에서 변함이 없다면서 의협의 주장을 일축했다.
박 위원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현택 회장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가”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뭘 자꾸 본인이 중심이라는 것인지, 벌써 6월 중순"이라며 "임 회장은 이제 말이 아니라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나아가 “여전히 전공의와 학생만 앞세우고 있지 않나"라며 "단일 대화 창구? 통일된 요구안? 임 회장과 합의한 적 없다”고 의협의 주장을 반박했다.
여기에 더해 “범의료계 대책 위원회에 가지 않을 것이고, 대전협의 요구안은 변함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위원장의 비판에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이 불쾌감을 드러냈다.

의료계에 따르면 임 회장은 지난 13일 지인들과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박 위원장의 비판을 다룬 기사를 공유했다. 해당 단톡방은 2020년 의사 국가시험 피해자들과 임현택 회장이 대화하는 채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단톡방에서 임 회장은 “의협이 전공의 문제 더 이상 신경끄고 손 뗄까요”라며 “그거 바란다면 의협도 더 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달 2일부터 시작한 ‘긴급을 요하는 전공의 생계 및 법률 지원 사업’을 거론하며 “대의원회 설득하고 보건복지부에서 시빈 건 것도 무시하면서 의협 직원들하고 일일이 작업하고, 해당 업무를 맡은 이사는 의협에서 밤낮없이 살다시피 했다”며 “죽어라고 지원해줬더니 고맙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컴플레인만 가득”이라고 토로했다.
또 “왜 내가 내 몸 버려가며 이 짓 하고 있나 싶다”며 “원하지 않으면 의협은 정부와의 대화, 투쟁 전부 대전협에 맡기고 손 떼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집행부와 의협 전공의 문제 전면 불개입 진지하게 논의하겠다”며 “원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푸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 회장은 대전협의 투쟁기금에 대해 “지난 2000년과 2020년 선배들이 걷어준 성금은 어디에 있고 규모가 어떤지 대전협에 물어보라”며 “이번에도 의협이 개입하는 거 원치 않는다면서 4억원 달라고 공문을 보냈더라. 쌓아 놓은 돈은 어디에 두고,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전공의 문제에 나서지 않겠다는 임 회장의 발언에 대해 의협은 “협회는 전체 전공의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적극 해명했다.
의협 채동영 홍보이사겸부대변인은 기자와 통화에서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전체 전공의에 대해 한 이야기가 아니다는 것”이라며 “전공의들은 협회의 회원이기 때문에 따로 가지 않을 것이고, 전공의를 보호하고 그들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박단 위원장에 대한 불만 표출과정에서 생긴 오해”라며 “대다수 전공의들은 당연히 임현택 회장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존중하고 있으며, 임 회장 역시 전체 전공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내용에 대해서는 “약간의 오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협회의 입장은 요구안을 들어주면 전공의들이 복귀한다는 게 아니라, 투쟁에 대해 정부가 요구안을 들어주면 재논의를 해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해가 있었던 부분이고 전공의들이 전혀 화를 낼 문제가 아니다”며 “박단 위원장과의 소통에 있어 예상과 다른 부분이 있지만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