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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윤한덕 센터장, 동료ㆍ가족 애도 속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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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윤한덕 센터장, 동료ㆍ가족 애도 속 영면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2.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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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MC에서 영결식...이국종 교수 “한국 응급의료 떠받친 아틀라스”

우리나라 응급의료현실을 개선하고자 평생을 노력한 故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영결식이 참석한 많은 이들의 슬픔 속에서 엄수됐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10일 연구동 9층 대강당에서 故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타장의 영결식을 엄수했다. 故윤 센터장의 영결식에는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의료원장,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 등 300여명의 동료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며 추모했다.

▲ 10일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 9층 대강당에선 故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故윤한덕 센터장은 설 연휴 근무 중이던 지난 4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사인은 관상동맥경화에 따른 급성심장사였으며, 의료원과 유족들은 과로에 따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故윤한덕 센터장의 영결식에서는 정기현 의료원장, 이국종 교수, 전남대 의과대학 허탁 교수 등이 고인에 대한 추모의 말을 전했다.

정기현 의료원장은 “아직 윤 센터장, 당신을 떠나보낼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응급환자가 제대로 치료받는 나라, 간단해 보이는 이 명제를 하나를 숙제로 당신이 해왔던 일들을 가늠할 수 없는 고민의 크기와 깊이를 세상은 미처 좇아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60년 된 낮은 건물, 네 평 남짓 집무실 안에서 쌓아온 당신의 시간을 우리는 미쳐 잡아주지 못했다”며 “부끄럽고 미안하고 윤 센터장을 잃은 지금 이순간이 한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온 국민이 보내는 존경과 애도의 마음이 전해져 천국의 길이 외롭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당신을 따라 응급의료현장을 지키겠다는 학생의 응원과 꿈도 생겼다”며 “이제 답답하고 힘들었던 마음을 내려놓고 하늘의 보금자리에서 우리를 지켜봐 달라. 당신이 닦아온 응급의료체계와 의료원 곳곳에 담겨진 당신의 흔적을 떠올리며 우리는 남은 숙제를 묵묵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국종 교수는 아주대병원에 배정돼 운행을 시작할 닥터헬기가 윤 센터장과 함께할 것이며, 타 기체와 혼동하지 않도록 기체 포면세 윤 센터장의 존함과 함께 콜 사인(Call sign)인 ‘Atlas’를 크게 박아 넣겠다고 약속했다.

이 교수는 윤 센터장을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준 프로메테우스의 형제인 아틀라스(Atlas)에 비유하며 “아틀라스가 지구의 서쪽 끝에서 손과 머리로 하늘을 떠받치면서 본인에게 형벌과도 같은 상황을 견디고 있는 덕분에 우리가 하늘 아래 살고 있듯 윤 센터장이 한국의 응급의료를 떠받쳐왔다”고 전했다.

▲ 영결식 이후 유족과 동료 의사들은 故윤 센터장의 위패와 영정사진과 함께, 중앙응급의료센터 집무실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이어 그는 “선생님은 20년간 의료계뿐 아니라 이 사회 전체의 가장 어렵고 가늠하기조차 불가능한 중과부적의 현실에 정면으로 부딪쳐 왔다”며 “응급의료의 현실이 견딜 수 없이 절망적임을 인지하면서도, 개선의 노력조차 무의미하다는 버려진 섹터를 짊어지고 끌고 나아가야만 한다는 실질적인 자신의 운명과, 그럼에도 이 방치된 섹터를 무의미한 채로 남겨놓을 수는 없다는 선생님의 정의를 추구하는 사명감을 화력으로 삼아 본인 스스로를 태워 산화시켰다”고 말했다.

이국종 교수는 “이제 육상근무의 시름은 잠시 접어 두고 그동안 시간이 없어 못 날리시던 무선조종 기체들을 조종하시면서 비행 감각을 유지하길 부탁드린다”며 “저희가 곧 비행해 올라가면 많이 바빠지실 거다. 창공에서 뵙도록 하겠다”고 추도사를 마무리했다.

과거 故윤한덕 센터장과 함께 수련을 받았던 전남대 의과대학 허탁 교수는 “힘들게 살다가 외롭게 죽어가는 것을 막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90년대 초중반 삼풍백화점과 같은 국가적인 재난사고가 한참 발생할 때 나와 윤 센터장은 응급의학전공의를 시작했다”며 “윤 센터장은 밤낮없이 환자를 보살폈고, 몇몇의 환자를 잘 치료하는 게 아닌, 잘 치료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특은지심이 윤한덕의 시작이었던 같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002년 6년간 응급실의 경험을 바탕으로 팀장이 되면서 독립투사처럼 살았다. 응급의료의 모든 정책과 수행은 윤 센터장의 몫이었다”며 “진보적이고 이상적인 계획은 늘 현장과 마찰을 빚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일관된 노력은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이번 설 연휴에 응급실과 관련해 특별한 사건사고가 없었다면 윤 센터장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년간 대한민국의 응급의료체계가 발전했다면 국가와 국민은 윤 센터장에 감사하고 그에게 국가유공자로 보답해야 한다”며 “윤 센터장이 젊은 날 공부하며 꿈을 키운 모교 교정에 그의 동상이 세워져서 후배들이 더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공부하고 국가와 사회에 헌신하는 것을 배우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 故윤 센터장의 시신이 운구되고 있다.

이날 영결식에 참석한 대한병원협회 임영진 회장은 기자와 만나 “故윤한덕 센터장의 열정과 헌신을 헛되지 않게끔 하는 것이 남은 이들의 숙제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지금 우리 의료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의사들이 최선을 다해 환자 진료에 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미흡한 부분들이 많고, 그로 인해 윤 센터장과 같은 안타까운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나도 신경외과 의사로, 40여년간 진료에 매진해오면서 중한 환자, 응급 환자를 많이 진료했다. 이젠 많은 변화가 있어야할 거 같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국민들, 환자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다. 제도적인 개선과 사회적인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의료인들에 대한 존중, 제도 변화, 기피 과에 대한 지원과 개선책들이 빨리 제안돼야겠다는 생각을 이번 기회에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협의 책임을 맡고 있는데,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올해를 맞이하고 있다”며 “의료계의 단결, 결집, 단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함께 머리를 맺대고 정부와 함께 여러 문제를 개선시켜나가는데 앞장서겠다는 각오를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유가족 대표로 추도사를 한 윤 센터장의 장남 형찬군은 “아버지가 가족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진 걸 알고 있었는데 이제는 진심으로 이해한다. ‘미안해할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영결식 이후, 유족과 동료 의사들은 윤 센터장의 위패, 영정사진과 함께 의료원을 한 바퀴 돌았고, 고인이 생전 몸 바쳐 일했던 중앙응급의료센터 집무실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장례절차를 마친 윤 센터장의 시신과 영정을 실은 영구차는 유족과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례식장을 떠났다. 윤 센터장의 어머니는 관을 붙잡고 오열했다.

윤 센터장의 시신은 서울시립승화원에 옮겨져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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