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정부가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을 수능에서도 다루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약학대학 입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이른바 '쉬운 수능'으로 최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의과대학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주호 장관은 19일, 당정협의회에서 “앞으로 공정한 수능이 되도록 공교육 과정 내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를 배제하고, 적정 난이도가 확보되도록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교육부 수장으로서 모든 가능한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 현장에서는 수능이 변별력을 갖추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입시전문가 A씨는 “정부가 사교육 부담을 완화하면서 변별력은 그대로 가져간다고 말했다”며 “그런데 이 기조가 수능이 쉬워지는 건지, 어려워지는 건지 알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기조가 오히려 의대 쏠림 현상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공교육 내로 출제 범위를 제한하면 최상위권 학생의 변별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의대에 도전하는 학생들을 양산할 수 있다는 것.
입시전문가 B씨는 “그동안 수능에는 최상위권 학생을 골라내기 위한 문제가 10% 정도를 차지했다”며 “그러나 정부의 발표처럼 공교육 범위 내로 출제 범위를 제한하면 최상위권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최상위권 학생들에 대한 변별력이 떨어지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지역의대ㆍ약대와 수도권 의대ㆍ약대의 점수 차이가 크지 않아 오히려 재수생과 반수생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도 신입생을 맞이해야 할 약대 교수들도 의대 편중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상위권의 변별력이 떨어진다면, 약대에 입학한 뒤에도 다시 의대에 도전하기 위해 수능에 응시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다.
약대 교수 C씨는 “수능이 공교육 범위 안에서 출제되고 난이도 조절이 실패한다면 최상위권 학생의 의대 쏠림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약대 입시 과정에서 후순위 대기번호를 받은 학생들이 입학할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입학 후 한 학기만 수강하고 의대 입시를 준비하려는 학생이 늘어날 수 있다”며 “수능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고 생각해 오히려 약대를 이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단순히 수능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 큰 변화는 오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도 심각한 약대 이탈 후 의대 지망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