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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협 회장 3년간 고심을 거듭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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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협 회장 3년간 고심을 거듭했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04.1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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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개원의협의회 노만희 회장

“지금은 의약분업 이후 최대 위기라고 보인다. 이런 큰 위기 상황에서 나름대로 의료계에서 역할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고심이 많았던 3년이었다.”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된 의료전달체계 개선과 관련된 여러 문제까지, 의료계는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이후, 격동의 시기를 맞았다.

이런 혼란한 시기에 개원의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대한개원의협의회의 장을 맡은 노만희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 임기 3년을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던 임기’라는 소회를 밝혔다.

 

◆임기 3년을 돌이켜보면
노만희 회장은 지난 2015년 6월 20일 대개협 제28차 정기평의원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 임기를 마무리할 시점에서 노만희 회장은 어떤 심경일까?

노 회장은 “대개협도 약간의 변화를 이뤘다고 생각하는데, 역시 의료계의 변화를 따라가는게 참 힘들다”며 “예전 의협에 관여했을 때 있었던 일을 넘어서는 사건들이 많았다. 의약분업 이후 최대의 위기라고 여겨질 정도로 큰 위기 상황인 건 분명하다. 거기에 대한 대응도 그렇고, 의료계에서 나름의 역할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고심이 많았던 3년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임기 3년간 노 회장은 어떤 회무를 가장 자랑스럽게, 어떤 회무를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을까?

노 회장은 “대개협 회장으로서 가장 잘했다는 일보다는 대개협이 자리를 잡아가는데 한 몫을 한 것 같다”며 “각개협을 없애고, 각과의사회 회장들을 대개협 당연직 부회장으로 회무에 참여하게 한 것은 의미가 컸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노만희 회장은 임기 시작과 동시에 공약으로 내세웠던 대개협과 각과개원의협의회의 통합작업부터 시작했다. 이를 위해 각과개원의협의회 회장단협의회 회의를 열고 각과 회장들과 함께 새 집행부 구성방안과 통합에 대한 로드맵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었다.

이를 통해 각과개원의협의회 회장단협의회를 규정한 대개협 회칙을 삭제하고 각과개원의협의회 회장들을 대개협 당연직 부회장으로 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등 회칙 개정에 필요한 작업들이 속속 완료됐다. 이후, 대한의사협회 상임이사회까지 통과돼, 대개협과 각개협의 통합은 완료됐다.

노 회장은 “대개협과 각개협을 통합한 덕분에 의료관련 이슈가 있을 때 각 과들이 함께 움직이는 게 가능해졌다. 대표적인 예가 하지정맥류 실손보험 이슈였고, 최근 의료전달체계 개편에 있어서도 여러 과들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 대개협 이름만으로 움직일 때와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됐다”며 “각 과들이 필요에 따라 뭉치고, 따로 각 과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 앞으로 이 원칙은 유지해야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아쉬웠던 부분은 재정에 관한 것으로, 대개협이 계획을 세우고 법과 제도에 관한 것, 연구 등을 진행하고 싶지만 이를 가능하게 한 자금이 부족하다”며 “의협에서 매년 지원해주는 금액으로는 대개협을 운영하기 힘들다. 그래서 학술대회를 진행하는데, 1년에 2번 학술대회를 하는 건 에너지 소모가 너무 막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년부터 의협 정기총회에 안건으로 계속 올리고 있는 것이 대개협에 대한 의협 지원금을 삭감하기 이전 수준으로 환원하라는 것”이라며 “삭감되기 전 수준으로 의협 지원금을 올리면 1년에 두 번하는 학술대회를 한 번으로 줄일 수 있고, 여기서 절약된 시간과 에너지를 다른 회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대개협 내부 정리에 대해
최근 노만희 회장은 대개협 회장 선거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노 회장의 표현에 따르면 제도를 개선한다는 표현이 민망할 정도로, 회장 선거에 대한 제도가 없다고 할 정도로 부실한 상황이다.

노 회장은 “지금 현재 회장 선거 제도라는 게 부실하다. 평의원회 당일 손을 들고 내가 출마하겠다고 하면 되는 구조인데, 이렇게 선출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며 “회장 출마에 의사가 있으면, 평의원회 이전에 의사표시를 분명히 하고, 의협 선거처럼 선거운동, 정책대결을 통해 누가 더 나은 회장인지를 알리고, 평의원들이 누굴 선택할 것인지 고민할 시간적 여유를 줘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기준이 없는 선거는 개원의들을 대표하는 대개협의 위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거 같아 약간의 기준인 후보 등록 절차를 만들려고 한다”며 “올해는 회장 선거도 있기 때문에 회칙 개정을 하기 좋은 시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노만희 회장은 임기 내내 전임 김일중 집행부와의 송사를 진행했다. 회계 인수인계 문제로 시작된 두 집행부간의 송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현 노만희 집행부의 청구를 모두 각하하는 판결을 내렸고, 이후 진행된 대개협 평의원회에서 항소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해 모든 소송이 일단락된 상태다.

