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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흩어지기보다는 뭉쳐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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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흩어지기보다는 뭉쳐서 이동했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8.07.24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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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장과 첨병과 물소는 흩어지지 않고 하나로 뭉쳐서 앞으로 다시 전진했다.

바짝 긴장한 탓인지 잡은 AK 소총 덮개가 땀으로 얼룩졌다.

긴장은 더 해졌다 약해졌다는 반복했다. 그러는 사이 그들은 지쳤다. 지친 기운이 역력해 지자 그들은 하나같이 상황이 종료될 어떤 변수가 나타나기를 바랐다.

그것은 적과의 조우 든 아니면 철수 명령이든 그 어떤 것이든 상관없었다. 극에 달한 고조된 마음이 신경을 더욱 곤두 세웠다.

첨병은 예민한 후각을 곤두세웠으나 상황을 바꿀 어떤 색다른 냄새의 흔적을 찾아내는 데는 실패했다.

피의 냄새도, 인간이나 혹은 동물의 냄새도 더는 불어오지 않았다. 무작정 앞으로 나가기만 하는 작전이라는 것이 애매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가 가는 곳이 어디인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 첨병은 그저 바짝 뒤에 붙은 부대장이 가라는 곳으로만 이동했다.

처음에는 좌와 우를 기억해 내고 처음 출발했던 곳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고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알았으나 지금은 감각을 완전히 상실해 자신의 위치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부대장이 왼쪽으로 이동을 명령하자 첨병은 이곳은 아까 자신들이 출발했던 지점과 같은 곳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미쳤다. 제자리를 빙빙 돌면서 숨은 적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솔개와 같은 처지였다.

물소는 더했다. 그는 맨 후미에 처져 있었는데 부대장과 떨어지지 않으려고 온통 신경을 거기에 집중한 나머지 애초부터 방향이라는 것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는 부대장을 따라 다니면서 명령하는 데로 움직이는 것에만 만족했다.

스스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수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머리를 떵 비워 놓고 있었다.

무엇을 생각해서 결정하기 보다는 일이 터지면 그 때 상황에 맞게 움직이는 것이 그의 성격에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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