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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교육학회 윤보영 “대한민국 의료, 우수한 인력 갈아 넣어 버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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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교육학회 윤보영 “대한민국 의료, 우수한 인력 갈아 넣어 버틴 것”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4.11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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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A TV 출연...“의료대란으로 땜질식 의료정책 민낯 드러나”

[의약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으로 야기된 의료대란 사태로 우리나라 의료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그동안 우수한 인력을 갈아 넣어 버텨 왔는데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한국의학교육학회 윤보영 총무이사는 최근 KMA TV ‘뉴스 브리핑’에 출연, 이같이 밝혔다.

▲ 윤보영 총무이사.(KMA TV 뉴스 브리핑 화면 캡쳐)
▲ 윤보영 총무이사.(KMA TV 뉴스 브리핑 화면 캡쳐)

윤 이사는 “이번 사태로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민낯뿐만 아니라, 의료시스템의 총체적 문제가 드러났다”며 “그동안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우수한 인력을 갈아 넣어 버티고 있었지만, 미래를 준비하기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도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의 능력과 시간을 갈아 넣어 유지하고 있는데, 더 많은 의사와 간호사를 양성해 지금보다 더 가혹한 경쟁을 하게 만들면 결국 모두 피폐하게 만들 것”이라며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이해관계자들이 만나 논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윤 이사는 강의실 조금 더 만들고, 해외에서 카데바를 수입하는 방식으로는 미래 세대를 치료할 의사를 제대로 양성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의대 정원 증원 사태에서 강의실 평수를 늘리거나 더 많이 만들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는데, 의학교육을 하는 입장에선 이해하기 어렵다”며 “현대 의학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보다 근거있는 지식을 찾고, 이를 어떻게 활용해 환자에게 적용하는지를 가르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리더십이나 전문직업성에 대한 교육이 굉장히 중요해졌는데, 이런 교육들은 강의보단 소그룹학습, 실습 등을 통해 이뤄진다”면서 “의대 교수 역할도 강의를 잘하기보단, 토의를 촉진하거나 학생들의 멘토 역할이 필요하며, 이상적인 의학교육을 위해선 학생 1명당 교수 2~3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부분 의대 교수들은 진료에 내몰리고 연구로 승진압박을 받고 있어 교육은 뒷전인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2000명이 증원되면 의학교육 상황은 생각만 해도 처참하다”고 토로했다.

윤 이사는 의대 정원 증원을 통해 현재 의료계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를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정부는 낙수효과를 말하고 있는데, 단순히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의대생들이 사회가 원하는 방향의 의사가 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와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입학을 어떻게 할 것인가부터 진료 교육, 졸업 후 보상과 유인까지 촘촘하게 짜여진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지금처럼 의료진의 헌신으로 의료를 지탱할 거싱 아니라 사회에 필요한 인재가 있다면 정당한 보상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보상체계와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의사로 사는 것이 보람되고, 사생활이 희생되지 않으면서 환자를 잘 돌볼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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