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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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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 의약뉴스 이순 기자
  • 승인 2021.04.02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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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앞서가고 있으나 몸이 따르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 소대장은 의식을 되찾고 있었다.

그렇다고 자신이 지금 어떤 상태이고 여기가 어디인지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었다.

그 이전에 무엇을 했고 왜 자기가 파도치는 해변가에 널부러져 있는지 그것을 알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이었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상태까지 오자 소대장은 더 지체하지 않고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러자 생각처럼 몸도 따라 움직였다. 눈을 뜨고자 마음먹은 대로 눈이 떠진 것이다. 소대장은 그것이 신기했다.

마음먹은 대로 몸이 움직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는 절실히 깨달았다. 그러지 못한 상황을 수시로 겪었기 때문에 그는 지금 이순간이 더없이 소중했다.

소중한 시간은 낭비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그는 우선 팔을 대고 일어서려는 행동 대신 손가락부터 움직였다.

손가락이 제대로 움직이고 주먹을 쥘 수 있다면 그 다음 행동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손가락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쫙 펴고 오므리고 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손을 다친 것도 아니다.

혹시나 해서 손을 들어 눈으로 확인했으나 양손 다 말짱했다. 피묻은 흔적도 없고 부러져서 뒤틀리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이것은 오래 사용하지 않아 굳어졌기 때문이다. 그가 이런 생각을 한 것을 팔을 실제로 부러뜨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눈이 펑펑 오는 날 운전을 하다 그만 단독사고를 내고 말았다. 차가 아름드리 가로수에 부딪쳤고 그 순간 그는 큰 사고 임을 직감했다.

밖에서는 연기가 피어올랐고 핸들을 잡았던 왼손에 묵직한 통증이 전해졌다. 다쳤다, 부러진 것이 확실하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확인하기 위해 실제로 다친 손을 들어 올리려고 했으나 어려웠다.

어려운 것은 극심한 통증 때문이기도 했다. 여러 차례 수술과 깁스를 오래도록 했다. 문제는 깁스를 풀 때였다.

한 달 정도 꼼짝 못하게 묶여 있던 손을 움직이는 것은 다칠 때 충격보다 더 심한 고통이었다.

팔을 풀기 위해 억지로 굽었던 것을 일자로 펼 때는 끔찍한 통증이 뒤따랐다. 이정도 가지고 진통제를 먹을 수는 없었다. 이미 수술 과정과 그 이후에 다량의 진통제나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았다.

그래서 왠만한 통증은 이겨내려고 했다. 이를 악물고 팔을 펴려는 사람과 대치했던 경험을 그는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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