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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던 그 것이 다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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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던 그 것이 다시 등장했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8.12.05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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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가 다른 맥주를 한 병 더 먹고 나는 이제는 집에 가야할 시간임을 알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침 가게 한쪽은 과일들을 팔았다. 술과 과일 가게를 한 집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른바 멀티 플렉스였다. 요즘은 이런 가게들이 흔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들을 어지럽게 이용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것이 트렌드였다. 그런대로 과일 가게 손님들도 있었다.

과일을 사러 왔다가 맥주 한 잔 하거나 맥주를 먹고 집에 갈 때 과일을 사기도 했다. 나는 느긋하고 편한 기분으로 지갑의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사과 열 개를 한 샀다.

10개부터 한 개를 더 주기 때문에 굳이 10개를 샀는데 이는 가게 주인이 던진 미끼였다. 그렇다고 해서 죽을지도 모르고 덤빈 물고기와 같은 선택을 한 것은 아니다. 물었다고 해서 죽거나 상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5섯 개를 샀어도 무난했다. 이런 생각은 지하철을 타기 위해 조금 걸었을 때 들었다. 제법 무거웠던 것이다. 나는 팔을 돌려 잡으면서 문득 포장지를 생각했다.

스티로폼이 사라지고 난 후 그를 대체한 것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3 년 의 시간이 지난 후였으므로 누구 든지 그것을 대체할 물건을 개발했을 것이다.

종이 포장으로는 채산성이 맞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싸고 보관이 용이한 무엇인가를 스티로폼 대신 만들었다.

나는 그런 의문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포장지를 곰곰이 확인했다. 놀라웠다. 스티로폼이 다시 우리 일상생활에 파고들기 시작한 것이다.

흰색에서 회색으로 바뀌었고 조금 더 단단해 졌으나 무게는 큰 변화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스티로폼이 등장했던 것이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나는 분노에 떨었다.

감히 절대자가 없앤 물건을 누가 다시 지구상으로 끌어들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나는 제조사와 그것을 판매하는 회사 이름을 살펴보았다. 익숙한 이름은 아니었다.

그러나 제조현장은 우리나라였다. 스티로폼이 다시 등장했다면 분명히 언론에 나왔을 터인데 나는 아직 까지 그런 뉴스를 접하지 못했다. 나뿐만 아니었다. 나는 가까운 사람을 통해 그들 역시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절대자가 분노할 일을 감히 해낸 것은 용기가 아니라 무모한 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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