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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사망, 개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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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사망, 개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01.15 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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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과 관련, 부검결과가 나오면서 관계자 처벌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의료계에선 의료인 개인에 대한 처벌만으로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없으며,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지적했다. 

특히 신생아 사망의 원인으로 알려진 '스모프리피드'의 경우, 신생아 치료에 적합한 용량이 없어, 그동안 의료기관은 삭감을 각오하고 불가피하게 사용해왔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추 회장은 “이번에 이대목동병원 사건에서 감염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스모프리피드 영양제는 용량이 최저 100cc로만 수입이 되고 있는데 일선의료 현장에서 저체중아 신생아의 경우, 많아야 20cc를 사용한다”며 “대학병원에서 100cc 용기 중 10cc만 사용한 후 청구하면, 심평원에서 10cc사용 만을 인정해 해당약제를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라고 밝혔다.

스모프리피드(SMOFLIPID)는 독일 프레지니우스카비사가 제조한 지질영양제로 음식을 통해 영양분 섭취가 어려운 미숙아 등 환자들에게 필수지방산을 공급하는 용도로 투여된다.

추회장은 이어 “병원 입장에서는 한 두 개도 아니고 해당 약제사용이 많아 큰 손실로 다가온다. 따라서 결국 한번 약통을 개방하면 2번 3번 나눠 쓸 수밖에 없도록 심평원이 유도한 격”이라며 “이대목동병원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정부의 청구삭감을 멈추거나 용량이 소량 단위로 나올 수 있도록 정식적으로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의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신생아중환자실(NICU)에 대한 각종 지원 정책 또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추 회장은 “NICU 간호인력 기준에 경력자를 요하는데 이것은 현실을 잘 반영하지 못한 기준”이라며 “NICU, 가동율 90% 이상이 되어야 병원에는 경영상의 수지가 맞다고 하는데 항상 신생아 중환자실이 돌아가는 곳이 많지가 않다. 과거에 비해 수가자체는 많이 현실화 됐지만 아직도 현장에서는 3D직종이라고 불릴 정도로 힘든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물론 의협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향후 감염관리 등 의료인 교육관리를 강화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시스템 개선”이라며 “보건복지부가 이대목동병원에 대한 행정처분은 경찰의 최종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결정하고, 의료진은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적용될 예정이라고 했는데,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사건 당일 NICU는 5명이 할 일을 2명이 감당하고 있었고 당직근무 체계조차 무너진 상태였다”며 “의료진 간 긴밀한 협업을 요하며 24시간 예측불허의 상황이 발생하는 NICU의 특성상, 열악한 근무여건이 지속됐다는 것은 이 사건이 예고된 참사였다”는 것.

이와 함께 추무진 회장은 “특정 병원과 특정 의료진의 잘못으로만 이 사건의 원인을 단정 짓는 것은 무리”라며 “대한간호협회에서도 입장을 발표했듯이 의료인을 처벌한다고 이 문제가 끝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인 개인의 잘못으로만 몰아간다면 간호협과 공조체계를 통해 문제를 지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추무진 회장의 발언에 대해 “스모프리피드주의 경우 일부 용량 사용 및 잔여량 폐기 후 1병 전체를 청구 시 삭감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며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해당 약제 심사 결과, 용량 관련 사유로 조정(삭감)된 사례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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