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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진입 꽉 막힌 폐암의 날, 텝메코 재도전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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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진입 꽉 막힌 폐암의 날, 텝메코 재도전에 관심 집중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3.11.17 0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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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후 좋지 않은 MET 변이 환자에서 객관적 반응률 50% 상회
13개 의료기관 약사위원회 통과...글로벌 가이드라인도 MET-TKI 우선 권고

[의약뉴스] 최근 폐암 치료제의 급여 적용 사례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한 차례 급여 진입에 실패했던 텝메코(성분명 테포티닙, 머크)가 급여 재도전을 선언, 귀추가 주목된다.

오늘은 미국흉부외과의사회가 폐암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제정한 세계 폐암의 날(11월 17일)이다.

세계 폐암의 날이 처음 제저된 1990년대에는 전이성 폐암에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었고, 조기 진단도 쉽지 않았다.

▲ 최근 폐암 치료제의 급여 진입 사례가 급감한 가운데 텝메코가 재도전을 선언, 귀추가 주목된다.
▲ 최근 폐암 치료제의 급여 진입 사례가 급감한 가운데 텝메코가 재도전을 선언,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 아스트라제네카)를 시작으로 효과적인 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폐암의 치료 성적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여전히 다양한 암종 가운데 사망원인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지만, EGFR이나 ALK 등 표적치료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가 존재하는 유전자 변이 양성 환자는 장기 생존도 기대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표적 유전자 변이가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면역항암제들이 일부 환자에서 장기 생존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새로운 치료제들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 접근성을 제고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폐암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을 만큼 신약의 급여 진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EGFR과 ALK, ROS1 등에 이어 RET, KRAS G12C, EGFR Exon20 삽입변이, MET Exon14 결손(Skipping) 등 표적치료의 대상이 확대됐지만, 대부분의 신약들이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한 채 정체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최근 한 차례 급여 진입에 실패한 MET Exon14 결손 표적치료제 텝메코가 재도전을 선언, 막힌 혈을 뚫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텝메코는 지난 2021년 11월 MET Exon14 결손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제로 허가를 받아 지난해(2022년) 10월 출시됐다.

출시 당시 MET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최대 규모의 임상을 통해 임상적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MET Exon14 결손 등 MET 변이는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4% 에서 나타나는 희귀한 변이로, 공격적인 특징이 있다.

실제로 MET 변이 환자의 88%는 한 군데 이상의 전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다른 변이에 비해 예후도 좋지 않아서 MET 변이 비소세포폐암 4기 환자의 경우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이 6.7개월에 불과하다.  

이전까지 MET 변이 환자들은 항체를 활용한 표적치료 혹은 면역치료를 받아왔으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이 가운데 텝메코는 전세계 6700명 이상의 환자를 스크리닝, 이 가운데 MET Exon14 결손이 확인된 313명을 등록해 진행한 VISION 연구(Cohort A+C)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

VISION 연구에 따르면, MET 변이 환자에서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혹은 면역항암제 단독,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 모두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이 30%를 넘지 못했고,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도 5개월을 밑돌았다. 

반면, 텝메코의 객관적반응률은 51.4%, 반응지속기간(Duration of Respnse, DoR) 중앙값은 18개월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이러한 결과는 조직 생검이나 액체 생검 등 검사 방법이나 치료 차수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안전성 프로파일 역시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됐다. 

나아가 1차 치료에서는 더욱 뛰어난 성적표를 보였다. 조직생검으로 진단받은 1차 치료환자에서 객관적반응률이 58.6%,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46.4개월에 달했던 것.  

인종별로도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 대상 하위분석에서 지속적이고 강력한 효능을 재확인했다.

지난 9월 2023년 세계폐암학회 학술대회(World Conference on Lung Cancer)에서 발표된 VISION 연구의 아시아인 대상 하위분석에서 한국인 20명을 포함해 아시아인 106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텝메코의 객관적반응률은 56.6%,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18.5개월로 VISION 연구와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임상적 효과 역시 MET 엑손 14 결손 확인 방법에 관계없이 나타났으며, 기침이나 호흡 곤란ㆍ흉통에 대한 삶의 질이 안정화되면서 동양인에게서도 관리가능한 수준의 안전성이 확인됐다.

같은 현장에서 발표된 K-Master임상 2상에서도 텝메코의 객관적반응률은 60%, 질병조절율(Disease Control Rate, DCR)은 100%로 집계됐다. 

이 연구에는 한국인 고형암 환자 중 표준치료 이후 MET 변이가 확인된 21명의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참여했다.

이 같은 결과를 근거로 현재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는 MET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텝메코를 포함한 MET-TKI를 우선 권고하고 있다. 

유럽종양학회(ESMO)는 2023년 가이드라인에서 MET Exon14 결손 비소세포폐암 치료 옵션 중 텝메코를 면역항암제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미국 국립종합암센터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MET Exon14 결손 비소세포폐암  1차 혹은 후속 치료 옵션으로 텝메코를 우선 권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20년 3월, 혁신의약품에 대한 신속허가 트랙인 ‘사키가케 패스트 트랙’을 통해 MET 변이 치료제 중 전세계 최초로 텝메코를 허가한 바 있다. 

사키가케 패스트 트랙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일본에 빠르게 도입하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으로, 분명한 효과를 입증한 치료제에 대해 허가 소요 기간을 단축해주는 제도다.  

텝메코는 현재 A8 국가 중 6개 국가(미국ㆍ영국ㆍ일본ㆍ스위스ㆍ독일ㆍ이탈리아)와 일본, 대만 등에서 급여를 인정받고 있으며, 호주ㆍ영국ㆍ스코틀랜드 등 의료기술평가(HTA) 국가에서는 급여를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출시 후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국립암센터, 건양대병원, 고신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본원 및 강남),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주요 13개 의료기관의 약사위원회(Drug Committee, DC)를 통과했다.

다만, 한 차례 급여 진입에 실패, 현재 재도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상위 교수는 “MET 변이 자체가 희귀하기 때문에 3상 연구를 진행하기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텝메코는300명이 넘는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인종, 치료 차수, 생검 방식과 관계없이 우수한 임상적 효과를 확인했다”며 “특히 1차 치료 시에 더 좋은 효과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비용 문제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3~4차 이상에서 아주 적은 수의 환자들만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주요 대학병원의 DC를 통과했다는 것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그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기존의 치료만으로 임상적 효과가 충분하지 않아 치료 사각지대에 방치되었던 MET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이 꼭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임상의와 환자, 보호자 모두 간절하게 원하고 있는 만큼, 정책 당국의 빠른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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