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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병든 노인들의 간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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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병든 노인들의 간호를 했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8.12.20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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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도 없는 미국으로 추방된 사장의 부인은 갖은 허드렛일로 생계를 유지했다.

한국에서는 유한부인으로 떵떵거리는 삶을 살았으나 하루아침에 거지꼴 신세로 전락한 부인은 한동안 자신의 처지를 알아내는데 고생을 했다.

왜, 갑자기 자신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도무지 알지 못했고 하늘이 원망스럽기만 했다. 세상은 언제나 자신 편이라고 자신만만했던 그녀는 이제 다른 사람 편이 된 세상을 저주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럴 시간조차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 사장 부인은 뉴욕 외곽의 어느 허름한 식당에서 온종일 설거지하는 일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아침 6시에 출근해서 저녁 8시에 퇴근하는 일이 매일 처럼 반복됐다. 그래서 겨우 한달을 먹고 살았다. 먹고 사는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 전에는 알지 못했던 그녀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은데 놀랐다.

일을 시작한 지 보름 만에 작고 보드랍던 손은 터지기 시작했으며 무릎은 연골이 나가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퇴근하면 화장은커녕 쓰러져 자기도 바빴다.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던 그녀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의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생전 처음으로 반성이라는 것을 해보기 시작했다. 제멋대로 살고 돈을 물 쓰듯 낭비해도 모두가 우러러봤던 사장 부인의 껍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그녀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자신이 할 일을 찾았다. 퇴근해서는 동네 자원봉사 센터를 찾아가 병원에 가지 못하는 병든 노인들의 간호를 했다.

그런 생활을 주일날도 빼놓지 않고 일 년 열두 달 했다. 주로 흑인들이 사는 곳에서 그녀는 착한 한국인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처음에 한두 번 하다가 그만두겠지 했던 자원봉사 담당자도 그녀의 열성에 놀라 주말에는 쉬라고 권할 정도였다.

담당자는 그녀의 봉사 정신을 주 정부에 알렸고 뉴욕주는 그녀에게 식당 대신 좀 더 좋은 일자리를 소개시켜 줬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는 식당의 주방이라고 일언 지하에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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