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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존중하나 중소병원과 협의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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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존중하나 중소병원과 협의체 만든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08.17 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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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지역병원협의회 구성 합의..."대형병원 쏠림 개선"

의협이 중소병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긴급현안 해결을 위한 ‘(가칭)지역병원협의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병협, 중병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협의체를 만드는 건, 병협 내에서 중소병원 의견개진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지난 15일 중소병원장들과 함께 ‘의료현안 논의를 위한 긴급 중소병원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20~21개 중소병원장들이 참석했으며, 중소병원급들의 고충 사항 등에 대한 논의와 토의, 중소병원을 살리기 위해 특단의 보건의료제도 개선이 이뤄져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소식이다.

또한 의협과 중소병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가칭)지역병원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고, 급진적 보장성 강화정책의 원점 재검토,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 개선, 중소병원 간호인력 수급문제 해결 대책 마련 등의 제도개선을 추진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어 중소병원의 긴급현안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지역병원협의회가 주최하는 집회를 조속히 추진한다는 것에도 의견을 함께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의협과 중소병원이 지역병원협의회를 구성하고, 중소병원 현안에 대해 함께 해결해나가기로 한 것에 대해 대한병원협회, 대한중소병원협회와의 갈등이 제기될 전망이다.

특히 해당 회의에는 병협은 물론, 중소병원을 대표하는 단체인 중병협에서도 참석하지 않아 대표성 논란까지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의협 정성균 기획이사겸대변인은 지난 16일 기자브리핑에서 “병협은 병원을 운영하는 분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어, 의사 개개인의 의견과 괴리있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병협 산하에 중소병원협회가 있지만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시스템이 되어있지 않다"면서 "주로 병원이나 병원 운영의 입장이 주 관심사지,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의 의견이 개진되는 창구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의협과 간담회를 진행한 중소병원장들은 의사들의 입장과 가까운 면이 있고, 현재 병협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며 “이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지역병원협의회에 대한 필요성을 의협이 인정했다. 협의회 구성이 현실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곧 진행될 거라고 보고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의협과 병협은 유기적인 관계를 이어나가자는 약속을 했고, 지금도 사안에 따라 연락을 하고 있다. 사안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도, 같은 의견이지만 같이 행동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의협과 병협은 존재가치로 볼 때 입장차이가 많다. 의사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협력해야할 부분은 최대한 협력하고, 현안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정성균 대변인은 “2, 300병상 이하의 병원들이 병협 내에서 의견을 개진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그동안 이야기가 되어왔기 때문에 이런 모임을 갖자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정 대변인은 “문 케어 이후, 상급종병으로 환자쏠림이 심해지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중소병원 파산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위기감을 느낀 중소병원장들이 간담회에 참석한 것이고, 병협도 이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걸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의협과 병협이 갈등 빚을 사안이 아니라, 협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소병원장들과의 간담회도 병협과 사전에 합의했고, 병협의 불참 사유에 대해선 구체적인 문서로 받은 건 없다”며 “다만 개인적 의견으로는 병협은 의협, 중소병원과는 다른 정서를 가지고 있다. 의협의 입장을 견지하다보면 정부와 많은 의견차이가 있을 수 있어, 이를 우려하는 입장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병원계에선 ‘병협이 개원가 모임을 주도한 뒤, 의협을 초대한 꼴’이라면서 불편한 입장을 드러냈다. 특히 중소병원들의 대표단체인 중소병원협회에서는 중소병원 현안 논의를 위한 이번 간담회에 참석 요청을 받지도 못했다고 꼬집었다.

중소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은 “의협에서 중소병원과 현안을 논의하겠다고 요청한 바가 전혀 없었다. 일부 비급여가 많은 중소병원과 함께 논의를 진행한 것 같은데 말이 안 된다”며 “이 문제 때문에 오늘 저녁 상급병원협의회, 중소병원협회, 병협 3명의 회장이 만나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금 중병협에서 현안을 하나씩 해결해나가고 있고, 상당부분 진척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 와중에 최대집 회장이 흐트러 놓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무책임할 수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특히 의협이 대정부 건의문도 마치 모든 중소병원이 의협과 함께 문케인 케어를 완전 부정하는 것처럼 돼 있는데 중병협과 입장이 완전 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중소병원도 비급여의 비율이 천차만별이고, 문케어가 비급여의 급여화를 담은 정책인데 여러 정황을 함께 고민해야 책임 있는 단체”라며 “급여화 과정에서 저수가 구조를 바꾸고 충분한 원가보상 등 디테일을 가지고 싸워야지 비급여의 급여화 자체 때문에 중병협이 투쟁을 하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정 회장은 “마치 이번 의협의 (가칭)지역병원협의회 구성 예고가 중병협이 함께하는 입장인 것처럼 왜곡될까봐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이번 간담회가 의협의 정치적 협상을 위한 자리가 아니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병협 관계자는 “의협이 의사들의 대표단체이긴 하지만, 병협과 중병협이 있는데 이와 중복되는 단체를, 그것도 병협과 상의없이 만든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중병협 등의 협조를 구하거는 절차가 있었으면 모를까, 그런 협의없이 진행되는 건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상황을 바꿔서 보면 병협이나 중병협이 개원가 모임을 주도한 다음에 거기에 의협을 초대한 꼴”이라며 “상황이 이렇게 되면 의협에서 ‘우리가 대표성을 갖고 모임을 이끌어야하는데 너희가 왜 나서냐’라고 지적할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는 중소병원의 의견을 들어준다기보단 정치적 협상에 이용하기 위해 몇몇 중소병원장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하고, 가상의 대표성을 부여받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며 “실효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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