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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간호사 지원자에 대한 면접관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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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간호사 지원자에 대한 면접관의 질문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8.08.06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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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대학병원에 근무하던 간호사가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은 지난 2월 이었다. 여전히 찬바람이 맹위를 떨치던 그 때 젊은 간호사는 이 세상을 등졌다.

태움이라는 비인도적인 대우가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이나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후배 간호사를 괴롭혔던 잘못된 악습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그 이후 태움에 대한 많은 비판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 간호사의 사망이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간호 일선에서 그런 부도덕한 행동은 줄어 들었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 통념이었다.

그러나 간호사가 사망한 뒤 반면이 지났지만 그런 기대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는 의구심이 들게 한사건이 일어났다.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2019년도 신입 간호사를 채용하면서 면접관이 일부 지원자를 대상으로 상식에 어긋난 질문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면접관은 고인의 자살 사건을 언급하면서 지원자의 생각을 묻는가 하면 고인의 모교였던 아주대 출신 지원자들에게는 선배가 자살한 병원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고 한다.

갑의 위치에 있는 면접관이라고 해서 을인 지원자에게 막말을 퍼부어도 된다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이 같은 질문은 태움만큼이나 무례하고 비도덕적인 언사가 아닐 수 없다.

고인을 두 번 죽이고 유족의 가슴에 한을 남기고 지원자를 망연자실하게 하는 이런 질문은 이 병원이 아직도 진정어린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간호사연대는 서울아산병원의 무례하고 비도덕적인 행태에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규 간호사가 고단했던 6개월간의 생활로 생을 마감한 것에 대해 진정어린 사과는커녕 공식적인 의사표명조차 없는 가운데 나온 이런 몰상식에 많은 간호사들이 울분을 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간호사연대는 "외로움과 고통 가운데 이미 세상에 떠난 망자와 그 유족을 욕보이는 천인공노할 행태이며 아직 사회에 첫 발을 내딛지도 않은 젊은이들을 향한 비열하고 잔인한 갑질이다"고 서울아산병원을 질타했다.

"과로와 태움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지로 몰린 피해자의 죽음을 겨냥해 을의 입장인 지원자로부터 개인의 성향으로 인한 선택이라는 답을 유도한 면접관이나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서울아산병원 모두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것.

상황이 이러함에도 서울아산병원은 "일개 면접관의 불찰 정도로 치부하며 앞으로 면접관을 잘 교육하여 재발을 방지 하겠다" 정도로 사건을 일단락 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덧붙여 간호사연대는 ‘12년 연속 대한민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병원’과 ‘누구에게나 가장 신뢰받고 직원 모두가 행복하고 긍지를 느끼는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 대해 진정어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해당 병원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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