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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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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8.08.17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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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며 뛰는 사람은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그는 앞 쪽이 챙이 큰 모자를 쓰고 언제나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갈색의 모자와 숙인 고개에서 그의 표정을 찾기는 어려웠다.

굳이 찿을 이유도 없었지만 간혹 마주치는 그의 뛰는 폼이 너무 엉성하고 우스꽝스러워 한 번 보면 뒤돌아서 한 번 더 보게 마련인 호기심이 일었다.

그래서 보게 되는 것이 얼굴쪽인데 모자로 가리고 땅을 보려고 눈을 내리 깔았기 때문에 그 것은 불가능했다. 그런데 이번에 다리 종아리의 정맥류가 보였던 것이다. 그도 너무 더운 날씨를 참지 못하고 긴바지 대신 반바지를 입었던 것이다.

수술할 정도인가, 수술을 하면 좋은가, 아니면 내버려 두었을 때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다. 그는 스쳐 지나갔고 나는 앞으로 달려 나갔다.

달려 갈 때 이미 임계점에 다다른 듯 많이 지쳐 있었고 무더위는 호흡을 어렵게 했다. 지열이 대단했으며 간혹 미풍이라도 불 때면 아스팔트 특유의 역한 냄새가 올라왔다.

이런 때 잘 다져진 찰 흙 길이라면 없던 기운도 살아날 것 만 같다. 땅에 대한 그리움은 파괴되는 환경을 바라보는 것과 비례해서 증가됐다.

사람들이 파괴한 자연을 되돌릴 수는 없을까. 현재의 작은 불편을 감수하면 미래가 아닌 당장 현재에 얼마나 큰 보답으로 답할 준비는 자연은 되 있었다.

그것을 모르는 것은 파괴한 인간뿐이었다. 인간은 왜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자연을 파괴하는 동물로 살아남아서 쉬지 않고 지구를 괴롭히고 있는지 사람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것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왜 짐짓 모른 체하느냐고 따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대답을 했으면 더 이상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계속 그리 하므로 그 대답은 유효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요구하는 것이고 그 요구는 정당하며 수시로 시도 때도 없이 계속 답해야 한다. 인간은 자신의 잘못은 쉽게 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습관은 고쳐지지 않고 수 만 년 간 이어져 왔다.

이것은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것이므로 이제는 절대자가 나서야 한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없앨 수 있는 절대자만이 인간에게 교훈을 줄 수 있다.

그는 어영부영 넘어가는 일이 없다. 권력 있는 자나 재력 있는 자에게 아부할 이유가 없고 따라서 눈치 볼 필요가 없으므로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가면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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