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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협상 나선 공급자단체들 '인건비ㆍ유형별 특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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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협상 나선 공급자단체들 '인건비ㆍ유형별 특성' 강조
  • 의약뉴스 신승헌 기자
  • 승인 2021.05.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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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12일 약사회ㆍ병협ㆍ치협과 차례로 만나
공단 측 “밴드 잘 받아내도록 노력하겠다”

2022년도 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 계약(수가 계약)을 위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 간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건보공단은 12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스마트워크센터에서 대한약사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차례대로 만나 수가협상단 상견례 겸 1차 협상을 진행했다.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은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단장)를 비롯해 김남훈 급여보장 선임실장, 박종헌 빅데이터운영실장, 윤유경 수가계약부장으로 꾸려졌다.

대한약사회는 박인춘 상근부회장(단장)을 필두로 김대진 정책이사, 유옥하 보험이사, 오인석 보험이사로 협상단을 구성했다.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은 송재찬 상근부회장(단장), 유인상 보험위원장, 박진식 부위원장, 이영구 부위원장으로 진영을 갖췄다. 이날 이영구 부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마경화 상근보험부회장(단장), 강호덕 보험이사, 김성훈 보험이사, 김수진 보험위원이 치과 유형을 대표해 협상에 나선다.

전례에 비춰보면 보험자와 의약단체 양쪽이 첫 날부터 협상카드를 모두 꺼내놓지는 않는다. 하지만 1차 협상에서 양측이 내놓은 기조는 큰 틀에서 보면 협상이 끝날 때까지 유지된다.

▲ 건보공단과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
▲ 건보공단과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

첫 번째 수가협상테이블에 앉은 공급자단체 3곳이 강조한 내용은 크게 두 갈래로 요약된다.

하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유행이 1년 이상 이어지면서 의료이용량이 줄었지만 오히려 인건비는 늘어난 만큼, 이를 충분히 반영한 수가계약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각 유형별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협상 및 계약이 절실하다는 요구다.

병원협회 송재찬 협상단장은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별도로 채용한 인력으로 인한 비용이 굉장히 늘었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수가계약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 앞으로 감염관리 등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송 단장은 지난해 다른 유형들의 건강보험 급여비가 줄어든 것에 비해 병원은 1.2% 증가한 것과 관련해 “(협상에서)유리한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검사와 환자 치료, 선별진료소 및 국민안심병원 운영 등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해야만 하는 활동에 대한 수가가 포함됐기 때문에 보험급여비가 증가한 것까지 진료비 증가로 계산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송 단장은 병원들의 회계자료를 파악한 바로는 급여 외 진료수입(건강검진, 비급여 등)은 상당히 줄었고,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은 상당히 늘어 경영 사정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재차 강조했다.

▲ 건보공단과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
▲ 건보공단과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

약사회 박인춘 단장은 “(처방건수와 조제건수에 모든 게 달려있는)약국의 경우 다른 유형에 비해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약국 방문횟수는 엄청나게 줄어든 대신 장기처방이 크게 늘어 결과적으로 조제료는 감소하면서 건강보험 약제비만 증가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박 단장은 약국의 경우 유형별 특성에 따른 문제뿐만 아니라 인건비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음을 피력했다. 장기처방이 집중되다 보니 정해진 시간에 많은 걸 해결하려면 인력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약국의 이러한 상황을 이번 수가협상에 반영해줘야 한다고 했다.

치과협회 마경화 단장은 “각 유형별 특징을 반영하는 협상을 하라는 게 유형별 협상을 하는 취지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그동안을 보면 사실상 유형별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순위를 매겨 줄을 세우는 방식으로 매년 계약을 한 거 같아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마 단장은 “치과 유형의 경우 보장성 확대가 이뤄지면 진료비가 짧은 시간에 많이 늘어나는 특성이 있는데, 이로 인해 그동안 협상에서 큰 불이익을 받았다”고 했다.

급여화가 이뤄지면 그만큼 비급여 영역이 줄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 급여 진료비가 증가한 부분에만 포커스가 집중돼 수가협상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 건보공단과 대한치과의사협회 수가협상단.
▲ 건보공단과 대한치과의사협회 수가협상단.

공급자단체들의 이 같은 목소리를 들은 건보공단 이상일 단장은 “가입자들에게 (의약단체의)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헌신적 노력과 의료이용량 감소 상황, 그리고 보건의료 인프라를 장기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서 밴드를 잘 받아낼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밝혔다.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은 6개 의약단체로 대표되는 공급자단체와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로 대표되는 보험가입자 사이를 오가는 양면(兩面)협상가의 위치에 있다. 건보 재정운영위원회는 ‘밴딩’으로도 불리는 건강보험 추가소요재정규모를 결정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다만, 이 단장은 “다른 한편으로는 건강보험재정이나 전체 경제상황 악화에 따른 가입자 납부능력 등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과거 그 어떤 협상보다 가입자와 공급자 사이에 간극이 커서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이상일 단장은 “협상과정에서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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