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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행동에 그녀는 웃음으로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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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행동에 그녀는 웃음으로 보답했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9.02.13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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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는 흰색의 상의와 베이지색 하의를 입고 나타났다. 환한 미소가 사람을 편하게 했다.

조금 늦게 내려온 그녀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신발은 편한 운동화로 갈아 신었다. 걸어야 할 시간이 많아지자 발목이 아팠던것이다.

트렁크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불룩한 배가 줄어들지 않았다. 차를 가지러 리처드가 지하로 내려간 사이 그녀는 로비 옆의 바를 겸한 커피숍에서 테이크아웃 커피와 간단히 요기하기 위해 샌드위치를 하나 샀다.

상대를 배려하는 그녀의 마음은 언제나 이랬다. 마음이 넓은 그녀를 세상의 누가 싫다고 하겠는가. 그것은 가식적이라기보다는 몸에 벤 습관 때문이었다.

호스피스 병동 생활을 하면서 그녀는 언제나 타인을 먼저 생각했다. 그것은 아주 자연 스러운 것이어서 자신에게 전혀부담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되레 그런 행동이 그녀를 기분좋게 하고 엔돌핀을 솟게 만들었다.

마치 칭찬 릴레이처럼 그것은 그녀의 온 몸으로 퍼져 나가 건강한 몸을 더욱 튼튼하게 했고 정신을 더욱 맑게 했다.

한 손에는 커피와 빵이 든 봉지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커다란 캐리어를 든 그녀의 모습은 보기에 좋았다.

특히 얼굴을 가릴 정도롤 잎이 넓은 모자와 곤색 바바리 코드, 그리고 흰 운동화는 그녀를 10년은 더 젊게 만들었다.

그리고 오늘은 엘에이로 떠나는 날이다. 시카고의 일정을 하루로 마친 것은 아쉬움이 있지만 이 정도로도 맛보기는 괜찮다는 것이 그녀의 판단이었고 리처드도 그런 생각이었다.

100층이 넘는 시워즈 타워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 때 그녀는 오금이 저렸던 것을 기억했다. 그때 리처드가 가볍게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아서 그녀는 비틀거리지 않고 제대로 서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전망대를 내려와 삼 십분 이상 기묘한 건축물을 보면서 걸었고 걷다가 지쳐 어느 인디언 식당에서 먹은 점심도 꿀맛 이었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빵 하는 소리와 함게 리처드의 차가 다가왔다. 그는 추운 날씨임에도 산뜻한 공기를 넣기 위해 오픈 기능이 있는 차의 뚜껑을 열었다.

선글라스를 쓰고 그는 한껏 폼을 내면서 그녀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했다. 그러다가 손에 무엇을 들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는 차 문을 열고 달려나왔다.

그리고 트렁크를 뒷자리에 싣고 손에 든 봉지를 들고 그녀가 탈 수 있도록 앞자리 문을 열어 주었다.

마치 상사를 대하는 하인처럼 그녀에게 깍듯한 모습을 보여준 리처드의 행동에 그녀는 웃음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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