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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협상, ‘3년 연속 전유형 타결’ 불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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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협상, ‘3년 연속 전유형 타결’ 불발 위기
  • 의약뉴스 신승헌 기자
  • 승인 2018.05.31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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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최종일 앞두고 ‘초강수’…전략적 행보 가능성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약단체 간 협상이 오늘(31일) 마무리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조산협회를 제외한 5개 의약단체는 31일(목) 오후부터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건보공단 당산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순차적으로 4차 협상을 가진다.

협상 당사자들은 이후 법정시한(5월 31일 자정)까지 필요에 따라 차수(次數)를 늘려가며 합의점에 도출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간다.

협상 최종일 최대관심사는 단연 유형별로 분배될 다음연도 건강보험 추가재정 규모와 공급자단체별 수가인상률이다. 하지만 이는 ‘계약 체결’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 협상의 타결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 대한의사협회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3차 수가협상 직후 취재진에게 제시안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방 부회장이 제시안을 공개하던 시각, 대한의사협회는 건정심 탈퇴를 선언했다.

건보공단과 의약단체는 최근 2년간 ‘전유형 타결’을 이뤄냈지만 올해도 그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형별 수가협상이 시작된 이후 지난해까지 총 11번의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이 진행됐는데, 이 중 보험자(건보공단)와 모든 의약단체가 합의에 이른 것은 2014년, 2016년, 2017년(협상진행년도 기준) 세 번 뿐이다.

바꿔 말하면 최근에는 ‘전유형 타결’ 사례가 잦아졌지만, 언제든지 결렬 단체가 나올 수 있는 것이 수가협상이라는 이야기다.  

일단, 6개 의약단체 중 ‘협상 결렬’ 경험이 가장 많은(5회) 대한의사협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의협 다음으로는 대한병원협회(4회), 대한치과협회(3회), 대한한의사협회(1회) 순으로 협상이 결렬된 경우가 많았다.

당초 협상 자체에 불참하겠다고 강수를 던졌던 대한의사협회는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되자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한 바 있다. 하지만 협상 최종일을 하루 앞둔 30일 의협은 ‘본색’을 드러내는 모양새를 보였다.

우선 30일 오후 건보공단과의 3차 협상을 마치고 나온 대한의사협회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이례적으로 의협이 공단 측에 제시한 안을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대외비’라는 글씨가 선명한 문건이었다. 이에 따르면, 의협 측이 요구한 수가인상률은 역대 최고 인상률(3.1%)을 가볍게 뛰어 넘는 7.5%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방 상근부회장은 “자연증가율과 환자 노령화에 따른 의료비증가율을 고려한다면 4년에 걸쳐 7.5% 수가인상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가는 의사들의 수입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20만 보건의료인의 생계, 5000만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재원으로 쓰인다”며, 가입자와 보험자 측을 향한 읍소를 보탰다.

이날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보험자와 가입자를 향해 “제발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절을 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영등포구(당산 스마트워크센터)에서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절’을 하고 있는 때에 맞춰 용산구(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는 수가협상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3차 협상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발표한 회견문의 요지는 ▲건보공단의 수가제시안은 국민과 의료계를 기만하는 것으로 절대 인정할 수 없다 ▲대한의사협회는 복지부와 건보공단의 극도로 무성의한 이번 수가협상안에 대해 강한 항의의 뜻으로 오늘자(30일)로 건정심 탈퇴를 선언한다 ▲이와 함께 6월중 전국의사 비상총회를 개최한다는 ‘강경한’ 내용이었다.

이러한 의협의 행동은 협상 최종일에 앞서 건보공단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 나아간다면 협상이 결렬에 이르더라도 ‘우리는 할 만큼 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특히, 이날 의사협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금일 오후 협상(3차)에서 건보공단 측은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인상률을 제시했다. 이런 식의 의료계를 기만하는 수가협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정작 협상장에 들어갔다 나온 방상혁 부회장은 ‘건보공단이 제시한 인상률이 얼마냐’는 취재진에 질문에 “(공단 측이) 괴리가 너무 커서 차마 지금은 미안해서 이야기를 못하겠다고 말했다”며, 인상률을 받아보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의협이 협상과 관계없이 짜인 각본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들게 만드는 부분이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조산협회를 제외한 5개 의약단체는 오늘(31일) 대한병원협회(오후 3시)를 시작으로, 대한약사회(오후 4시), 대한치과의사협회(오후 5시), 대한한의사협회(오후 5시 30분), 대한의사협회(오후 8시) 순으로 4차 협상을 진행한다.

당초 의협의 경우 첫 번째로 4차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오후 6시로 예정된 재정소위 이후로 일정을 변경했다.

만약 법정시한(매년 5월 31일)까지 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보건복지부장관 소속 심의·의결 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6월 30일까지 요양급여비용을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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