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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좋은 중소병원, 저렴하고 효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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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좋은 중소병원, 저렴하고 효율적"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11.27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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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21세기 병원 김재학 원장...정부 부정적 인식에 반기
▲ 김재학 원장.

중소병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저 새는 해로운 새’라는 정부의 부정적 인식을 긍정적 위상으로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천21세기병원 김재학 원장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에서 발간한 ‘의료정책포럼’에 ‘중소병원의 생존전략’이란 기고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지난 2003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된 ‘공공성부여를 통한 중소병원 육성지원 연구’에 의하면 200병상 이하, 특히 규모의 경제에 못 미치는 소규모 병원이 생존하기 위해 생산비용의 절담 또는 매출의 증가, 또는 두 가지 모두 시도하고, 이는 보건의료체계에 치명적 위험요소가 된다고 했다.

김재학 원장은 “보고서 이후 15년이 지났고, 정부정책에서 소외됐지만 중소병원은 여전히 확장세에 있고, 일부는 종합병원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이는 공공성 관점에서 민간의료를 바라본 영국적 시각의 비경쟁의료 시장에서 우리나라 현실을 바라본 오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기다림의 미학으로 미화되는 영국식 공공의료가 ‘빨리빨리 문화’가 정착된 우리나라의 현실에 적용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런 틈을 비집고 많은 중소병원들이 개설되고 있으며, 무한경쟁 속에서 서비스 향상과 질적 성장을 거듭해 대형병원들과 어깨를 견주고 있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대형병원에 대한 중소병원의 장점으로 ‘효율성’과 ‘가격경쟁력’을 꼽았다.

김 원장은 “중소병원은 효율성을 내세워 관료화된 대형병원들이 이룰 수 없는 진료와 치료의 신속성을 최우선하고 있다”며 “대학병원은 진료를 받기 위해선 진료예약이후 대기, 진료이후 검사까지 대기 등 번거로움이 존재하며 대형병원 쏠림이 지속되면 이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소병원은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는데, 의원급보다 본인부담금이 높지만 시설 규모를 감안한다면 가격대 성은비(가성비)가 가장 훌륭하며 효율적이고 접근성이 용이하다”며 “좋은 시설을 갖추고 신속하게 수속과 치료가 가능한 중소병원은 의원급보다 질적으로 우수하고, 대형병원보다 저렴하고 전문화돼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런 현실에도 일부 학자들은 중소병원을 한국형 의료의 비용 상승 주범으로 의료서비스 질을 낮추며 병상을 과잉공급하는 원천이라 주장한다”며 “현재 우리나라 중소병원은 100병상 이하가 60%를 차지하고 있고, 대다수는 1~5개 진료과목으로 전문화되어, 여러 연구에서 언급하는 중요한 지표인 사망률과 상관성이 낮은 진료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퇴행성 근골격계 질환 등의 영역에서 중소병원이 대학병원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고, 강희정 등의 연구에선 여러 가지 질평가 항목에서 상급종합병원이 더 부정적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중소병원의 질은 만족스러운 편이며, 환자의 집중과 선호도가 진료의 만족도와 높은 서비스의 결과라는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중소병원 퇴출을 논하기 전에 해결책이 무엇이고, 어떤 것을 해야하는지부터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김 원장은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연평균 17회 진료를 받고 평균재원일수는 18.1일인데, 우리나라 인구 1000명 당 병상수는 약 12개, 이중 장기요양병상이 4.81개를 차지한다”며 “OECD 국가 대부분이 1개 이하의 장기요양병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볼 때 비정상적인 병상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평균 재원일수와 급성기병상의 확보율, 빨리빨리 입원해서 느긋하게 머무르려는 한국적 정서를 고려할 때 병상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병상의 증가와 높은 입원일수가 한국적 정서와 병상의 부족에서 기인한 것인지 분석하고, 병상의 분표와 질병군의 상관성을 추적해 단순 병상 과인인지, 병상의 재배치가 필요한지 등의 전략을 설계해야한다”며 “중소병원의 경쟁력과 경쟁을 통한 시장성을 의료의 해로운 축으로 견지하는 것은 ‘참새를 해로운 새’라고 규정한 어리석음과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김 원장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변화하는 병원 ▲내가 해야하는 것-선택과 집중, 선택과 확장 ▲내가 할 수 없는 것-정부의 중소병원에 대한 긍정적 위상 정립으로 나눠 중소병원의 생존전략에 대해 제언했다.

먼저 김 원장은 “단순한 MRI, CT 등 고가의 장비 도입은 포화에 도달해 투자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틈새시장과 병원의 브랜드 가치와 특화된 무기를 가져야한다”며 “병원은 식당과 매우 비슷한 시장원리가 작동되는데, 병원의 친절성·편리함·시설·치료에 대한 만족도가 담보돼야 경영이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 병원이 다른 병원에 비해 어떤 장점을 가지는지, 차별점이 무엇인지 늘 고민해야한다”며 “다만 정책의 관점에서 의료를 맛집이 아닌 공산품을 생산해내는 곳으로 바라본다면 병원의 치열한 고민은 의미 없는 노릇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병원이 아니더라도 자영업에서 선택과 집중은 어려움을 대처하는 돌파구가 되지만, 선택과 집중은 선택과 확장이라는 상대적 명제를 고려해 취사선택해야한다”며 “내가 어느 것에 선택해 집중하고, 버리거나 확장해야할지는 깊은 고민이 있어야하고, 지역적 고려, 시대적 흐름, 정책의 방향에 따라 결정해야한다”고 전했다.

그는 “정책자에 의해 결정되는 중소병원의 역할 혹은 위상 정립은 중소병원의 존립과 관계하므로 정부의 시각은 매우 중요하다”며 “상급종합병원의 특진비 폐지, 2~3인실 급여화 정책, 각종 질가산 정책, 의원의 수가 보전 등의 정책과 스프링클러 등 일련의 규제들을 고려할 때 중소병원은 정책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의 공공성을 감안한다면 설립 초기부터 정부의 관여가 이뤄져야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사립병원을 비롯한 여러 공공병원이 비효율적이었음을 돌이켜볼 때 공공병원 건립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봐야한다”며 “정부는 의료에 공공성을 가미하더라도 현재 양질의 의료시스템의 기반이 민간주도로 이뤄졌음을 인식하고 민간 중소병원의 자율성을 남겨둬 정책 파트너로서 포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 2017 한국 의료 질 보고서(강희정, 2017)

이와 함께 김재학 원장은 “중소병원을 운영하는 병원장 입장에서 내부 경쟁을 이겨내고 병원이 생존, 성장하는 것은 노력과ㅣ 투자로 가능하지만 정책적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라며 “근본적으로 정책입안자가 중소병원을 어떠한 위치로 바라보는지가 중요한 부분이고, 이것이 해결돼야 다름 단계 경쟁과 생존을 걱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소병원을 문제아로 인식해 퇴출을 논하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적정성 평가 자료를 수집하고 결과를 통보해 규제하는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질 향상활동을 좀 더 직접적으로 지원해야한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정부의 중소병원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은 부정적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꿔 중소병원의 위상을 정립해야한다는 것”이라며 “규모의 경제학에 미달하고 민간의료 영역에서 비용유발적일 것 같지만 가성비가 뛰어나고 만족도가 높으며 높은 경쟁력을 가졌다는 것은 인정한다면 정책적 규제와 이로 인한 어려움음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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