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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전담전문의, 보람 느끼게 해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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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전담전문의, 보람 느끼게 해줘야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08.02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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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장성인 교수

입원환자의 초기 진찰부터 경과관찰, 상담, 퇴원계획 등을 수립하는 입원전담전문의는 환자 안전과 진료효율성 강화를 위해 과거부터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던 입원전담전문의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선 건, 전공의특별법 제정으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수련시간 주 80시간 이내 제한)에 따른 의료인력 공백 해소를 위한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한 시점부터였다.

이로 인해 지난 2015년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운영·평가 협의체’가 발족했고,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내과학회, 대한외과학회 등이 참여하는 민간 시범사업이 시행되면서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이 본격화 됐다.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에 참여했고, 해당 사업의 결과를 평가, 발표한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장성인 교수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뿌리내리기 위해선 수가도 중요하지만, 더 세세한 부분을 살펴봐야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입원전담전문의의 좋은 점은?
장성인 교수는 지난 21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입원전담전문의의 확대를 위한 토론회’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평가 결과 및 확대방안’이란 발제를 통해 해당 시범사업의 결과를 평가, 발표했었다.

시범사업을 통해 느낀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좋은 점에 대해, 장 교수는 “처음 의사가 되려고 마음먹었던 계기가 가족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면 의료진들이 와서 진료를 해주지만, 내가 의사라면 좀 더 잘 돌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며 “그런 생각에서 의대에 들어왔고, 의사가 되려고 했지만 전공의, 인턴 시절을 돌이켜보면 환경이 너무 열악해 나도 모르게 환자의 요청에 대해 퉁명스럽게 대할 때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나도 그렇게까지 악독하거나 나쁜 사람이 아니지만 당시 처해있던 상황이 너무 힘들다보니 그렇게 되어갔다. 나중에 환자들에게 미안했고, 내 행동을 후회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며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는 인력의 문제였다. 전공의는 병원에 있는 의료인력 중 가장 밑에 있다 보니 인력이 부족하게 되면 가장 많이 치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시행하는 병원은 내 가족이나 지인들을 입원시켜도 내가 전공의, 인턴 때 했던 후회스러운 행동들에 대한 염려가 없겠다는 것이었다”며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 봤을 때 믿고 맡길만한 환경을 갖춘 병원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장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해 간호사들의 평가가 매우 높았다는 점을 짚었다. 그가 발표한 시범사업 결과에서도 간호사 만족도는 ▲담당의와 의사소통 원활(8.79배) ▲치료계획 공유(8.67배) ▲업무량 감소(14.16배) ▲담당의에 대한 만족도(9.39배)로 나타났다.

그는 “간호사들의 반응이 매우 좋은데, 타 병동에서 입원전담전문의가 있는 병동을 부러워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간호사들도 의사와 마찬가지로 환자를 치료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지금 병원 환경은 일이 많고 바쁘다보니 점차 기계적으로 변하게 되고, 의사든, 간호사든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통해, 복합적인 병원내 의료인력을 양과 질을 높이는 걸로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실마리가 생겼다라는 의미를 두고 싶다”며 “미국에서는 호스피탈메디신이라고 해서 의사를 포함, 환자들을 치료하는 복합적인 의료 인력을 일컫는데 이는 의사를 중심으로 의료인력 간에 상호작용을 통해서 병원 내에서 치료의 질을 높이고,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 교수는 “병원이라는 환경은 매우 중요한 임상현장으로, 입원전담전문의는 병원에 인력을 넣어주는 트랙을 새로 만든 것인데 이를 통해 생각지 못한 여러가지 효과들이 나타나게 됐다”며 “전공의들 입장에서도 입원전담전문의를 통해 병원 근무에 대한 부담이 덜어지지만 그와 더불어 술기를 어느 정도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입원전담전문의도 병동의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얻게된 여러 가지 경험들을 통해 연구활동에도 매진할 수 있게 된다”며 “현재 입원전담전문의는 병원 안에서 가장 작고 연약할 수 있지만 훗날 병원의 중심 스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입원전담전문의로 활동하는 분들은 새로운 영역의 선구자가 될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그들은 점차 스스로를 증명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개선해야할 부분은?
장성인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뿌리내리기 위해선 수가도 중요하지만 그보단 사회적인 인정, 그리고 입원전담전문의 스스로 보람을 느끼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지금 현재 입원전담전문의와 관련된 수가 수준은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본다. 아예 없었던 걸 생각하면 많이 주는 편이고, 전공의 근무시간이 줄어들면서 추가되는 비용을 100% 책임져야한다고 생각한다면 모자랄 수 있다”며 “지금 수가 수준을 보면 전문의 기준을 충족할 정도로 뽑을 정도는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례로 예전 의사 숫자가 모자란다고 더 뽑아야한다는 주장을 살펴보면, 지방에는 연봉 몇 억씩 준다고 해도 의사들이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이 주장의 맹점은 국립대 교수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국립대 교수들의 연봉은 입원전담전문의들과 크게 차이나지 않지만, 많은 분들이 교수직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봉 차이가 크게 나지 않지만. 사회적 존경이나 명망이 있기 때문에 교수직을 하는 것처럼 입원전담전문의도 수가라는 문제보다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는 게 장 교수의 설명이다.

장 교수는 “돈 문제도 있겠지만 자신의 직업에 대한 이상, 이에 따른 보람을 느끼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전문의가 되기 위해 10년 동안 공부를 했었는데,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우리나라 의료환경에서 전문의가 되기 위해 열심히 배운 술기들을 제대로 적용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전문적인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보람을 느끼게 해줘야한다”며 “입원전담전문의도 지금 제도 초기이기 때문에 입원환자의 초기진찰부터 경과관찰, 상담, 퇴원계획 등을 수행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수술까지도 가능할 수 있게 해줘야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의료인력 정책과 연계된 포괄적 인력 정책 설계 필요
장성인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를 의료인력 보강의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교수는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건 입원전담전문의를 임상현장의 의료인력 보강의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는 것”이라며 “응급 전담 인력, Rapid response team, 전문간호사 등의 인력 정책과 연계될 수 있도록 포괄적인 정책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감염관리에 대한 인력 정책이 만들어졌고, 응급환자를 위해서 응급 전담 인력 정책도 생겨났다”며 “이런 정책들로 병원 내에 여러 팀들이 만들어졌는데, 개별적으로 떨어져서 서로 교류가 안 되고 의사소통도 안 된다면 시너지효과는 전혀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병원 인력을 투입하기 위한 정책을 만들 때, 기존에 있던 정책들을 포괄적으로 생각해서 서로 연동할 수 있는 개념을 만들어야한다”며 “정부에서도 이런 정책들이 서로 연동할 수 있는 포괄적인 인력 정책을 설계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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