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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태움' 더이상 방치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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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태움' 더이상 방치 해서는 안된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8.02.23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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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이지메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집단 따돌림을 뜻하는 왕따가 있고 간호사 사회에서는 태움이 있다.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의미는 대동소이하다.

재가 될 때까지 태운 다는 태움은 쉽게 말해 군대식의 가혹행위라고 이해하면 된다. 어떤 이들은 이를 ‘태움 문화’라고 하는데 이는 가당찮은 표현이다.

문화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가고자 사회 구성원들이 습득한 내용을 공유하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기 때문이다.

태움은 삶을 풍요롭게도 편리하게도 아름답게도 만들지 않고 되레 그 반대이기 때문이다.

조금 먼저 들어왔다고 후배들을 줄 세워 괴롭히는 것은 이어 받아야 할 문화가 아닌 청산해야 할 잔재일 뿐이다.

최근 서울아산병원에서 태움을 견디기 못하고 투신 자살한 신입 간호사의 죽음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성실하게 근무하면서 나이팅게일의 봉사를 꿈꿔 왔던 한 젊은 간호사의 죽음은 사회 곳곳에 퍼진 갑질의 형태가 간호사 사회에서도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수시로 일어나고 있음을 반증해 주고 있다.

국내 최고 병원에서 일어난 참극은 이제 더는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행해지는 따돌림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다.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책임자 처벌은 물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마침 간호협회 제 37대 회장이 선출됐다.

간호 현장에서 법을 준수 할 수 있도록 준법 투쟁을 하겠다는 신경림 회장의 다짐이 지켜 질 지 지켜 볼 일이다.

간호 1등급을 받고 최고 병원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서울아산병원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인간의 자존감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간호사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었고 인간의 삶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것인데 단지 늦게 들어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생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

더 늦지 않게 간호사들에 대한 총체적이고 전면적인 실태파악이 이뤄져야 한다. 인력은 충분한지, 의사의 역할까지 대신하면서 혹사를 당하는지 면밀히 살펴보는 계기가 되야 한다.

그리고 나타난 문제점은 고치고 예방할 수 있는 자료로 사용해 안타까운 신입 간호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야 한다. 신입 간호사는 미운 오리새끼가 아니라 백조의 날개를 단 백의의 천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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