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고향쪽으로 돌린다는 수구초심의 고사성어가 꿩에게도 적용되는 것 같다. 미물인 꿩에게도 이런 면이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꿩털을 줍기 위해 여러달 헤맨 결과 내린 결론이다.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곳, 하지만 양지바른 곳에서 꿩은 일생을 마친다 . 이런 곳이 있을까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있다. 야산의 3-4부 능선에는 묘지가 많다. 후손이 번창한 곳은 묘지가 그럴듯하다. 잔듸도 정돈되고 묘지석도 우람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오랜 세월이 지난 묘지는 원형의 형태만 있을 뿐 관리가 되지 않아 허물어 지거나 묘지 정상 부분에 아카시아 나무 등 잡목이 우거져 있다.
묘지가 있는 곳이니 양지가 바르고, 관리가 안되고 있으니 사람의 접근이 어려울 만큼 나무들이 무성하다.이런 곳이 꿩이 일생을 마치는 장소다.태어나기도 이 곳에서 태어났을 것이다. 자기가 태어난 곳에서 죽는 꿩의 일생! 참으로 멋지지 않는가.
꿩은 죽고 꿩털을 남긴다 . 나는 지난 2-3 월 사이에 온전한 꿩털을 수 십개 주웠다. 아마도 3-4마리의 꿩이 무연고 묘지에서 죽은 것 같다.
이제는 주변 지형을 척 보면 꿩털이 어디 있는지 턱하니 짐작이 간다. 심마니가 산삼이 있는 곳을 어림짐작하는 것 처럼 말이다.
내년에도 꿩털을 줍고 심봤다!!하고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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