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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3-29 18:51 (금)
약사사회 “정부, 안전상비약과 화상투약기 중 선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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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사회 “정부, 안전상비약과 화상투약기 중 선택해야”
  •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 승인 2022.06.23 0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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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외 판매 확대로 오남용 가능성 커져...“일반의약품도 복약지도 필요”
▲ 약사사회는 화상투약기 시범사업 승인으로 일반의약품이 시장에 지나치게 많이 풀리는 것을 우려했다.
▲ 안전상비약에 이어 화상투약기 시범사업으로 일반의약품의 오남용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약뉴스] 화상투약기 시범사업이 규제샌드박스를 통과하자 약사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편의점 안전상비약에 이어 화상투약기까지 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가 늘어나 오남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야시간대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화상투약기 시범사업을 승인했다면, 기존에 운영 중인 안전상비약 제도는 중단해야 한다는 것.

지난 20일, 화상투약기 시범사업이 규제샌드박스를 통과해 조만간 11개 약효군의 의약품이 화상투약기를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11개 약효군은 ▲해열ㆍ진통ㆍ소염제 ▲진경제 ▲안과용제 ▲항히스타민제 ▲진해거담제 ▲정장제 ▲하제 ▲제산제 ▲진토제 ▲화농성 질환용제 ▲진통ㆍ진양ㆍ수렴ㆍ소염제) 등으로, 사실상 대부분의 일반의약품이 약국 밖으로 빠져나가게 됐다는 지적이다.

약사 A씨는 “11개 약효군이라고 하면 사실상 시중에서 유통 중인 일반의약품 전부라고 봐야 한다”며 “편의점에 안전상비약이 나간 이후 더 많은 일반의약품이 약국 밖을 떠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약 배달 어플 등으로 의약품이 자꾸 약국 밖으로 나가는 모양새인데 화상투약기를 통해 일반약이 대규모로 나가서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이처럼 약국 외 일반의약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의약품 오남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약사 B씨는 “화상투약기와 안전상비약 판매 등으로 일반의약품을 너무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며 “의약품의 접근성이 늘어났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일반의약품은 전문의약품에 비해 비교적 부작용이 낮은 것이지 위험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의약품을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는 점은 변함없는데, 현 상황은 일반의약품을 너무 쉽게 생각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생길 것 같”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두통이나 소화 불량 등의 증상은 복합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며 “무작정 약을 먹고 보자는 식으로는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이를 잊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일부 약사들은 정부가 안전상비약과 화상투약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사 C씨는 “심야시간대 의약품 접근성 강화가 목적이라면 화상투약기와 편의점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며 “둘 다 유지된다면 한쪽은 있으나 마나한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의약품을 시장에 지나치게 많이 풀어선 안 된다”며 “필요한 곳에 약을 적절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해야 의약품 오남용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공심야약국까지 운영해 의약품 접근성을 늘리는데, 같은 정책이 3개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라며 “이는 정책적 낭비라 볼 수 있으니 중복된 것을 정리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정부는 무작정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기존 체제를 무너뜨리는 일이 정답이라 보는 것 같다”며 “조금 더 신중하게 의약품과 관련된 정책을 펴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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