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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잘 치우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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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잘 치우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8.12.1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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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쓰레기 왕이 되고 싶었다. 쓰레기를 많이 생산하는 자가 아니라 쓰레기를 제일 잘 치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면 도전의식이 생기는 것이 그의 특기였다. 절대자가 금지한 스티로폼을 몰래 생산하는 공장을 세워 막대한 돈을 벌었던 그는 어느 순간 번 것을 모두 잃었다.

절대자가 보기에 가당찮은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빈털터리가 되어 숨어서 지낸 지난 8개월간을 뒤돌아봤다. 그도 스티로폼이 인류를 위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지구에 해로운 일을 한다는 자책감이 밀려들었으나 아무도 하지 않는 사업은 그에게 큰돈을 벌어다 줄 것이라는 유혹을 견디기 힘들었다.

독점사업은 예상한 대로 그에게 돈다발을 안겼다. 그러나 대 놓고 할 수 없어 남들 몰래 공장을 돌렸고 자랑스럽게 자신의 사업을 이야기할 수 없었다.

그런 가운데 이 사업이 얼마나 지속될지도 예측 할 수 없는 지점에 이르자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다. 그러나 끊임없는 확장을 원하던 부인과 그에 맞장구치는 신문사 기자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부인은 자신의 사치를 위해 더 많은 돈이 필요했고 기자는 불법을 확인한 후 그를 미끼로 수시로 돈을 챙겼다. 기자가 보기에 이 사업은 수지가 맞았고 그런 사업을 그만두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았다.

더구나 그는 사장을 은근한 말로 다독이거나 협박하면서 촌지로 자신의 배를 불리는 재미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사장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그즈음 절대자도 지구가 다시 스티로폼으로 오염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스티로폼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으며 바다를 심각하게 오염으로 물들인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겨우 물고기 뱃속에서 스티로폼이 사라지고 있는 상태에서 들려온 소식은 절대자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절대자는 즉시 공장가동을 멈추게 했고 사업을 부도냈으며 부인은 국외로 추방했고 기자는 직업을 잃고 더이상 글을 쓰는 일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부인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돈을 쓸 수 없는 사람이 살 수 없는 사막으로 버려졌고 기자는 한글을 읽을 줄도 쓸줄도 모르는 문맹이 되어 남대문 시장의 잡부 역할을 하도록 했다. 그의 하루 일당은 5만원이었고 잠자리는 노점상의 리어커 옆이었다.

사장은 쓰레기 청소원이라는 사실을 앞서 밝혔다. 사장을 그렇게 한 것은 그가 비록 나쁜 짓을 했지만 양심의 가책으로 사업을 접으려 했으나 부인과 기자 때문에 그러지 못한 점을 절대자가 참작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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