노 회장은 “평의원회에서 민사소송을 더 진행하지 말라고 해서 진행하지 않았지만 1심 판결을 보면 책임이 있다, 없다가 가려진 것은 아니다”며 “소송이 각하당한 이유가 대개협 재산에 관한 것은 회원 총회나 평의원회의 의결을 거쳤어야한다는 거였는데, 이는 제 불찰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형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여기서 끝낼 것”이라며 “애초에 소송을 제기한 이유가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해선 안된다는 의미에서였지 크게 확대시킬 의사는 없었다. 소송이 부당이득금이지만 돈을 받아내려고 한 의미가 아니라는 건 이미 여러 군데에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렇게 해선 안 된다는 문제제기를 하기 위함인데, 소송에서 졌다고 문제제기가 잘못됐다는 생각은 안 한다”며 “이정도 문제제기로 앞으로 회계에 대한 투명성 제고에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평의원회에 해당 사안에 대해 보고만 하고 더 이상 문제제기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 집행부의 회계는 전 집행부와 달리 더 노력할 부분 없이 학술대회 잉여금, 일반회계, 특별회계로 나눠 그대로 다 평의원회에서 공개할 것”이라며 “특별히 노력할 부분이 없는 게, 대개협 회칙에 따라 들어오고 나가는 내용을 기록하고, 그대로 공개한 것뿐이다”고 강조했다.

◆수가협상, 그리고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노만희 회장은 이전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수가협상을 대개협에서 맡아야한다는 의견에 대해 “언젠가는 분명히 그렇게 되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회장은 “의협은 국민 건강에 있어 최상위 단체의 역할을 해야하고, 수가와 관련된 내용, 특히 의원급과 관련된 부분은 대개협이 맡아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 당장 대개협이 수가협상을 맡을만한 여력이 안 된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대개협이 수가협상을 맡아야하는 건 맞고, 정치권이나 보건복지부에서도 의원급 수가협상은 의협이 아닌 대개협이 맡아야한다고 말한다”며 “대개협이 상당한 역량을 갖추게 되면 언젠가는 의원급 수가협상을 대개협이 맡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대해선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필요하고, 이번에도 개선이 될 뻔했지만 마지막에 가서 이상해졌다”고 지적했다.

노만희 회장은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에서 계속 논의가 됐다고 하는데, 권고안이 이 전에 논의된 것과 변한 부분이 있다”며 “협의체에 관여된 위원도 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고, 일례로 의원급 의료기관 입원실 폐쇄가 몇 차 회의때부터 나왔는지 알 수 없다. 이전에는 점진적 폐쇄여서 큰 반발이 없었는데, 갑자기 폐쇄하라고 하니 반발이 심해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 회장은 “대개협에서 의견을 정리해서 내놓으라고 했지만 그것보단 각 의사회별로 의견을 받으라고 했다”며 “결국 19개 의사회에서 반대를 표명했고, 내과도 다른 과에서 반대하면 안하겠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권고안에 나온 내용 전부가 잘못된 건 아니다. 하지만 이를 가지고 회원들을 설득해야하는 과정이 잘못됐다”며 “권고안을 내놓고, 언제까지 답을 하지 않으면 날아간다고만 하고, 의사들이 의견을 내서, 통합이 되어도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게 아니라 협의체에서 통과하는 과정을 거쳐야했다”고 전했다.

노 회장은 “사전에 보고했다고 하지만 의견 조회 몇 번 한 게 전부고, 이제와서 다른 소리를 하느냐는 반응을 보이니 이 자체만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하지만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대한 논의는 어떻게서든 계속해야한다. 협의체에 참여했던 서울의대 김윤 교수 주장대로라면 앞으로 5년의 의논 못한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지 한 번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의료계의 미래에 대하여
최근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으로 최대집 당선인이 선출되고, 의협이 강경 투쟁 노선으로 접어들 거라는 전망에 대해 노만희 회장은 “정치인으로 치면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진 것”이라고 평했다.

노 회장은 “다만 투쟁의 기치를 강하게 든 후보가 회장으로 선출됐으니, 의료계는 그전에 하지 못했던 적극적인 투쟁을 하게 될 것이고, 모든 회원들이 참여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라며 “최대집 당선인에게 표를 준 회원들은 적극 참여하겠지만 나머지 회원들은 ‘네가 적극적으로 투쟁한다고 했으니 할 수 있으면 해봐라’는 식의 방관자적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 당선인에게는 방관자적 입장을 취할 대다수의 회원들을 어떻게 본인이 생각하는 투쟁에 동참하게 만드느냐가 가장 큰 숙제로, 회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회무를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차기 대개협 회장 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노 회장은 “이제까지 사전에 계획하고, 무엇을 맡고 싶다고 해서 된 적은 없다. 상황이 그렇게 되고 어쩔 수 없게 됐을 때 책임을 맡았다”며 “오는 22일 의협 정기대의원총회가 끝난 다음에 차기 대개협 회장 출마에 대해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만희 회장은 대개협 회원들에게 “의협 회비 납부를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회장 이름을 보고 하지 않고, 의협의 회원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권리를 누리자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노 회장은 “회비를 제대로 내야 회장이 잘못했을 때 비판하고, 탄핵을 하든 뭐든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새 회장이 당선됐기 때문에 대개협은 의협 산하단체로서 최대한 협조를 할 것이고, 회원들도 의협을 중심으로 움직여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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