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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중심 의료체계 핵심은 ‘자율’과 ‘책임’권용진 단장..."환자에 보다 많은 정보 제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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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9.06.14  1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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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도의 공급자 중심의 의료체계를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선 환자에 보다 많은 의료정보를 제공해야하고, 그와 동시에 소비자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한다는 지적이다.

▲ 권용진 단장.

서울대병원 권용진 공공의료사업단장은 14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국보건행정학회 전기 학술대회’에서 ‘소비자 중심으로의 의료체계변화’라는 발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지난 1989년 전국민 건강보험이 완성되고, 요양병원 강제 지정제, 정부주도형 수가계약제도 등이 마련되면서 정부 주도형 의료보장체계로 무게의 중심축이 기울어졌다. 또한 급속한 성장으로 인한 부작용도 상당한데, 3분 진료로 인한 미충족 영역과 이윤 극대화로 인한 상업화가 극도로 발달됐고, 적정진료에 대한 기준이 없어 자율규제마저 실패해 부작용에 시달리게 됐다는 것.

하지만 이젠 시대가 변화했다는 게 권 단장의 설명이다. 권 단장은 “정부주도형으로 제도를 이끌어왔기 때문에 전국민 건강보험 30년이라는 제도 발전을 이룩했지만, 지금은 정부주도형 제도 운영이 가장 큰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소비자가 정보를 접촉할 기회가 늘어났고, 이는 선택 기회의 확대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비용의식이 늘어나면서 정보요구 역시 증가, 판매자가 정보를 제공해야하는, 소비자 권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는 것.

또 만성 복합질환자가 늘어나면서 주치의가 한 명에서 여러 명으로, 의사 중심에서 다학제 케어 팀으로 환경변화도 이뤄졌다.

이에 권 단장은 미래 의료 체계 구축의 핵심 전략으로 ▲정부주도에서 국민참여로(거버넌스)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의료이용) ▲단선공급체계에서 다공급자네트워크로(통합제공네트워크) 바꿔나가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실천과제에서 먼저 거버넌스는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변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보다 활성화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위원장을 민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 단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보건의료발전계획 ▲주요 보건의료제도의 개선 ▲주요 보건의료정책 ▲보건의료와 관련되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그밖에 위원장이 심의에 부치는 사항 등에 대해 논의하는데, 좀 더 구체화해야한다”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현재 복지부 차관이 위원장을 맡는데, 이를 민간으로 돌리고, 공급자, 가입자에서 추천하는 부위원장을 각 1인씩으로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군구에 건강거버넌스를 좀 더 강하게 구축해야한다”며 “현재 보건소가 운영하는 위원회에 민간이 참여하고 있지만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업운영에 있어선 참여 기회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권 단장은 소비자들에게 비용 정보를 제공해 자기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동일성분, 동일효능 의약품에 대한 각격 선택권과 비급여 등급구분을 통한 시행어부 선택권을 강화해야한다는 것.

그는 “환자들이 자신들이 먹는 약의 가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동일성분 동일효능임에도 약값이 제각각인데, 이를 환자에게 알려주지 않고, 의사와 약사가 결정권을 갖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처방전에 의약품 가격 및 동일성분 동일효능 최저가 의약품 이름과 가격을 자동으로 표시하게 하고, 약국에 동일성분 동일효능 의약품 구비를 의무화해야한다”며 “이에 제네릭 의약품이 너무 많아서 안 된다고 의견이 있는데, 이는 제네릭 의약품 OEM 생산 방식을 금지하면 된다. OEM생산방식을 금지하면 제약사의 구조조정까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약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안되는 이유도 시정적 메카니즘이 없기 때문”이라며 “동일성분 동일효능 의약품에 대해선 환자가 선택권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급여의 선택권을 강화해 의사가 아닌 환자 스스로 비급여 행위를 받을지 결정·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세웠다.

이는 비급여의 구분과 함께 비용효과불분명시 빨간 비급여로, 재정여력미흡시 파란 비급여로 하는 등 알림 기능을 강화하고, 비급여 영수증은 따로 발행, 비급여 가격 사이트를 운영하는 방식 등을 제안했다.

권 단장은 “비급여가 결정되는 가장 큰 원인은 비용효과 부족 때문”이라며 “해당 행위가 재정여력 때문에 비급여가 됐는지, 비용효과성 부족 때문에 비급여인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권 단장은 의료인별 관리체계로 전환, 의료기관보다 의료인 선택을 유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자의 의료기관 및 의료인 선택의 기준은 유명한 병원이거나 방송출연한 의사 정도가 전부”라며 “어떤 의사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환자에게 없기 때문이다. 환자들의 선택을 바꾸러고 하기 전에 의료인에 대한 정보 제공을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형사구분해 의료소송패소 건수와 행정처분 이력 등 의사정보 제공 범위를 확대해야한다”며 “지불체계 역시 의료인별로 개선해야한다. 의사의 역량, 보조인력 기준, 시설장비 기준을 통해 수가 차별 없이 서비스를 인정하는 한편, 환자의 중증도별 행위를 가산하고 종별 가산을 폐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권용진 단장은 의뢰-회송 규제를 강화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환자들이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는데, 이를 규제하기란 어렵다는 게 권 단장의 설명이다.

그는 “상급종합병원에서 경증인 환자보고 돌아가라는 프레임이 맞다고 본다”며 “의뢰에 대한 규제는 환자 예약은 불가능하게 하고, 오직 의료기관만 상급종합병원으로 예약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의뢰시 정보제공을 필수로 하고, 회송시에는 반드시 진료를 하도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회송에 있어서 규제는 의사가 퇴원하라고 지시한 후에 계속 입원을 한다고 하면 100% 비급여로 하면 된다. 돈 많은 사람은 계속 입원을 하려고 할텐데, 그러면 전공의 주치의로 전환하면 퇴원하게 될 것”이라며 “회송률에 따라 기관별로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들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소비자 중심 보건의료체계 구축과 정보 제공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대한병원협회 서인석 보험이사는 “소비자 중심 보건의료체계는 가야할 방향이며 이에 따라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지 봐야 한다”며 “정부주도형 공급체계에 적응한 환자들이 소비자 중심 의료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 이사는 “죄수의 딜레마처럼 소비자와 공급자가 정보가 통제된 상황에서 각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움직인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런 정보 비대칭을 개선하면 건강보험제도 발전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기존에 공급자가 진료량을 늘리고 의료비 지출 증가를 만들었다고 말하는 것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생존을 위한 진료량 증가도 있지만 소비자 또한 더 좋은 검사 등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문화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행위량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고, 1·2·3차 모두 똑같은 수가체계로는 안 된다. 종별가산이 있긴 하지만 각 의료기관에 맞는 수가체계의 변화와 함께, 패러다임 전환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톨릭의대 신의철 교수는 “이전에는 정보의 불균형으로 정부가 대리인으로 나섰고, 소비자는 이를 수용했지만 최근 소비자의 수준을 보면 상황이 그렇지 않다”며 “우리나라에서 소비자 선택권을 가장 많이 침해하는 것은 소비자가 보험자를 선택할 수 없다는 것으로, 정부가 소비자를 무지하다고 생각하고 대리하는 것은 소비자에 대한 무시”라고

신 교수는 “이런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기 위해서는 보험체계에서 제도 확립이나 다보험제도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가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한 제도 확립 등 정부 역할이 필요하다. 소비자 선택과 정부 역할을 균형 있게 조정해야 소비자의 선택권 강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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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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