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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선욱 간호사 산재인정이어 배상 판결이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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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선욱 간호사 산재인정이어 배상 판결이 갖는 의미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0.12.3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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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법원이 의미있는 판결 하나를 내놨다. 서울동부지법은 고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에 대해 병원측의 책임을 인정했다.

고 박 간호사는 서울아산병원에 근무하던 지난 2018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에 유족은 손해배상을 요구했고 서울아산병원은 유족에게 399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고 박 간호사는 목숨을 끊기전 신규간호사로 단 11주간의 프리셉터 교육을 받은 새내기로 아직 간호사로 숙련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박 간호사는 중환자실에 배정돼 홀로 2~3명의 간호를 담당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간호 업무외에 추가적으로 행정 업무에 시달렸다. 신참 간호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량 때문에 생전의 박 간호사는 업무 부담감과 중압감을 호소해왔다.

동료 간호사들은 박 간호사의 업무가 과중됐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숙련된 간호사도 급변하는 중환자실에서 환자 3명을 담당하는 것은 힘들고 여유가 없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짧은 교육 기간을 거친 신입 간호사가 이 업무를 담당한 것은 무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외국의 중환자실과 비교해도 고 박간호사의 업무가 얼마나 과중됐는지 증명되고 있다.

외국의 중환자실의 경우 특수파트로 경력 간호사를 주로 채용하고 불가피 하게 신규 간호사를 쓸때는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트레이닝을 시행한다는 것.

간호사 1명이 맡는 중환자수도 1명으로 제한된다고 한다. 법원은 이같은 종합적인 상황을 판단해 고 박간호사에 대해 병원측의 미흡한 교육과 감당하기 과중한 업무 부여에 대해 책임을 물었다.

근로자에 대한 보호 의무를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업무 부담을 개선하기 위해 관리ㆍ감독을 하지 않아 망인이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우울증세로 인하여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또는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간호업계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3월 산재 인정에 이어 병원측 과실을 인정한 것은 개인적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라는 것을 인정한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병원의 경직성과 위계 악습이 되풀이 되지 않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서울아산병원은 고인과 유가족에게 진정성이 담긴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 이것이 병원이 고인에 대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다. 제2, 제 3의 박 간호사가 나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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