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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냄새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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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8.07.11  10: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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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적의로 대했던 전사들이 서로에게 의지해 잠이 들었다. 훈련된 전사들도 잠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수 일간 자지 못했던 그들은 삶도 죽음도 모두 팽개치고 잠으로 빠져 들었다. 비록 손에서 총을 놓치는 않았지만 중사는 대원을 벼개 삼아 죽음보다 깊은 잠 속으로 들어갔다.

그 곳은 어머니 품속처럼 아늑하고 따뜻했다. 그 보다 먼저 대원은 잠이 들었다. 이미 한 차례 그런 경험을 했던 대원은 중사가 다가 온 것을 느끼고 되레 위험을 깨닫기 보다는 편안한 상태로 두 눈을 감았다.

긴장이 한 순간에 저절로 풀리고 두 사람의 체온이 서로 맞닿자 동굴 속의 땅과 기온은 푹신한 침대가 되어 주고 여름날 시원한 에어컨으로 변신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에게 체온을 주고받으면서 누가 깨워 주기 전에는 절대로 눈을 뜨지 않겠다는 각오라도 다진 듯이 오랫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 그들은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두 사람은 지금 이 순간 느끼지는 못하지만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쪽의 상황은 이와는 달랐다. 기습공격으로 피해를 본 적들은 자신들의 안방에서 당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순간적으로 도피했던 것을 부끄럽게 여길 새도 없이 추격조를 편성해 중사의 뒤를 쫒기 시작했던 것이다.

만약 중사와 대원이 서로에게 적의를 품지 않고 전진의 속도를 빨리 했거나 대원이 중간에 낙오해 쓰러지지만 않았더라면 지금쯤 양측은 피할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벌였고 승자와 패자도 확연히 결판났을 것이다.

두 사람의 잠은 전투를 잠시 뒤로 밀리게 했다. 밀려 났을 뿐이지 취소된 것은 아니었다. 확정되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시간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었다.

적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정확히 중사 일행이 떠났던 자리를 되밟아 왔다. 그들은 어느 순간 멈춰 섰다. 일시에 멈춘 것은 어떤 신호 때문이 아니었다. 앞선 자가 위험을 직감하고 하던 동작을 하지 않자 나머지도 그렇게 했을 뿐이다.

본능적 직감으로 첨병은 자신의 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 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멈춰 서서는 온 몸의 감각을 동원해 그 이유를 알아내려고 애썼다.

어떤 일이 벌어졌고 그 결과는 무엇이고 이에 따라 자신들이 어떤 대처를 해야 하는지 순간적으로 결정을 내려야 했다.

결정의 결과는 무거울 것이라고 첨병은 생각하자 결정을 빨리 내리기 보다는 정확히 하기 위해 시간을 주춤거렸다.

그는 우선 냄새에 집중했다. 그것은 피의 냄새였고 오래지 않은 것이었다. 굳었으나 아직 완전하지 않았으며 피의 주인공은 사망했으나 아직 분해되지 않은 상태였다.

피의 주인공이 적인지 아군인지도 식별해 내는 비상한 재주가 첨병에게는 있었다. 그는 코를 한 번 더 벌름 거리면서 냄새의 주인공이 몇 명인지 숫자까지 세어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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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bgusp@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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