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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률 높은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접근성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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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률 높은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접근성 개선해야"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09.14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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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병원 박경화 교수...정부 "급여화 노력 중이지만 재정 고려해야"

[의약뉴스] 예후가 좋지 않고, 사망률이 높은 삼중음성유방암과 관련, 환자의 삶을 위해서라도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고려대 안암병원 종양내과 박경화 교수는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삼중음성 유방암의 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삼중음성유방암의 위험성과 치료 한계’라는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 박경화 교수.
▲ 박경화 교수.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의 암 질환 중 발생률 1위인 흔한 암으로, 이 중 삼중음성유방암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ER), 프로게스테론(PR),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2(HER2)에 대해 음성인 유방암이다.

특히 삼중음성유방암은 기존에 개발된 3가지 종류의 표적항암제를 모두 사용할 수 없어, 치료하기 어려우면서도 사망률이 높은 암이다.

다른 유방암과 달리 30대 이하 여성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것 역시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방암 발생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1990년 이후 전세계 유방암 발생률은 매년 1.44%씩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는 평균 1.6배씩 늘어나고 있다.

삼중음성유방암은 국내 유방암 환자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나며, 다른 아형의 유방암보다 젊은 환자에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삼중음성유방암 진단 단시 중위 연령은 54세로, 40세 미만의 여성은 60~69세 여성보다 삼중음성유방암을 진단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

박 교수는 “삼중음성유방암은 젊은 환자에게 발생할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 모든 질병 단계에서 유방암 중 예후가 좋지 않은 아형”이라며 “임상 양상이 공격적이고 사용할 수 있는 표적 요법이 거의 없어 사망하는 환자가 많은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중음성유방암은 유방암 중에서도 빠르게 재발하는 경향이 있는데 1~3기의 조기 환자 2명 중 1명은 재발을 경험하고, 50% 이상의 환자가 첫 3~5년 이내 재발을 경험하며, 다른 유방암 아형 대비 내장 기관 전이 비율도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교수는 치료 옵션이 제한돼 있지만, 최근 들어 화학요법의 치료효과를 개선한 치료제가 도입되고 있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면역관문억제제인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MSD)와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로슈), PARP 억제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 아스트라제네카), 항체약물접합체(ADC) 트로델비(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 길리어드) 등이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치료 등에 사용되고 있다.

박 교수는 “전이성 유방암은 생존기간을 연장하면서 독성을 최소화한 치료법이 전 세계적으로 선호되는데, 삼중음성유방암 치료는 잦은 내성 및 낮은 반응률 등의 한계가 있는 화학요법에 의지해왔다”며 “최근 면역항암제, PARP 억제제, ADC치료제 등 기존 표준치료의 한계를 개선한 새로운 치료옵션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종합암네트워크의 유방암 진료 가이드라인, 유럽종양학회의 전이성 유방암 진료 가이드라인 등 해외 주요 가이드라인에선 삼중음성유방암치료에 있어 새로운 치료제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박경화 교수는 “해외 주요 가이드라인은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에 새로운 치료제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치료제가 비급여로 사용되고 있어 환자들의 부담이 크다”며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생존 혜택을 입증한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부는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의 치료제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는 사실에는 동감하면서도, 재정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 정부는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의 치료제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는 사실에는 동감하면서도, 재정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의 치료제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는 사실에는 동감하면서도, 재정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신약등재부 김국희 부장은 “모든 약이 환자들에게 절실하겠지만 희귀질환 치료제와 항암제는 좀 더 신속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정부도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급여화 속도나 급여율은 많이 미흡한 상황으로,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안전성, 유효성 평가를 마치면, 심평원의 검토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협상을 단축하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현재 시범사업은 2개 약재를 대상으로 하는 미미한 사업이지만, 굉장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김 부장은 "국가재정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상도 못하는 약값을 보면 좌절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고민은 약이 등재되려면 효과가 좋아야 하는데, 항암제나 희귀질환제가 점점 맞춤형에, 유전자 타입으로 좁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임상시험 환자군이 적고, 장기적인 팔로우업이 안 되는, 생존 연장 효과 등이 입증되지 않은 미성숙한 상태에서 약이 허가되고 등재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효과에 대한 불확실이 크고, 좋은 효과는 기대할 수 있겠으나 최종적인 결과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사후에 적절히 입증하고 적절히 재평가하는 방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오창현 과장은 “건강보험에서 약제비로 22조원 정도를 사용하고 있는데, 전체 진료비는 100조원 정도니, 22~23%를 약제비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라며 “중증이고 희귀한 질환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이나 감기와 같은 단순 질환에도 보험재정을 사용해야해서, 우선순위가 필요하고, 합리성, 객관성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정부나 그랬지만 지금 정부도 고가의 중증의 신약에 대한 급여 확대는 국정과제로 두고 있다”며 “심사기간을 줄이는 것도 있고, 자료 제출을 줄여서 환자들에게 빠른 시기에 약이 등재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급여 우선순위는 질환이 위중한지 여부, 대체약제의 존재, 생존 연장 효과가 우월한 지, 건보재정을 얼마나 추가적으로 사용하는지와 제약사의 재정분담 등 5가지로 판단한다”며 “삼중음성유방암의 경우는 질환의 중증도, 대체약제, 생존율 등의 지표가 좋기 때문에 위원회 평가과정에서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급여화 결정의 몫은 정부와 건보공단, 심평원, 제약사, 위원회의 몫으로, 이를 충분히 고려하고, 제약사와 논의해서 환자들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취지를 살리면서 추진하겠다”며 “각자 노력을 더해서 합리적인 안을 찾고, 좋은 결과가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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