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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연천봉- 들국화는 안개에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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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연천봉- 들국화는 안개에 쌓여
  • 의약뉴스 이순 기자
  • 승인 2021.10.04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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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보여도 너무 안보인다. 아래를 볼 수 없어 주변을 그야말로 비맞은 개처럼 서성이다 들국화를 만났다. 꽃과 잎에서 나는 향기를 맡으며 하필 이날을, 그만 용서하기로 했다.
▲ 안 보여도 너무 안보인다. 아래를 볼 수 없어 주변을 그야말로 비맞은 개처럼 서성이다 들국화를 만났다. 꽃과 잎에서 나는 향기를 맡으며 하필 이날을, 그만 용서하기로 했다.
▲ 산밤이 대개 그렇듯이 크지 않고 작다. 비를 맞으며 밤을 몇 개 주워 본다. 추억은 역주행이다.
▲ 산밤이 대개 그렇듯이 크지 않고 작다. 비를 맞으며 밤을 몇 개 주워 본다. 추억은 역주행이다.

비가 오고 있다.

종일 그렇다.

바람도 분다.

하필 오늘이 그날이다.

연천봉은 안개에 쌓였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다.

들국화 향기는 가득한데

아래를 볼 수 없으니,

떠나는 발걸음 무겁다.

경치가 좋다는 삼불봉 계곡을 스친다.

안 보여도 이렇게 안 보일 수가 있나.

사진으로 봤던 그 모습을 상상해 본다.

고독한 등반가는 역방향으로 치고 올라간다.

뒷모습을 보기도 전에 우산은 찢어졌다.

바람이 몹시 차다.

하산을 서두른다.

남매탑에 와서야 겨우 한숨 돌린다.

상수리, 도토리가 지천이다.

감탄을 연발하다 녀석은 제쳐둔다.

공주 산밤을 줍기도 바쁘다.

동학사에 오니 비가 좀 그쳤다.

쭉쭉 뻗은 능선으로 위안 삼는다.

그러 저나 계룡산 정기는 받았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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