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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 의사 폭행, 국민청원 실패가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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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 의사 폭행, 국민청원 실패가 주는 교훈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8.08.03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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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이나 응급실에서 의사가 환자나 보호자에게 폭행당하는 일은 어떤 경우에서든 용납되기 어렵다.

그런데 간혹 그러한 일들이 일어나서 의사사회가 공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전북 익산에서 한 주취자가 의사를 때린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의협을 중심으로 의사들이 더는 맞아가면서 까지 진료를 할 수 없다는 분노가 팽배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 청원이 등장했다.

해당 사안에 대해 서명인원이 20만 명을 돌파하면 청와대가 어떤 식으로든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이를 기회로 의사사회는 의사가 강자가 아니고 약자라는 인식과 함께 국회에서 활발히 논의가 진행 중인 의료인 폭행에 대한 처벌 강화 법안도 탄력을 받을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국민청원은 실패로 돌아갔다. 의사들의 전략 부재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고 의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보건 의료인 전체의 문제로 삼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실패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동참에 외면했던 것은 의사들이 느끼는 체감과 국민이 느끼는 체감이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일부 국민사이에서는 오죽하면 환자나 그 가족이 의사를 때리겠느냐는 동정론도 일고 있다. 의료현장에서 분통터지는 일들을 겪고 나면 자신이나 가족의 생명이 소홀히 취급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폭행에 대한 죄는 엄밀히 물어야 한다.

한편 의사는 우리 사회의 지도층 인사인 것이 분명하다. 일반인에 비해 고소득을 올리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사회적 약자로 볼 수 없는 것은 명백하다.

그런데 이번 청원은 약자인 의사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부각돼 이에 대한 반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청원 20만 돌파는 실패로 돌아갔는지만 이는 의사사회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국민과 좀 더 가까이 다가 갈 수 있는 성찰의 기회를 갖는다면 실패 아닌 성공으로 부를 수도 있다.

국민들은 의사를 존경하고 싶다. 그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는 생명과 건강을 지켜주는 의사는 언제나 내 편으로 삼고 싶은 것이다.

이런 국민의 열망에 의사사사회가 보답한다면 존경받는 의사상은 저절로 구현될 것이다. 국민을 더 강하게 처벌해 달라는 국민 청원 대신 이를 기회로 국민과 더 가까이 가겠다는 청원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같은 일을 참고로 의사사회는 정책 결정에 있어 더 깊은 고뇌를 해야 한다. 문재인 케어 등에 있어서도 좀 더 전향적인 정책 판단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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